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해. 이게 바로 봄이야”
5월, 태화강국가정원은 여느 때보다 찬란하게 빛나고 있다. 빠르게 다가오는 여름 앞에서, 봄이라는 계절을 잊지 말라고 외치듯 자신들의 아름다움을 힘껏 뽐낸다. 풀과 나무는 쭉쭉 뻗고, 알록달록한 꽃이 정원을 잔뜩 수놓는다.
태화강은 ‘국가정원’이 되면서 더욱 많은 사람들이 찾는 울산 대표 관광지가 됐다. 빌딩숲 사이로 펼쳐진 드넓은 초록색 정원은 울산의 품격을 제대로 보여준다. 울산시와 함께하는 울산매일UTV 기획 콘텐츠 ‘울산 워커홀릭’ 5화에서는 일 년 중 가장 볼 것 많은 5월 봄의 태화강국가정원을 걸으며 그 풍경을 공유한다. 봄꽃 축제 행사가 지난 15일 종료됐지만, 봄꽃은 그 자리에 머물고 있어 한동안 감상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 걷기에 딱이다. 여기에 개성 넘치는 20여 개의 테마 정원이 눈을 즐겁게 한다.
태화강국가정원을 본격적으로 걷기 전, 태화강 일대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누각에 먼저 올라본다. 진주의 촉석루, 밀양의 영남루와 함께 영남 대표 누각으로 꼽히는 ‘태화루’다. 버스·택시로 올 것을 권하며, 자차 이용시 맞은편 태화시장 주차장을 이용하면 편하다. 중구 태화동 태화루 버스정류장에서 몇 발자국만 걸으면 입구다. 돌계단을 올라 태화루 마루에 오르면 그야말로 소화제를 먹은 듯, 속이 뻥 뚫릴 만큼 울산 남구·중구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처마 밑 시원하게 불어오는 강바람까지 더해지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태화루 입구 부근 아래로 내려가는 길을 걸으면 태화강국가정원에 바로 도착한다. 얼마간 그늘이 없어서 땡볕에 걷는 것을 감수해야 하지만, 저 멀리 보이는 고래모양의 십리대밭교와 대나무숲을 보며 걷다보면 이윽고 알록달록한 꽃밭이 보이기 시작한다. 먼저 맞이하는 건 분홍과 자주빛이 섞인 작약이다. 이곳에서부터 만남의광장까지 금영화, 꽃양귀비, 수레국화 등 6,000만 송이의 꽃들과 향긋한 허브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봄소풍 온 학생과 유치원생들, 시민들로 평일 오전부터 곳곳에서 웃음꽃이 가득 피어난다.
흐드러지게 핀 꽃들을 만끽하고 빠져나오면 이번엔 태화강국가정원의 대표 명소인 십리대숲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나온다. 약 4km(10리)에 이르는 국내 최대 규모 대나무 군락지다. 고개를 하늘을 향해 들어야만 끝일 정도로 쭉 뻗은 대나무, 그 사이 사이로 통과되는 바람 소리, 새어 들어오는 햇빛에 발걸음 내내 감탄의 연속이다. 영화 속 한 장면처럼 고요하고 단아한 동양적인 분위기에 흠뻑 취한다.
십리대숲을 지나면 만회정과 그 위로 자리 잡은 ‘국가정원교’가 모습을 드러낸다. 가칭이었던 이예대교로 더 많이 불리는 이곳은 도로 아래 인도교를 설치, 낮에는 강 아래를 훤히 내려다볼 수 있는 유리다리로, 밤에는 아름다운 조명으로 최근 가장 인기 많은 스팟. 걸어서 남구와 중구를 오갈 수 있어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여기까지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코스지만, 조금 더 욕심을 내서 이번엔 남구를 걸어본다. 이예대교를 건너면 남구 삼호동에 도착하는데, 이곳에서 구 삼호교까지 걷다보면 숲속정원, 약초원, 철새공원, 은행나무정원 등 중구와는 또 다른 매력의 태화강국가정원을 만날 수 있다. 인근에 동굴피아와 철새박물관 등이 있으니 둘러보기에도 좋다.
맑은 날, 가장 아름다운 태화강의 풍경을 기록한 ‘울산 워커홀릭’ 5화는 20일 오전 10시 울산매일 홈페이지 및 울산매일 유튜브 채널, SNS에서 공개된다. 뉴미디어부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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