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 묻은 속옷 아이 얼굴에 문질러
모욕적 언사 등 아동학대 정황 논란
원장 "해당 교사  해임·고발 예정"

 

울산의 한 유치원 교사가 자신이 돌보던 원아 얼굴에 대변이 묻은 속옷을 문지르는 등 모욕적인 행동을 하고, 이를 찍은 동영상을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학부모와 원장에게 받은 문자 사진에 욕설이 섞인 비방 글까지 게재했는데, 해당 유치원은 교사를 해임하고 동시에 고발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9일 울산지역 모 인터넷 커뮤니티에 울산의 한 유치원 교사 A씨가 배변 실수를 한 원아를 훈육하는 40초짜리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유치원으로 추정되는 장소에서 한 남자아이 얼굴이 정면으로 찍혀 있고, A씨가 "대답 안 하지? 너 똥 묻은 팬티, 니 얼굴에 똥 묻힌다"며 속옷을 얼굴에 문지르는 장면이 담겨 있다.

아이가 싫은 듯 얼굴을 피하며 울음을 터트리자 A씨는 "냄새 맡아. 니 똥 냄새가 얼마나 고약한지. 나는 맨손으로 니 똥 만지고 (속옷)빠는데, 자기는 얼굴에 묻히는 것도 싫어하면서"라며 다그쳤다.

A씨는 금세 "똥 어디에 싸야 해?"라고 물었고, 아이가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화장실이요"라고 대답하니 "화장실에 싸야지. 팬티에 싸면 돼요? 안 돼요? 싸면 이렇게 한다"며 다시 한번 속옷을 아이 얼굴에 갖다 댔다.

얼굴을 찡그린 아이는 주변의 눈치를 보며 "네"라고 짧게 답한 채 영상은 끝이 났고 여기에는 '똥싸개 참교육'이라는 짧은 글이 적혀 있었다.

해당 영상은 A씨 비공개였던 개인 SNS 계정에 올라왔던 것으로, 누군가가 익명으로 커뮤니티에 폭로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이외에도 A씨의 SNS에는 학부모와 유치원 원장이 밤늦게 보낸 문자를 캡쳐해 "X질래. 바쁜 거 알면서 물어보노", "아 열시다... 좀 자라 인간아 XX"라며 욕설과 함께 비방하는 글도 올라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접한 한 학부모는 "아이 얼굴이 그대로 드러난 영상을 버젓이 올린 것도 모자라 얼굴에 속옷을 갖다 대면서 혼내는 것 보고 깜짝 놀랐다. 아이가 꽤 충격을 받았을 거 같다"며 "동영상을 보니 실제로 유치원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걱정된다. 학대 의심이 들 수밖에 없지 않겠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학부모는 "단순 직업 스트레스로만 보기에 정도가 심하다"며 "교사 자격을 박탈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사건이 일파만파 퍼지자 A씨는 SNS 계정을 없앤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유치원 원장은 커뮤니티에 직접 글을 올려 A씨를 해임하는 동시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원장은 "이 일에 대해 보고 받은 후 모든 교사와 연락을 취하고 면담해 언급된 교사를 찾았다"며 "해당 교사는 올해 처음 근무하는 신입교사"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교사가 본원에서 근무하면서 아이, 학부모, 교사를 비방한 내용에 대해 개인 SNS 올린 사실을 직접 확인했다"며 "절대 있어서는 안되는 일에 대해 알게 됐으므로 해당 교사는 지금 즉시 교사직 해임과 동시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이후 조치사항에 대해 신속하게 학부모들에게 안내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교직원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점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 앞으로 관리자로서 받아야 할 책임에 대해 회피하지 않고 달게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섬미 기자 01195419023@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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