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파 작업시 사업비 500억대 소요
300억 넘으면 투자심사 절차 추가
주민들 사업 백지화 될까 노심초사
북구, 당초 편성 190억內 조성 검토

 

중산스포츠타운 사업부지 위치도.(북구청 제공)

 

사업부지 일대가 암반 지대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수개월째 설계용역이 중단된 울산 북구 '중산스포츠타운 조성사업'이, 암반 발파작업 등이 동반될 경우 사업비가 500억원 가까이 들 것으로 추산돼 기존사업계획안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중산동 지역 주민들이 사업이 백지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가운데, 북구는 기존사업계획안의 규모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5일 북구에 따르면, 중산스포츠타운 조성사업은 문화 인프라 구축을 통해 체육시설이 절대적으로 열악한 중산동 일대 주민들에게 관련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었다.

울산 북구 중산동 산 126번지 일원 약 8만2,930㎡ 부지면적에 실내체육관, 축구장 1면, 야구장 1면, 그라운드 골프장 1면, 풋살장, 주차장 등을 조성하며, 총사업비는 국비 39억·시비 46억·구비 100억 등 약 190억원이 투입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지난 6월 사업부지 현장 점검 용역 중 부지 일대가 암반 지대인 것으로 드러나 기본사업구상부터 어그러졌다.

다수의 체육시설을 들이려면 기초를 다지기 위한 토목공사가 선제되야 하는데, 화강암반이 바닥에 깔려 있어 발파작업을 통해 암석을 깨부셔야 하는 상황에 봉착한 것이다. 이로 인해 지난 6월부터 현재까지 실시설계를 비롯한 모든 용역이 중지된 상황이다.

이 가운데 북구는 6월 실시설계용역업체에서 작성한 설계내역서에 근거, 암반 발파 및 소음방지 등 약 150억원, 발파암 사토 운반비용 40km 기준 약 168억원 등이 기존 사업비에 미반영됐던 토목공사비로 증액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를 반영할 시 총사업비가 무려 500억원 가까이 늘어나는데, 북구는 추가적인 재원 마련은 물론 절차상 난맥상이 많아 현실적으로 기본사업계획안으로는 조성사업을 계속 추진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총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인 지방자치단체의 신규사업의 경우 지방재정법에 따라 '지방재정투자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행정안전부장관이 지정한 전문기관에서 타당성 조사를 받고 그 결과를 토대로 사업의 필요성과 타당성 등을 심사하는 행정 절차를 밟아야 한다. 또 300억원 이상일 경우 역시 행안부 중앙투자심사 대상인데, 만약 절차상 부정적 결론이 나올 경우 사업추진이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북구의회 이선경 의원(왼쪽)이 중산스포츠타운 조성사업에 대한 구정질문하자 박천동 북구청장(오른쪽)이 이에 답변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니, 중산동 주민들은 혹여 사업이 백지화될까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산동 아파트연합회 함종호 수석부회장은 "중산 일대에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면서 수많은 인구가 유입됐지만 열악한 문화체육환경으로 인해 주민들의 불만이 높다"며 "그나마 중산스포츠타운이 조성되면 이 같은 불만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됐는데, 갑자기 사업비가 2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사업이 백지화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어 "최근 박천동 북구청장과 문석주 시의원을 만나 사업 규모를 줄여도 되니 스포츠타운 조성을 멈추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며 "이곳 주민들은 꼭 거창한 시설이 아니더라도 '힐링'할 수 있는 조그마한 공간이라도 생기길 바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천동 북구청장도 기본사업계획안의 지속 추진의 어려움에 공감하면서 당초 편성한 사업비 범위 내서 조성사업을 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5일 북구의회서 열린 제206회 제1회 정례회 본회의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선경 의원(농소2·3동)이 구정질문으로 북구 중산스포츠타운 조성사업 추진 현황에 대해 묻자 박 구청장은 "야구장 및 축구장 등 기본계획안대로 조성한다면 500억원 이상으로 타당성조사 대상, 축구장만 조성하더라도 300억원 이상으로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 대상이 된다"며 "만약 타당성조사 및 중앙투자심사에서 부정적 결론이 나올 경우 사업추진이 불투명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사업의 현실성과 실효성을 고려, 다목적구장 등 체육시설을 겸비한 여가 힐링 공간 조성 등 기존 사업비 범위 내에서 가능한 시설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윤병집 기자 sini20000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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