팝아트 황제 앤디 워홀(1928~1987)이 1964년에 제작한 ‘샷 세이지 블루 매릴린’. 할리우드 배우 메릴린 먼로(1926~1962)의 초상화가 지난9일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수수료 포함 1억9,504만달러(약 2,500억원)에 낙찰돼, 20세기에 만들어진 미술품 공개 경매 낙찰액 중 역대 최고 경매가(價) 기록을 새로 썼다.
경매가는 1억 7,000만달러(약 2,172억원)이고 나머지는 수수료다. 이 작품은 먼로가 숨진 후 2년이 지난 1964년 워홀이 제작했다. 영화 ‘나이아가라’(1953) 포스터 사진을 실크 스크린 기법으로 제작한 것으로 ‘얼굴값 한다’라는 말이 가격으로 증명됐다.
지난 10일 74년 만에 문이 활짝 열린 청와대에서도 가장 깊숙한 곳, 대통령 관저 뒷길로 15분가량 올라가면 듬직한 불상 하나가 보인다. 108cm 높이에 시원한 이목구비, 유연하게 흘러내린 법의(法衣) 자락이 눈길을 끈다.
불상의 생김새가 수려해 일명 ‘미남불(美男佛)’로 불리는 보물 ‘석조여래좌상(石造如來坐像)’이다. 출입이 금지됐던 관저 주변이 개방되면서 직접 감상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 ‘미남불’은 9세기 통일신라 시대에 만들어진 불상의 예술적 가치 못지 않게 비운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일제 강점기인 1912년 경북 경주를 순시한 데라우치 마사타케(寺內正毅) 총독이 잘생긴 불상을 발견했다. 그리고 경성 왜성대(현 서울 남산 일대)의 총독 관저로 옮겼다. 불상의 수난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1913년 총독부가 현 청와대 자리에 총독 관사를 신축하면서 이곳으로 다시 옮겨졌다. 이후 1989년 대통령 관저를 신축하면서 현 위치인 북악산 기슭에 자리를 잡았다.
2018년 확인된 사료에 따르면 이 불상은 경주 ‘이거사’라는 사찰에 봉안돼 있었으며 지금은 절터만 남아 있을 뿐이다. 그동안 경주 지역을 중심으로 문화재 전문가들은 원래에 있던 자리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하지만 효율적인 문화재 보존을 위해 현 위치에 그대로 두는 게 났다는 의견도 있었다. 잘생긴 얼굴 때문에 수난을 겪은 대표적인 불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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