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45회 문화의 날 및 제 9회 문화원의 날 기념행사’가 20일 MBC컨벤션 마에스타홀에서 열려 박문태 울산문화원연합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안시현 기자 mot_ash@iusm.co.kr

  대부분 시·구·군 문화원 관계자
  소속회원에게만 공로패·표창
  울산예총·민예총은 ‘손님’ 전락
“지역 문예인들 교류의 장 돼야”

울산 문화예술인 전체를 아울러야 할 울산 문화의 날 행사가 지난 2014년보다 예산을 두 배로 증액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제45회 문화의 날 및 제9회 문화원의 날 기념행사’가 20일 오전 11시 중구 MBC컨벤션 마에스타홀에서 열렸다.

울산문화원연합회는 ‘울산 문화예술인의 잔치마당’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잔치판에는 울산광역시문화원연합회(회장 박문태)와 5개 구·군 문화원 관계자들 밖에 없었다.

내빈들까지 250여명이 참석한 자리였지만 울산문화예술단체 중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울산예총 및 민예총은 각각 임원 3~4명만이 ‘손님’처럼 자리해 있었고 이들은 공식행사가 끝나자 급하게 자리를 떴다. 

행사에 함께한 울산예총의 한 임원은 “1년에 한번 있는 ‘문화의 날’에는 소속을 가리지 않고 서로 교류하는 장이 돼야하는데 언젠가부터 ‘손님’이 됐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몇 년 전에는 예산이 1,000만원 밖에 되지 않아 어쩔 수 없다는 문화원연합회의 입장에 수긍했지만 올해는 예산이 두 배나 됐는데 여전히 ‘문화원’잔치가 되고 있는 것은 ‘문화의 날' 취지와 의미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문화원소속 회원들에게만 공로패와 표창패 등 각종 상들을 수여해 일부 참석자가 문화원연합회에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울산예총 관계자는 “초대장을 받은 예총산하 각 단위 지회장으로부터 꼭 가야하는 자리인가 하는 문의전화도 잇따를 만큼 언젠가부터 문화원의 행사가 돼 버린 게 사실”이라며 “행사가 10월에 열리다 보니 울산예총 회원들이 울산예술제 준비로 바빠 참석률도 떨어진다. 앞으로 문화원연합회와 예총 사무국과 다양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문태 울산문화원연합회장은 기념사에서 “내년 초에 울산문화재단이 출범하는 등 척박한 울산의 문화예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면서 “우리 울산도 문화 예술과 새로운 관광으로 브랜드를 만들어야한다. 그 중심에 문화원과 예술인이 있어야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회장의 말과 달리 이날 행사에는 문화원 관계자만 있고 예술인은 거의 없었다.

이에 대해 울산문화원연합회 관계자는 “지역예술인들을 두루 초청하려 노력했으나 문화원연합회 사무국 일을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소홀한 점이 많았다. 내년에는 지역문화예술인들의 진정한 교류의 자리가 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 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의 날’은 정부가 1972년 제정·공포된 문화예술진흥법에서 매년 10월 20일을 문화의 날로, 10월을 문화의 달로 정했다. 2006년부터 10월 셋째 토요일로 개정됐으며,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이날을 기념해 기념식 및 문화발전 유공자 포상 등의 행사를 치른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김기현 울산시장과 윤시철 시의회의장 등이 참석해 행사를 축하했다. 시상식에서는 변양섭 전 울산광역시문화원연합회 회장이 구·군 문화원장이 수여하는 공로패를 받았고, 전정덕(중구문화원 부원장), 박선구 (남구문화원 이사), 이순돌(동구문화원 부원장), 이명숙(북구문화원 부원장), 박원조(울주문화원 이사)가 울산광역시장 표창패를 수상했다.

울산광역시의장 표창패는 이지혜(울산광역시 문화원연합회), 김설희(중구문화원 문화학교 강사)가, 한국문화원연합회장 표창패는 유정호(울산광역시 문화예술과), 김기열(남구문화원 감사), 김영기(울주문화원 부원장)가 각각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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