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문화공간‘갤러리카페’]

신진작가에 전시장 저가·무료대여
‘전시회 관람 인증’ 무료 베이커리

메뉴판 대신 그림으로 벽 장식
20대 청년작가 릴레이 전시 눈길

차 마시며 여유롭게 작품 감상
이야기꽃 피우는 사랑방·휴식처

지역 주민들 문화향유 기회 확대
작가들엔 문화예술 소통의 장

 

커피를 마시며 작품도 감상하고 인증사진까지 남길 수 있는 일석삼조의 갤러리카페가 울산에서도 단연 인기다. 매력적인 그림이 내걸린 카페에서 여유롭게 문화생활을 즐기는 시민들.

평소 ‘전시장 내 음식물 반입금지’ ‘사진촬영불가’ 등의 경고문에 얽매였던 이들은 주목하자.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이족보행의 자유의지대로 예술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자유로운 미술관 분위기에 커피 향까지 가득한 ‘갤러리카페’다. 미술작품을 조금 더 편하고 가깝게 만나볼 수 있어 인기다. 인증사진을 남기고픈 욕구까지 충족시켜준다. 오늘의 해시태그는 ‘#커피마시면서작품감상#인증샷#일석삼조#울산갤러리카페’다.

◆마음껏 찍고 인증하길 ‘오프루트 비로소점’

요즘 카페는 커피만 마시던 공간에서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또 갤러리카페의 상승세에 따라 아예 다양한 전시를 목적으로 카페공간을 설계하기도 한다. 

특히, 하얀 도화지에는 어떤 색을 얹어도 어울리기 마련이다. 갤러리카페도 마찬가지. 화이트 컬러의 타일이 사방에 둘러진 ‘오프루트 비소로점’은 어떤 걸 그려놔도 돋보이는 곳이다.

오프루트는 요즘 보편화돼있는 인증샷 문화도 적극 반영하고 있다. 이른바 ‘오프루트 해시태그 이벤트’다. 카페의 전시회를 관람하고, 찍어서 올려 인증하면 무료베이커리를 나눠준다. 현재 임채광 작가의 ‘순간으로부터의 존재’전이 선보여지고 있다. 임 작가의 작품들로 카페들이 빼곡히 채워져 손님들은 곳곳에서 작품을 감상하거나 사진 찍을 수 있다.

갤러리카페는 지역의 신진작가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장소기도 하다.

대형 전시장에 비해 대관료가 저렴하거나 아예 무료인 덕분에 기존 지역갤러리들을 빌리기 힘들었던 작가들에게 열려 있는 곳이다. 전시장소 제공은 물론 카페 손님들이 관람객이 되면서 전시 홍보도 걱정할 필요 없다.

이에 오프루트 또한 올해 전시 작가를 모집 중이다. 카페 관계자는 무엇보다 작품의 시각적 매력도와 스토리텔링이 중점적으로 고려된다고 말했다. 또, 전시의 집중도를 위해 1작가 1전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다만 학생작품은 팀 단위로 참여해 선보일 수 있다.

갤러리카페는 지역의 신진작가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장소기도 하다.

◆메뉴판 대신 그림 걸기 ‘브리즈커피 울산대점’

누가 객(客)이고 주(主)인지 알 수 없는 게 갤러리카페의 묘미다. 그만큼 미술작품들이 카페에 자연스레 녹아있다는 말이다. 이 때문에 갤러리카페에 내걸리는 작품들은 대부분 카페 분위기와 비슷한 색채를 띠거나 일상 풍경을 담아낸 사진과 아크릴화 등이다.

이처럼 그림은 카페의 허전한 벽면을 채울 수 있는 인테리어 소품으로 탁월하다. 가격들이 빼곡히 적힌 메뉴판대신 꽃 한 송이가 그려진 작품이 있다고 상상해보자. 꽃 그림에 이끌려 꽃차를 주문할지도 모를 노릇이다. 

남구 울산대학교 캠퍼스 안에 위치한 ‘브리즈커피’의 넓은 벽돌 벽을 채우고 있는 것 역시 그림이다. 이곳은 20대 젊은이들로 매일 북적이는 카페들 중 하나다. 

정기적이진 않지만 수시로 작품들을 선정해 젊은 취향을 저격할만한 전시로 카페 인테리어 효과도 덤으로 살리고 있다.

