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청년회의소 관계자 만찬서…"위안부 문제 끝났다고 한 적 없다"
수행한 캠프 관계자 대화중 "내가 역사의 잘못한 것처럼…나쁜×" 
반기문 측 "꼬투리 잡기·흠집내기식 보도에 강한 어조 비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8일 오후 대구 서구 한 식당에서 지역 젊은이들과 만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18일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는 데 대해 "제가 역사적인 과오를 저지른 것처럼 말하는데 절대 아니다"라며 언론에 격한 감정을 토로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후 대구 서구의 한 식당에서 한국청년회의소(JC) 소속 청년 30여명과 저녁식사를 하는 동안 몇몇 인터넷 언론매체 기자가 거듭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질문을 하자 "똑같은 질문을 수백 분이 같이 하기 때문에 참 어렵다"면서 상당 시간을 할애해 위안부 문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반 전 총장은 "제가 장관 할 때부터 위안부 문제를 다뤘고, 김영삼 정부 때 외교안보수석을 하면서도 위안부 문제를 다뤘다. 오랫동안 현안이었다"면서 "위안부 할머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전했다.

반 전 총장은 이어 "위안부 할머니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한을 풀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그래서 김영삼 정부 때 계속 노력했는데 안됐다"고 말했다.

이어 반 전 총장은 과거 정부의 한·일 위안부 합의 과정을 설명하면서 "오랫동안 걸렸던 위안부 문제가 드디어 (일본) 총리가 사과하고 정부 예산으로 한다니 어느 만큼의 기틀은 잡힌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그 말을 한 것이지 완전히 끝났다, 이런 뜻은 아니지 않나"라고 자신의 위안부 관련 발언에 대해 해명했다.

이어 반 전 총장은 저녁식사를 마치고 식당을 나오면서 이도운 대변인에게 일부 인터넷 매체 기자가 위안부 문제 발언에 꼬투리를 잡는 점에 섭섭함을 토로하면서 "내가 마치 역사의 무슨 잘못을 한 것처럼…나쁜 X들이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언론에 포착됐다.

반 전 총장의 발언이 일부 언론 매체에 보도되자 반 전 총장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잇따르고 있는 자신에 대한 꼬투리 잡기와 흠집내기식 보도 및 정치공세에 강력한 어조로 비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대구 청년회의소 임원들과의 만찬 간담회 도중 일부 인터넷 언론사 기자들이 행사의 진행을 방해하며 질문 공세를 퍼붓자 이에 답하며, 한국 일부 언론과 정치권의 악의적 왜곡 및 편 가르기 등 관행화된 부조리에 대해 격정 토로한 것"이라고 상황을 해명했다.

이날 반 전 총장은 위안부 발언을 둘러싼 논란 이외에도 지난 12일 자신이 인천국제공항에서 공항철도를 이용하기 위해 표 발권기에 1만원권 지폐 두 장을 한꺼번에 넣은 게 논란이 된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반 전 총장은 식사자리에서 "여러분 파리에 가서 전철 끊을 때 금방 할 수 있느냐"면서 "뉴욕에 오래 있다가 왔으니 약간의 애교로 봐줄 수 있지 않으냐"고 했다.

이어 "악의를 갖고 제발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국 국민끼리 서로 미워하고 그러니 저도 답답하다"면서 "왜 할 일이 많은 젊은 분들이 '페이크 뉴스'라든지 가짜 뉴스, 남을 헐뜯는 데 기쁨을 느끼느냐"고 밝혔다.

또 "대한민국 국민이 할 일이 아니다. 이런 것을 고쳐야겠다"며 "저는 정치인이 아니다. 나 같은 사람이, 나라도 좀 해봐야겠다"고 정치개혁 의지를 거듭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정치가 잘못되고 있으니까 국민을 잘못 유도하는 것"이라며 "정치인들에게 모두 당하고 있는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한편, 반 전 총장은 이날 앞서 광주 조선대학교 강연에서 대학생들에게 "여러분이 젊을 때 세계를 좀 알고 세계인류와 고통을 나누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해외로 진출해서, 정 다른 일이 없으면 진짜 '볼런티어'(volunteer·자원봉사)라도 세계 어려운데 다녀보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라도 한다는 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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