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발사체 '나로호' 참여 경험 바탕

2016년 한국항공우주硏개발 수주

공정기술100%국산화율 성공이뤄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21일 우주로 힘차게 날아올랐다. 이번 누리호 발사 프로젝트의 성공에는 정부뿐만 아니라 현대중공업 등 국내 민간 기업들의 역할도 컸다.

설계와 제작, 시험, 발사 등 모든 과정이 순수 국내 기술로 진행됐는데 여기에는 국내 민간 기업 300여곳이 참여했다. 각자 특화된 전문성을 바탕으로 엔진 제작부터 체계 조립, 발사대 건설까지 프로젝트 전 과정에 동참하며 누리호의 성공을 이끌었다는 것이다.

이번 누리호 발사 성공을 계기로 민간 주도 우주산업 시대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은 21일 누리호(KSLV-II 발사대 시스템 제작과 구축으로 누리호 2차 발사 성공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2013년 우리나라 최초 우주발사체인 '나로호(KSLV-Ⅰ)' 발사대 시스템을 성공에도 기여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를 바탕으로 2016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부터 누리호 발사를 위한 '한국형 발사대 시스템'을 수주했다.

누리호는 총 길이 47.2m에 200t 3단 발사체로, 총 길이 33.5m에 140t 규모 2단 발사체인 나로호보다 크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지하 3층 구조, 연면적 약 6,000㎡에 이르는 새로운 발사대를 구축했다.

현대중공업은 발사대 기반시설 공사를 비롯해, 발사대 지상 기계설비(MGSE), 발사대 추진제 공급설비(FGSE), 발사대 발사 관제 설비(EGSE)까지 발사대 시스템 전반을 독자 기술로 설계·제작·설치하고, 발사 운용까지 수행했다.

지상 기계설비는 엄빌리칼(Umbilical) 타워, 엄빌리칼 접속장치, 지상 고정장치(VHD) 등으로 구성되며, 추진제 공급설비는 추진제(연료, 액체산소)와 고압가스를 공급하는 설비다.

발사 관제 설비는 이를 통합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2단 발사체인 나로호는 1단에만 액체연료가 쓰인데 비해, 누리호는 3단 발사체로 2, 3단에도 액체연료를 주입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위해 제 1발사대에는 없던 46m 높이의 철골 구조물인 엄빌리칼 타워가 추가됐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발사대시스템 공정기술의 국산화율을 누리호에서는 100%로 끌어올림으로서 우리나라가 우주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누리호 발사대시스템은 지난해 1차 발사 시 발사체가 뿜어내는 고열과 진동 등으로 손상된 발사체 지상고정장치(VHD)의 변위, 각도 센서 등과 발사체와 직접 연결되어 모든 연료를 공급하는 엄빌리칼 메탈 호스 등을 교체하거나 수리·정비해 2차 발사에 사용됐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누리호의 성공적인 발사에 기여해 기쁘고 뿌듯하다"며, "앞으로도 우리나라의 항공우주산업 발전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기술력 향상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초 덕산그룹(회장 이준호)에 인수된 덕산넵코어스는 누리호의 위성항법 수신기 시스템을 개발해 공급했다.

이외에도 체계종합(유콘시스템, 카프마이크로 등 6곳), 추진기관/엔진(에스엔에이치, 비츠로넥스텍 등 9곳), 구조체(두원중공업, 에스앤케이항공 등 9곳), 유도 제어/전자(스페이스솔루션, 덕산넵코어스 등 7곳), 열/공력(한양이엔지, 지브이엔지니어링 등 3곳) 등 주력 분야 참여 기업만 30여곳에 이른다.

핵심부품 개발과 제작을 수행한 이들 30여개 기업에서만 총 500여명의 인력이 누리호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정부에 따르면 누리호 전체 사업비의 80% 규모인 약 1조5,000억원이 참여 기업에 쓰였다. 2013년 나로호 프로젝트 당시 국내 산업체의 집행액이 1,775억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누리호 프로젝트에서는 국내 기업들의 참여도가 대폭 확대됐다.

한편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는 이날 오후 4시께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돼 목표한 고도 700㎞에 도달하는데 성공했다.

강태아 기자 kt25@iusm.co.kr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의 2차 발사일인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 거치된 누리호가 연료 충전을 마치고 기립장치 분리된 채 발사 카운트다운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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