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석열 대통령의 영국·미국 순방 이후 여야 대표들과의 회동이 추진될 전망이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14일 국회에서 국민의힘 정진석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고 나서 기자들에게 "대통령이 해외순방 다녀오셔서 (각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만나는 것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수석은 "(회동) 방식은 어떻게 되든 간에, 그쯤 되면 한번 논의해볼 수 있지 않겠느냐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수석의 언급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윤 대통령을 향해 '민생경제 영수회담'을 거듭 요청하는 데 대한 입장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민주당측이 선호하는 일대일 회담 형식에 대해서는 사실상 선을 그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구시대에 쓰던 얘기를 계속 쓰지 않겠다는 말씀을 여러 차례 드렸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도 이날 브리핑에서 "어느 정도 여야 정치권 상황이 정리되면 그때 (윤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만날 수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지난번 이 대표와의 통화에서 '상황이 정리되면 조속히 만나자'고 말했다"며 "(윤 대통령은) 그 입장에서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이 대표와 첫 통화를 하면서 "당이 안정되면 가까운 시일 내에 여야 당 대표님들과 좋은 자리를 만들어 모시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이날 '영수회담' 용어를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간 대통령실은 브리핑에서 '영수회담' 대신에 '여야 지도부 면담'이란 표현을 써왔다.

발언하는 이재명 대표

발언하는 이재명 대표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9.14 [국회사진기자단] toadboy@yna.co.kr

 

민주당은 대통령실로부터 공식 회동 제안이 온다면 관련 논의에 적극 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회동의 형식이나 시기에도 구애받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전날 '민생경제위기 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민생)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한지 허심탄회하게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수 있는 민생 경제 영수 회담을 다시 요청한다"며 "절차와 형식에 구애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진정성이 있는 제안인지는 모르겠지만, 민생 문제를 풀어가려면 책임이 있는 야당 대표와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지 않겠나"라며 "이 대표도 시기나 형식 등의 부분에 열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진복 수석이 영수회담이란 용어 자체에 부정적 반응을 보인 데 대해서도 민주당은 개의치 않겠다는 반응이다.

또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제안했던 것(만남의 방식)과는 차이가 있어 보이지만 이름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겉으로는 대통령실과 민주당 측 모두 윤 대통령 순방 이후 관련 논의의 물꼬를 트자는데 공감대가 이뤄진 분위기다. 다만 '영수회담' 성사 여부를 두고는 향후 논의 과정에서도 양측의 팽팽한 신경전이 반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진복 정무수석과 환담하는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이진복 정무수석과 환담하는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으로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축하 난을 전달받고 환담하고 있다. 2022.9.14 [국회사진기자단] toadboy@yna.co.kr

 

한편, 이진복 수석은 이날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이 대표에 대한 특검을 동시에 하자는 이른바 '쌍특검' 카드가 민주당에서 거론되는 데 대해선 "특검을 하려면 여러 조건과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그 과정을 거치는 것조차 합리적이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는 "지난 정부에서 (김 여사에 대한 조사를) 2년간 할 만큼 했잖나. 뭐가 또 나온다고 하자는 얘긴가"라며 "최근의 (김 여사 관련) 여러 얘기를 갖고 하는데, 그건 사실 특검이라고 얘기하기엔 곤란한 얘기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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