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에 부지 가설방음벽 설치 신청
이달 말까지 지구단위 계획 변경도
10년간 ‘오락가락 사업’ 탄력 기대

 

㈜신세계가 울산 중구 혁신도시 내 복합 쇼핑몰 건립에 본격 착수했다. 평탄화 작업을 위한 기초작업부터 시작한다는 것인데, 10년 가까이 지역 주민들의 애를 태웠던 복합 쇼핑물 준공에 신호탄이 될 지, 아니면 이번에도 소리만 요란한 일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18일 중구에 따르면 ㈜신세계는 지난 17일 중구에 쇼핑몰 개발 부지에 가설방음벽을 이용한 펜스 설치를 신청했다. 부지가 높은 지대에 있어 건물을 지을 때 큰 돌과 같은 방해물을 치우는 평탄작업이 필요한데, 약 5개월 정도의 공사 기간이 소요될 것을 감안해 미리 펜스부터 설치해 시간을 단축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신세계는 이달 말까지 개발 부지 내 주차된 모든 차량을 이동시킬 것을 중구에 요청한 상태다.

중구는 펜스 설치가 적합한지 관련 부서간 확인 후 이상이 없다면 다음 달 중 펜스가 설치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신세계 요청에 따라 19일부터 오는 29일까지 개발 부지 내 주차를 금지하도록 계도할 방침이다.

또 ㈜신세계는 본격적인 공사에 앞서 이달 말까지 울산시에 지구단위계획변경을 신청할 계획이다.

중구 관계자는 "신세계에서 실질적으로 이 사업을 시작하겠다는 신호탄이라고 볼 수 있다"며 "큰 문제가 없는 이상 관련 부서 협의 후 허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애초에 ㈜신세계가 사업 초기 계획했던 백화점이나 스타필드가 아닌 복합 쇼핑몰이 들어올 것으로 보여 지역 주민들은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중구 주민 대표, 혁신도시 관계자, 지역단체 및 동대표 등 34명으로 구성 주민대책협의회는 "백화점이나 스타필드 등 편의시설을 주민들이 가장 원하는 상황"이라며 "아직 확정된 사항이 없으니 주민들도 긴가민가한 상태"라고 말했다.

복합 쇼핑몰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을 예상되는 전통시장 상인들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태화시장 상인회는 "안 그래도 코로나19,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경기가 안 풀리는데 복합몰 들어오면 영향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며 "복합몰 덕에 유동인구가 늘면 시장을 찾는 인원도 늘거라고 하지만,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만큼 주차장이 좋은 복합몰에 손님을 다 뺏길 것이 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중구는 ㈜신세계에 이달 중 사업설명회를 개최할 것을 요구했으나, ㈜신세계 측은 시에서 사업 인허가가 나온 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중구 관계자는 "너무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모든 의견을 수용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며 "중론을 모아 가장 적절하고 적합한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달 공개된 조감도에 따르면 ㈜신세계 복합 쇼핑몰은 82층 높이에 4만2,975㎡ 규모의 상업 시설 들어설 것으로 예정돼 있으며, 아직까지 변동된 사항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혜 기자 hyee01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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