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련 북구보건소 주무관

지난달 울산 북구 호계주공아파트 1단지가 ‘생명존중 생생마을’ 2호로 지정됐다. 

‘생명존중 생생마을’은 사회적 취약계층이 밀집해 있는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생명사랑 사업 중 하나다. 자칫 우울증을 겪을 수 있는 혼자 사는 노인, 저소득계층 등의 바깥 활동을 유도해 자살의 잠재적 요인을 해소하고 있다. 생생마을 1호인 호계주공 2단지에서는 호접난을 나눠주고 분갈이도 진행했고, 때때로 음악회도 열어 문화 감수성도 향상시켰다. 지역자원과 연계해 의료서비스와 복지서비스도 제공했다. 이 같은 사업이 호응을 얻어 지난달 호계주공 1차가 생생마을 2호로 지정돼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됐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 자리를 10년 이상 지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살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주변의 관심’이라고 입을 모은다. 

문제 자체를 해결해 주지는 못할지라도 다정한 위로의 말 한마디를 건네거나 마음을 열고 상대의 고충을 들어주면 벼랑 끝에서 선 자살자의 발길을 돌리게 만들 수 있다.

자살은 단순히 개인적 책임으로 돌릴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 다시 한 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난 2013년 3월 개소한 울산북구자살예방센터는 지역주민의 생명존중 및 자살예방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생명존중 생생마을을 비롯해 행복학교, 행복산업체 등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생명사랑 사업을 진행중이다. 

북구의 자살률은 2014년도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해 전국 최하위에 위치해 있다. 업무를 맡은 담당자로서 매우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도 주민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정신건강증진 서비스를 제공해 각박해진 아파트 생활에 조금이나마 기쁨을 제공하고 삶의 희망과 용기를 불어 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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