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직관(直觀)

 엘리자베스 페이튼(Elizabeth Peyton, 1965년~)은 뉴욕을 거점으로 작업 중인 동시대 대표적인 초상화가이다. 호텔의 룸, 펍, 가정집 등의 파격적인 전시 장소 선택과 대담한 드로잉, 페인팅 패턴으로 독창적인 인물화를 활발하게 선보이며 세계 유수의 미술관을 차례로 점령한 여성 아티스트다. 나폴레옹, 루이 14세 등 역사적인 인물을 위시해 자신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 수많은 미디어에서 영감을 얻은 셀러브리티의 초상을 직관적이고도 감성적으로 묘사한다.   2012~2018 년 사이에 제작된 것으로 알려진 'Ariadne Auf Naxos' (낙소스섬의 아리아드네) 는 그리스신화 [에개해(海) 남부의 그리스령(領) 섬 낙소스의 미궁에 갇힌 테세우스에게 실 꾸러미를 주어 탈출을 도왔으나 버림받고, 후에 디오니소스와 결혼한 미노스왕의 딸 아리아드네 이야기] 가 소재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한 장면을 과감한 터치와 강렬한 색감에 실어 시각적 감성을 힘 있게 전달한 작품이다. 무대 위의 장면을 보던 순간, 아마도 작가의 동공이 확대되었을 것이고, 그 오페라 속의 인물들은 작가의 감정을 건드려 깊은 감명을 준 대가로 그녀의 작품 속에 영원히 박제된 것이다. 

 

엘리자베스 페이튼 / ‘Ariadne Auf Naxos’ 2012-18, Oil on board, 35.8 x 43.8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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