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국·내외 탄소중립 전문관, 과학센터들을 직접 취재한 '울산 첫 국립문화시설 운영 일류 과학관서 배운다'라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국립울산 탄소중립 전문과학관의 성공적인 추진과 산업특화 미래형 과학관으로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지를 고민해 봤다. 국립 울산탄소중립 전문과학관은 정보통신과학부 주관으로 연내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에 들어가며 2025년 개관 예정이다.

 

● 국립과천과학관

과학기술체험의 보고 애칭 걸맞게

친환경 염두 지속가능 전시 늘 고민

온라인 콘텐츠로 무장 전국구 도약

 

드론으로 촬영한 국립과천과학관 전경. 과천과학관 제공

 수도권 유일 국립종합과학관인 국립과천과학관은 과학기술 체험의 보고(寶庫)라는 애칭에 걸맞게 코로나 이전에는 한해 279만명(2019년)이 찾은 시설이다.

 2008년 공식 개관한 국립과천과학관은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다. ‘형님’격인 국립중앙과학관이 대전에 있어 수도권 과학 문화의 확산을 위해 만든 것이다.

 기자가 과천과학관을 방문한 9월초에도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과학관 1, 2층 전시관을 가득 메웠다.

 국립과천과학관은 24만3,970㎡ 넓은 부지에 6개의 상설전시장을 중심으로 기획전시실, 스페이스월드, 천체투영관, 천문대, 곤충생태관, 생태공원 등 여러 부대시설을 갖춘 시설로, 규모로는 중국 광동사이언스센터 다음으로 크다.

 올해 8월에는 우주탐사 특화전시관 ‘스페이스 아날로그’를 신설했다. 융합형 전시콘텐츠로 구성돼 있는 ‘자연사관’(Natural History)은 138억년의 우주와 지구 역사를 다루고 있는 데 어린이들로부터 인기다. 

양희정 국립과천과학관 연구관.
양희정 국립과천과학관 연구관.

 양희정 국립과천과학관 전시기획과 연구관은 "최근 주말에는 1만명 넘게 찾아온다"면서 "최대 1만7,000명까지 온 적도 있다"고 말했다.

 국립과천과학관은 ‘지속 가능한 전시’를 위해 산업현장에서 흔히 쓰이는 비계와 우유 박스, 물류용 파레트, 친환경 종이 보드인 허니콤보드를 전시에 활용하는 가 하면 전시 종료 후에도 이를 재활용, 전시 폐기물을 최소화하는 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과천과학관은 코로나를 전후해 하나의 전시를 3년에 걸쳐 준비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기획전 주제가 정해지면 직원들이 연구모임을 통해 스토리라인을 잡고 2년차에는 전시에 필요한 협력 기관과 협의를 진행하는가 하면 3년 차 때 본격적으로 예산을 투입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바이러스의 고백(Go-Back)’이 이를 통해 진행한 첫 전시다.

 국립과천과학관은 자체 콘텐츠 디자인 역량을 높이기 위해 과학전시 디자인연구실도 구축, 운영 중이다.

 각종 설계도구 외에 3D프린터나 레이저컷과 같은 디지털 제조장비들이 콘텐츠의 빠른 시제작을 돕는 방식이다. 외국에는 이를 활용해 콘텐츠 수출에도 나서고 있는 반면 국내 과학관계에서는 낯선 사례라는 설명이다. 코로나로 과천과학관도 찾아가는 콘텐츠들로 무장, 전국 어디서나 이를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과천과학관은 과학기술부에서 근무를 하다 퇴직한 공무원과 일명 ‘덕후’들로 이루어진 자원봉사프로그램을 꾸리고 있다. 관람객 중 외국인 비중은 10%선에 그치고 있는 것은 변화가 필요한 대목으로 다가왔다.

 과학관은 공휴일과 월요일을 제외하고 문을 열며 어른은 4,000원을 받고 어린이·청소년은 2,000원, 유아·경로우대자·장애인 등은 무료다.
 

G밸리산업박물관이 들어서 있는 넷마블 본사.
G밸리산업박물관이 들어서 있는 넷마블 본사.

 

● G밸리산업박물관

넷마블, 서울시 기부채납으로 탄생

매해 2 ~ 3회 기획전 문화 공간 역할

지역구 단체와 협력 문화 사업 추진

 G밸리산업박물관(Museum G)은 넷마블 사옥인 G타워에 위치해 있다. 넷마블이 옛 구로정수장 부지에 본사 사옥을 지으면서 2개층을 서울시에 기부 채납하는 형태로 만든 서울 시립 ‘산업박물관’이다. 이는 2021년 11월 문을 열었다.

 넷마블 소속 6,000명의 근로자가 일 하고 있고 30만명 이상의 업무지구인 G밸리에 위치해 있어 G밸리산업박물관 주변은 젊음의 역동성이 가득했다. G밸리는 서울 구로, 금천, 가산 등 지역명의 영어 이니셜인 ‘G’에서 따온 것.

