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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진정 어린 배려란 이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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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수 영화연구가
  • 승인 2022.06.20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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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수 영화연구가

전직 소방관·문화 예술인·국민MC까지
영화 속 주인공보며 깨닫는 배려의 울림
진정어린 배려는 인생 성공의 묘약인듯

 10여년이 훌쩍 넘는 세월을 한결같이 어르신들과 국어국문학으로 소통하고 있다. 강의가 열리는 날이면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며 강의장이 있는 건물 안으로 들어선다. 하지만 인사를 받는 상대는 수개월째 묵묵부답으로 응수한다. 아니 그보다는 '무시하는 게 아닐까' 싶은데 이것이 요즘 일상 속 고민거리이다. 여기에서 인사를 받게 되는 이는 바로 노인일자리로 단시간 업무를 맡은 노인이다. 마침 오늘은 수강생인 어르신들과 그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같은 건물에 있는 장애인 시설의 이용자들에겐 살갑기 이를 데 없으며 유독 우리에게만 인사에 답은커녕 본체만체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들을 무시해서, 또 그 노인은 잘난 체를 한다는 등 불편한 마음들을 드러낸다. 더욱이 때로는 손짓으로 안내를 하기도 한다. 참으로 어이가 없다는 생각에 마음이 쓰인다. 그러다 보니 매주 두어 차례나 그곳으로 가야 하는데 이를 어쩐다! 어린 시절 교장 선생님의 '인사를 잘해야 훌륭한 사람이 된다'라는 말씀을 지금껏 가슴 속에 새기며 살아가자니 적잖이 언짢을 따름이다. 이에 마음을 내려놓으며 제대로 된 배려가 무엇인지 보여 주는 영화 몇 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이계벽 감독의 《힘을 내요, 미스터 리: CHEER UP, MR. LEE》(2018 한국)이다. 영화는 2003년 2월의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실화를 모티브로 전직 소방관이었던 남자의 아름다운 배려의 몸짓을 그렸다. 대박집 사장인 남자의 특별한 사연으로 누구나 이웃으로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시민의 일상이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다음 박찬욱 감독의 《박쥐: Thirst》(2009 한국)이다. 영화는 사제인 남자의 끝을 향해 치닫는 배려(?!)로 그가 뱀파이어로 변하면서 뜻밖의 인연을 향한 피할 수 없는 사랑을 보여 준다.《박쥐》는 2009년 당시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 2010년 브뤼셀 국제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은까마귀상(심사위원특별상)을 비롯해 국내영화제에서도 다양한 수상 이력을 남긴 바 있다. 그리하여 마침내 2022년 프랑스 남부지방 칸에서 열린 제75회 칸 영화제(2022.5.17.(화)~5.28.(토))에서는 《헤어질 결심: Decision To Leave》과 《브로커: Broker》로 박찬욱 감독과 송강호 배우가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에 각각 이름을 올려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영예롭게도 국격을 드높이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마지막으로 윤재호 감독의 《송해: Song Hae 1927》(2021 한국)다.
영화는 현역 최고령 MC로 음악경연프로그램인 KBS <전국노래자랑>을 맡아 34년째 전국은 물론 해외 동포에 이르기까지 아우르는 일상, 기쁨과 슬픔을 시청자들에게 전하는 일요일의 남자, 배려심 강한 송해의 이야기를 그렸다. 지난 4월 그는 '최고령 TV 음악경연프로그램 진행자'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리는 영예를 안았다. 하지만 이제 더이상 그와 함께할 수가 없다. 지난 6월 8일 95세의 큰 어른으로 별세하였기 때문이다. 수많은 연예인들은 물론 국민들의 가슴 속에도 큰 슬픔으로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위에서 소개한 영화들은 한마디로 요약하면 ‘진정 어린 배려는 곧 인생을 성공으로 이끄는 디딤돌이자 묘약’이다. 남을 위해 헌신한 소방관, 국격을 높이는 예술인들, 국민들의 휴일 오후를 책임지기 위해 자신의 시간을 보태며 집밖의 일상을 맞은 국민 MC는 분명코 배려의 몸짓에 앞장선 등불과도 같은 존재로 추앙받아 마땅하다. 이렇듯 배려의 아이콘들과 함께하다 보니 어느새 인사(人事)와 화답(和答)에 연연하지 않는 일상을 맞을 자신이 생겼다. 그저 그러려니 이해하리라 다짐하며 훌훌 털어버리면 될 것을!
김정수 영화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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