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윤호중 공동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2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2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여야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국민의힘은 보수정당 역사상 최초로 의원과 지도부를 포함해 전원에 가까운 100명이 기념식에 참석,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는 등 이전과 180도 달라진 ‘파격 행보’를 보였다.

국민의힘은 ‘호남 민심 구애’를 통해 이번 지방선거에서 저변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수도권의 중도·부동층 표심까지 얻겠다는 전략이다.

이준석 대표와 당 소속 의원 99명 등 100명은 이날 오전 7시30분 서울역에서 출발한 ‘광주행 KTX 특별열차’를 타고 5·18 광주민주화운동 42주년 기념식 참석을 위해 이동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새 정부 장관들, 대통령실 참모진까지 당정 인사 100여명이 함께했다.

총 109명의 소속 의원 가운데 코로나19 등에 따른 병가등 특별한 사정을 제외하고 사실상 전원이 참석, 보수정당 정치인이 역대 가장 많은 인원이다. 그간 5·18 광주민주화운동 이슈에 거리를 뒀던 보수정당으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행보라는 평가다.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역시 국민의힘이 과거 선례와 통념을 깨고 호남 민심에 적극적으로 다가가려는 움직임을 보인 상징적 장면이라 할 수 있다.

이 대표는 “(과거 기념식에서) 우리 당 인사 중에서도 개별적으로 제창하는 분도 있었지만 오늘은 당 차원에서 다 같이 제창하자고 방침을 정한 것이기에 의미 있었다고 본다”라며 “오늘 선택한 변화와 당연히 걸었어야 했지만 늦었던 변화가 다시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 불가역적 변화였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민주당에서도 당 지도부를 포함해 약 100여명의 의원들이 기념식에 자리했다. 민주당에선 보수 정당의 기념식 참석 배경을 두고 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정치적 셈법이 깔려 있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이재명 고문은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이 잘하려고 하는 것으로 생각해야겠지만 또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원래 국민의힘은 광주 학살 세력의 후예이지 않으냐”고 비판했다.

박용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대통령과 여당 국회의원들은 5.18 기념식 참석보다, 망언과 폄훼에 대한 분명한 불관용을 약속해야 한다”며 “5월 광주정신은 자유의 확대를 상징할지언정, 망언의 확대를 상징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주민 의원은 KBS 라디오에 출연해 “5·18 막말을 했던 김진태 전 의원은 지금 국민의힘 강원지사 후보로 뛰고 있다”며 “박민식 보훈처장은 과거 5·18 왜곡처벌법이 위헌이라고 주장했던 사람이다. 그래서 (오늘 기념식 참석이) 과연 진정성이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당 관계자도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기념식 참석의 진정성을 보여주려면 적어도 김진태 강원지사 후보는 (당에서) 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국민의힘 지도부가 사실상 총동원령을 내려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그 자체로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야권 원로인사인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라디오에 출연해 “여권이 광주에 간 것은 보여주기식이라고 해도 평가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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