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암각화군 3개 용역 추진]

●세계암각화센터 
국제적 위상 담보 차원 ‘국립’ 추진
건립 위치 · 규모 · 역할 등 신중 검토

●반구대 일원 역사문화탐방로
165억 투입 스토리텔링 접목 개발
세계유산 등재 맞춰 관광 자원 활용

●대곡천 암각화군 보존관리종합계획
등재신청 후보선정 재신청 필수과제
OUV 등 문화재위 지적안 보완 중점

선사시대 유적인 국보 반구대암각화 일원의 역사문화자원과 자연경관에 첨단기술과 스토리텔링을 입혀 세계적 관광·학술 명소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울산시의 콘텐츠 개발이 본격 궤도에 올랐다.
박물관보다 차원이 높은 '세계암각화센터'를 이왕이면 국립으로 건립해 전세계 암각화를 전시하고, 반구대 주변엔 탄탄한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한 AR·VR체험존과 포토존, 탐방로 등을 조성하겠다는 거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가 만장일치로 보류시킨 '대곡천 암각화군 세계유산 등재신청 후보선정' 절차를 재추진하기 위한 보존관리대책도 다시 수립한다.
이 모든게 2025년 반구대암각화 세계유산등재 시간표에 맞춘 절차인데, 사연댐 수문설치가 암각화 보존대책의 핵심이고 이 경우 울산은 1일 8만9,000t의 청정식수를 잃는다는 점에서 정부가 이제라도 보다 현실적인 대체수원 확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시민 요구가 높다.

# 세계암각화센터, '국립'이어야 세계적 위상 제고
울산시 반구대암각화세계유산추진단은 4일 '반구대 세계암각화센터 건립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을 입찰공고를 냈다.
용역의 주요 과업은 △센터의 기능과 역할, 건립방향 검토 △대상지 일원 현황 및 개발여건 분석 △입지 분석 및 후보지 검토 △건립규모 및 운영계획 검토 후 복수의 건립안 도출 △콘텐츠 설정 및 도입시설 검토 △건축 기본계획 수립 등이다. 용역기간은 착수일로부터 1년이고, 사업비는 3억6,000여만원이다.
특히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는 세계암각화센터가 향후 세계유산등재 심사과정에서 부정적 이슈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며 신중론을 주문한 바 있어 이번 용역을 통해 이런 우려에 대한 출구전략도 모색한다.
앞서 문화재위는 지난 5월 울산시가 문화재청에 신청한 '대곡천 암각화군 세계유산 등재신청 후보선정' 신청에 대해 만장일치로 "보류"를 결정했다. 세계암각화센터가 부결의 결정적 사유는 아니었지만 문화재위는 △세계암각화센터의 건립 위치, 규모, 역할을 정리할 필요가 있고 △물리적 규모가 상당한 건물까지 수반되는 사업이라면 지도에 구체적인 위치와 규모를 표현해야 하며 △향후 세계유산 심사과정에서 부정적 이슈로 부각될 가능성이 있어 이 건물 설치가 등재 추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 반구대 일원 트랜디한 역사문화탐방로 조성
현재 시는 2026년 개관을 목표로 (가칭)세계암각화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다. 2008년 5월 개관한 두동면 '울산암각화박물관'이 있지만 세계유산등재 이후 맞이할 전세계 관광객과 학술인 등을 감안할 때 규모나 접근성, 역할면에서 한계가 뚜렷해 이전·신설하기로 가닥 잡았다.
세계암각화센터엔 울산 반구대암각화나 천전리각석 말고도 구석기시대 유적인 포르투갈 코아계곡의 암각화 등 세계 각국의 암각화를 전시할 계획이다. 전시 뿐 아니라 암각화의 보존·관리·연구·아카이브 기능도 맡는다. 특히 국제적 위상을 담보하는 차원에서 가급적 '국립'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총 사업비는 470억원 가량인데 국비 70%와 시비 30%가 매칭된다.

반구대 계곡 일원도 전세계 관광객을 맞이하기에 손색 없는 역사문화체험의 장으로 변신한다. 그동안 맑은 물 문제와 결부돼 보존 방안에 집중했던 반구대암각화를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발맞춰 트랜디한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포석이다. 사업비는 165억원 가량이다.
이를 위해 시는 '반구대 일원 역사문화탐방로 조성 기본계획 수립 용역' 입찰공고는 이미 지난달 착수한 상태다.
이 용역은 ㈔한국의길과문화가 내년 5월까지 수행하며, 용역비는 2억원이다. 주요 과업은 △언양~두동~범서 일대 둘레길·토지·교통망·역사유적 등 개발여건 분석 △국내 탐방로 사례조사 및 새로 조성될 탐방로 콘텐츠에 대한 설문조사 △콘텐츠 활용 요소 수집·조사 △탐방로 계획 및 활성화 방안 수립 △콘텐츠에 부합하는 공간별 스토리텔링 개발 △사업 집행계획 및 재원조달 계획 수립 등이다.

# 부결된 '세계유산 등재신청 후보선정'도 재추진
'대곡천 암각화군(반구대암각화·천전리각석) 보존관리종합계획 수립 용역'도 8~9월 입찰공고가 이뤄질 예정이다. 예산 3억원은 이미 확보된 상태다.
보존관리종합계획은 지난 5월 문화재위가 보류한 '대곡천 암각화군 세계유산 등재신청 후보선정' 재신청을 위해선 필수적으로 수립해야 하는 과제다.
당시 문화재위는 당장의 위협요소를 해소할 침수대책 뿐 아니라 세계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 관점에서의 보존관리 대책 역시 미진하다고 지적했다. 즉, 사연댐 수문설치에 방점이 찍힌 울산시의 보존대책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거였다.
실제 문화재위는 △사연댐 수문설치가 유산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줄 지 제시하려면 상류의 대곡댐과 사연댐의 규모, 양식, 수위변화가 유산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 무엇인지 그 현황과 결과부터 명확하게 서술해야 하는데 △잠재적 위협 요소인 기후변화 부분과 △세계유산등재 이후 보존관리계획이 누락됐다는 의견을 냈다. 또 △등재된 유산은 누가 관리할거며 일반·특수지표의 모니터링 관리 주체는 어디인지 △보존관리를 위한 중앙과 지방정부의 협업계획은 무엇인지 △유산의 효과적인 해설과 전달 방법은 준비돼 있는지 △지역사회 또는 유산과 관련된 이해당사자와 어떻게 협력하고 의견을 수렴할 건지 등 OUV 관점에서의 보존관리도 주문했다.
시 관계자는 "문화재위 지적 사항을 과업에 반영해 2025년 세계유산등재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조혜정 기자/jhj74@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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