이달에는 강현신, 김소형, 김승환, 전나경, 정소영, 정소희, 최은주 작가가 선보이는 ‘4월의 아지랑이’전이 펼쳐지고 있다. 봄의 생동감을 느낄 수 있는 작품 7점이 카페 곳곳에 전시돼 손님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갤러리카페는 미술작품을 조금 더 편하고 가깝게 만나볼 수 있다. 인증샷은 필수다.

◆열린 공간 맛있는 커피 ‘갤러리카페 쿰’

갤러리와 카페의 조화도 중요하지만 커피 맛도 빼놓을 순 없다. 남구 야음동에 위치한 갤러리카페 ‘쿰’은 오픈 당시에는 동네에서 다소 낯선 갤러리카페였다. 하지만 지금은 향긋한 냄새를 풍기는 커피 맛과 편안한 분위기 덕분에 지역예술인들이 찾아오는 곳으로 거듭났다.

특히나 이곳은 카페와 갤러리를 따로 분리시키지 않되, 순서대로 관람할 수 있는 구조로 마련돼 있다. 또 그림을 감상하며 지나다닐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있어 조각 등 설치미술 전시도 가능하다. 실제로 차를 마시며 오래 감상할 수 있는 장점 덕분에 전시 중인 작품의 판매가 이뤄지기도 한다.

지금은 하나로 사진동호회의 다섯 번째 전시가 펼쳐지고 있다. ‘설레임’을 주제로 마련된 전시는 오는 29일까지 갤러리카페 쿰에서 만나볼 수 있다. 강호규, 박성남, 박수형, 박태원, 정영희, 홍미순, 홍요은 작가가 참여한다. 

그림은 카페의 허전한 벽면을 채울 수 있는 인테리어 소품으로 탁월하다.

◆동네주민 사랑방 ‘렌토갤러리’ 

북구 무룡터널을 지나 신전마을에 내리면 만날 수 있는 ‘렌토 갤러리’. 정자바닷가 3분 거리에 위치해 바다향취를 머금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평소에는 돈을 내고 마셔야 하는 커피긴 하지만, 이야기꽃만 피워진다면 한적한 시골마을 갤러리카페에서 내어주는 차 한 잔을 기대해 볼 수도 있다.

이곳은 전형적인 갤러리카페로 고층 아파트가 들어선 강동 지역 주민들이 담소를 나눌 수 있는 동네 사랑방이다. 또 지역사진가들을 위한 갤러리기도 하다. 이렇듯 갤러리카페는 누군가에겐 미술관으로, 휴식처로 다가온다.

‘렌토’라는 이름은 이탈리아어로 ‘느리게’라는 뜻으로, 그만큼 다양한 사람들에게 여유로운 공간 제공을 지향한다. 

갤러리카페답게 이 공간에서는 사진아카데미도 개최되고 있다. 이를 통해 사진 심화반, 작품사진연구반, 포트폴리오반 등의 전시회로 이어져 지역작가들의 네트워크 형성을 돕기도 한다.

갤러리카페의 작품들은 카페 분위기와 어울리는 시각적인 매력도가 높아 눈길을 모은다.

◆마니아를 위한 전통 차와 도자기 전문 ‘갤러리다운재’

다기와 그릇, 접시 등 다양한 도예품들이 즐비해 있는 곳에서 차 한 잔을 마시게 된다면 어떨까.

도자기만을 취급하는 갤러리카페인 갤러리다운재는 그릇마니아들이 찾아 모이는 곳이다. 이 곳은 여느 갤러리카페와는 달리 갤러리와 카페를 층으로 분리시켰다. 1층 실내는 나무로 지어져 전통적인 느낌을 선사한다. 각양각색의 매력을 뽐내는 도자기들이 있어 부담 없이 볼 수 있어 좋다. 투박한 질감서부터 영롱한 빛깔의 그릇들을 보고 있으면 절로 손길이 간다.

작품 감상은 2층에서 본격 가능하다. 갤러리로 마련된 2층은 지역 도자작가들의 소장 작품전이 때마다 열리고 있다.

1층에서 시작된 눈 호강은 2층에서 깊이 있는 전시를 본 후, 3층에서 완성된다.
흙으로 구워낸 찻잔에 떠 있는 꽃잎을 휘휘 불어가며 마시는 차 한 잔은 하루를 마무리하는 듯하다. 자연 속에서 차를 마신다면 이런 기분일까.

이밖에도 사찰요리, 꽃꽂이 등 다양한 문화강좌가 열리고 있다. 마니아층이 두터운 갤러리카페답게 전국 각지에서 손님들이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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