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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박에 머리카락보다 가늘게 그린 화조도…8세기 신라 유물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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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뉴스
  • 승인 2022.06.16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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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동궁과 월지 출토물…가로 3.6㎝·세로 1.17㎝에 0.05㎜ 굵기 무늬
"현대 장인도 만들기 쉽지 않은 불가사의한 작품"…기물 부착 장식물 추정

경주 동궁과 월지에서 나온 신라 금박 유물[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종이처럼 얇게 편 금박에 머리카락 굵기의 절반 정도 되는 매우 가느다란 선을 무수히 그어 새 두 마리와 꽃들을 표현한 정교하고 섬세한 신라 유물이 경주 동궁과 월지에서 나왔다.

육안으로는 거의 식별이 불가능해 현미경을 이용해야만 문양을 살필 수 있는 이 유물은 현대 장인도 쉽게 제작할 수 없는 불가사의한 작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양에는 서역과 교류 흔적이 있어 금속공예는 물론 회화사와 문화사 측면에서도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2016년 11월 경주 동궁과 월지에서 각각 발견한 금박 유물 2점이 본래 새와 꽃 그림인 '화조도'(花鳥圖)를 새긴 동일한 개체의 8세기 신라 장식물임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유물 출토 지점은 동궁과 월지 '나'지구 북편이다. 한 점은 건물터와 담장터 사이에서 모습을 드러냈고, 다른 한 점은 회랑 건물터에서 확인됐다. 두 지점 사이 거리는 약 20m이며, 유물들은 발견 당시 원래 형체를 알기 어려울 정도로 구겨진 상태였다.

한정호 동국대 교수는 "맨눈으로는 분간하기 힘든 유물 두 점이 다른 장소에서 나타나 하나로 합쳐졌다는 사실이 기적 같다"며 "대단한 사건"이라고 놀라워했다.

금박 유물은 가로 3.6㎝, 세로 1.17㎝, 두께 0.04㎜다. 순도 99.99%의 순금 0.3g이 사용됐다. 그림을 그린 선 두께는 머리카락 굵기인 0.08㎜보다 얇은 0.05㎜ 이하로 조사됐다.

사다리꼴 단면에 좌우 대칭으로 새 두 마리를 배치했고, 중앙부와 새 주변에는 단화(團華) 문양을 철필(鐵筆·끝부분이 철로 된 펜) 같은 도구로 빼곡하게 새겼다. 단화는 꽃을 위에서 본 듯한 문양을 뜻한다.

조사단은 "새 문양은 멧비둘기로 짐작된다"며 "단화는 경주 구황동 원지의 금동경통장식, 황룡사 서편 절터에서 출토된 금동제 봉황장식 등에도 있는 통일신라시대 장식 문양"이라고 짚었다.

이어 "두 마리 새는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됐는데, 오른쪽 새의 깃털 표현이 왼쪽 새보다 다채롭다"며 "몸집 크기와 꼬리 깃털 등을 보면 암컷과 수컷일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조각 기법과 문양을 바탕으로 유물을 '선각단화쌍조문금박'(線刻團華雙鳥文金箔)으로 명명한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문양에서 서역 문화가 신라화한 양상이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연구자들은 "새 두 마리가 마주 보고 있는 문양은 실크로드·서역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지만, 신라의 특징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송란 덕성여대 교수는 "신라 사람들이 천상의 세계를 금박에 표현한 듯하다"며 "매우 얇은 금박에 작가가 원하는 요소를 매우 정교하고 완벽하게 표현해냈다는 점에서 세계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한상 대전대 교수는 "5∼6세기 신라 금속공예품은 많지만, 삼국 통일 이후 신라 금속 유물은 적고 순금 제품은 더 적은 편"이라며 "신라 전성기 금속 가공 기술을 보여주는 수준 높은 문화유산"이라고 말했다.

금박 유물의 정확한 용도는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문양을 새길 때 목재 받침에 고정한 뒤 작업했고, 어딘가에 매달기 위한 구멍이 없는 점으로 미뤄 나무나 금속 기물에 부착했던 장식물로 추정됐다.

김경열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넓은 금박에 문양을 새긴 뒤 사용할 부분만 오려낸 것 같다"며 "단순히 장식용이 아니라 신에게 봉헌하기 위해 제작된 물품일 가능성도 있어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신라 금박 유물은 17일부터 10월 31일까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천존고에서 열리는 '3㎝에 담긴 금빛 화조도' 전시를 통해 공개된다. 연구소 누리집에 접속하면 온라인으로 유물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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