 시설관람은 무료로 운영되며 연면적 2,640㎡(800평), 전용면적 1,127㎡의 박물관은 상설전시실, 기획전시실, 미디어 라이브러리로 나뉘어져 있다. 

 상설전시실은 1960~70년대 고도성장의 심장 역할을 한 구로공단의 의류·봉제·가발 등 노동집약적 경공업 제품과 1970~80년대 전기·전자산업 자료, 1990년대 이후 벤처, 패션디자인, 통신·IT·첨단산업 등 수출 제품들과 시대의 변화 등에 대해 직접 살펴 볼 수 있도록 돼 있다.

 인근 별도 수장고에서는 1년에 두 번씩 전시품을 수집하고 있다는 게 박물관 측의 설명이다.

윤인향 G밸리산업박물관 학예사가 전시물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윤인향 G밸리산업박물관 학예사가 전시물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윤인향 G밸리산업박물관 학예사는 "울산은 중화학공업으로 시작된 탓에 전시물이 중후장대할 수 있지만 G밸리는 경공업부터 시작 해 (덩치가)작은 유물들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기획 전시실에서는 매년 2~3회 기획 전시를 하고 있는데 문화적 공간으로 두면서, 산업과 문화가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도록 했다. 서울 서남권 유일의 공립박물관인 G밸리산업박물관이 (재)구로문화재단, (재)금천문화재단 등 구단위 문화시설과 ‘서서울 문화 네트워크’라는 협의체를 만들어 문화시설로의 기능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 시민도 건축자료, 구로공단 과거 사진 등을 터치로 손쉽게 검색할 수 있는 미디어 라이브러리는 세계 3대 디자인상으로 불리는 독일 레드닷 ‘브랜드·커뮤니케이션’(전시부문) 수상 이력도 있다.

 윤 학예사는 "산업·기업 제외하고도 도시와 건축, 생활과 문화 그리고 디아스포라(이주민), 노동과 일자리 등 5가지 주제를 한 번씩 돌아가며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며 "거주 지역과 다소 떨어져 있어 문화 행사나 교육프로그램도 진행 중인데 교육프로그램 퀄리티가 괜찮은 편이어서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고 말했다.

 

국립대구과학관을 찾은 어린이가 행성의 모습을 관찰하고 있다.
국립대구과학관을 찾은 어린이가 행성의 모습을 관찰하고 있다.

● 국립대구과학관

개관 10년차 생활밀착형 시설 표방

거점종합과학관으로 운영체계 개편

전시물 65% 작동 · 체험형 교육 기능
 

 지난 2013년 12월 문을 연 국립대구과학관(Daegu National Science Museum)은 개관 10년차를 맞아 거점종합과학관 체제로 운영 체계를 바꾸고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을 통한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달성군 유가읍 대구테크노폴리스내 위치한 국립대구과학관은 대구광역시, 경상북도, 경상남도 일부 지역 거주민을 위한 과학관이다. 

 9월 하순 찾은 대구과학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유리구와 유리파이프 속의 액체의 움직임으로 시간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도록 만든 버나드 지통 (Bernard Gitton)의 초대형 물시계(10m)가 취재진을 반겼다.

 국립대구과학관은 1,164억원(국비 815억원, 지방비 349억원)을 들여, 11만 7300여㎡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건립됐다. 2개의 상설전시관, 어린이관, 기획 전시관, 천체투영관, 4D영상관 등을 갖추고 있다.

 상설전시관 등에는 약 43개의 주제, 233점의 첨단 과학물이 전시돼 있다. 이곳의 전시물 65%는 관람객들이 직접 보고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작동·체험형 전시물이다.

이재훈 국립대구과학관 전시관운용센터장.
이재훈 국립대구과학관 전시관운용센터장.

 이를 통해 대구·경북지역 과학교육과 과학마인드 확산의 중추적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는 게 이재훈 국립대구과학관 전시관운용센터장의 설명이다.

 지역민이 과학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체험공간을 조성해 친밀한 동네과학관, 생활밀착형 과학관을 만들겠다는 것이 대구과학관의 모토와도 일맥상통한다.

 대구과학관은 비슷한 성격을 갖고 있는 부산·광주과학관과 한 개의 주제를 한 곳씩 돌아가며 진행하는 전시도 진행하고 있다.

 이재훈 전시관운용센터장은 "처음엔 대구 산업 인프라 등에 집중하면서 산업화 기술관으로 건립됐는데, 자연사·전통과학 등 전시품을 확충하는 과정에서 종합과학관으로 성장했다고 보면된다"라고 말했다.  강태아 기자 kt25@iusm.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아 울산지역 내 2개 신문사(울산매일신문·경상일보)가 함께 취재·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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