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의 문화 수요에 전문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울산 동구가 역점 추진 중인 '동구문화재단' 설립 계획이 시작부터 암초를 만났다. 가장 기초적인 계획 수립부터 의회에서 부정적인 신호를 내뿜고 있어, 예산이 통과될지 불투명할 전망이다.

22일 울산 동구의회는 오전 10시부터 제207회 임시회 예산결산위원회를 열고 동구 행정복지국 소관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다.

이날 예결위의 쟁점 사항은 동구 문화체육과가 추경에 편성한 '동구문화관광재단 설립계획 수립 용역' 2,200만원.

관련해 예결위 소속 의원들은 모두 부정적 또는 회의적인 입장 표명했다.

강동효·임채윤 의원은 용역에 앞서 동구와 의회가 협업해 명확한 방향성을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집행부와 의회가 공동으로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머리를 맡대고 재단이 추구해야할 방향부터 잡는 게 순리"라며 "의회와 긴밀한 소통도 없이, 그것도 추경으로 이 큰 사업을 가져오는 건 맞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수영·박문옥·윤혜빈 의원도 사업에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이 의원은 "문화관광재단을 세우려는 큰 뜻과 취지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라며 "다만 준비 과정이 면밀치 못하다 보니 의회 차원에서 납득하기가 쉽지 않다. 구체적인 계획과 방향성을 알려달라"고 했다.

이외에 박은심 의원은 "'설립계획 수립 용역'이라는 표현이 의회 입장 무시하고 설립 강행하겠다는 식으로 오해 소지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며 "더 근본적으로 본다면 그만큼 집행부와 의회 사이 소통이 부족했다고 볼 수 있는 지점인데, 이 부분이 먼저 해소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동구 관계자는 "'설립계획 수립 용역'이라는 표현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지만, 법령 상 행정안전부가 정한 명칭이라 불가피한 부분"이라며 "구청도 문화예술 분야 전문가가 따로 없다 보니 용역을 통해 방향성부터 잡으려 한 것이다. 그렇게 나온 객관적인 평가를 추후 의회가 판단해주길 바랬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2021년 울산광역시 사회조사결과'에서 동구는 주거 선호도 9.9%로 최하위를 차지했고,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집계한 '2020년 전국문화기반시설 총람회'에서는 동구는 전국 17개 시·도 중 최하위에 그치고 있다"며 "그만큼 부족한 문화예술 사업이 시급하다 판단해 추경예산안에 반영한 것이다. 또 이번 용역에서 방향성을 잡더라도 설립타당성 검토부터 울산시 심의위원회 심의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충분히 꼼꼼한 분석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병집 기자 sini20000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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