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대졸 실업자 45만6천명…전체 실업자의 45.1% 수준
2000년 대비 21.6%포인트나 증가…"고용시장 미스매치 심각"

 

실업자 중 대학 졸업자가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백수 신세로 남지 않기 위해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취업준비생도 불어나는 모양새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졸 학력을 지닌 실업자는 45만6천명으로 1년 전보다 3만1천명 증가했다.

대졸 실업자 규모로는 2000년 관련 통계가 개편된 이래 가장 많았다.

전체 실업자 중 대졸자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45.1%로 사상 최고 기록을 썼다. 실업자 2명 중 1명은 대졸자라는 의미다.

대졸 실업자 비중은 2000년 23.5%에서 21.6%포인트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초졸 이하 실업자 비중은 10.0%에서 4.9%로, 중졸은 14.9%에서 6.3%로, 고졸은 51.6%에서 43.8%로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대졸 실업자가 늘어나는 것은 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나고 대학 진학률이 상승하면서 자연스러운 측면도 있다.

경제활동인구는 2000년 2천213만4천명에서 지난해 2천724만7천명으로 23.1% 늘었고 그중 실업자도 97만9천명에서 3.4% 증가한 101만2천명이 됐다.

대학 진학률은 2000년 68.0%에서 2015년 70.8%로 2.8%포인트 상승했다.

문제는 실업자나 대학 진학률 증가 속도에 견줘 대졸 실업자가 불어나는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다.

고학력 구직자들이 노동시장에 나와도 이들을 받아줄 괜찮은 일자리가 그만큼 생겨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여기에는 경기적 요인도 있다.

불경기가 지속하면서 기존 인력도 줄이는 마당에 기업들이 신입을 뽑을 여력 자체가 없는 것이다.

연령별로 뜯어보면 대졸 실업자의 절반 이상인 51.8%는 20대였다.

             

대졸 실업자 증가가 최근 청년 고용 시장 한파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얘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구직활동을 미루고 어학을 공부하거나 스펙을 쌓는 활동에 매진하는 취업준비생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준비생은 62만8천명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래 가장 많았다. 비경제활동인구 대비 비중도 3.9%로 2010년(3.9%) 이후 최고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취업준비생의 상당수는 대학 재학·졸업 연령대인 20대"라고 설명했다.

고용정보원이 통계청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08∼2015년 20대 취업준비생은 39만명∼44만명대였다.

청년 고용사정이 좋지 않은 시기에 청년층 취업준비생이 급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악인 지난해에도 20대 취업준비생은 40만 명대로, 전체 취업준비생 중 3분의 2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진희 한국고용정보원 고용정보분석팀장은 "생산직에 구인난이 있더라도 인문·사회계열 대졸자가 생산직으로 취직하긴 어려운 것처럼 고용 시장에 미스매치가 상당히 크다"며 "취업지원 인력을 늘리고 구인처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구직자와 기업 간 매칭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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