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학원가 학생들 왕래
계단 리프트 없어 불편 호소
노견 보행에 차량 운전자 아찔

시 “2020년 화봉2교 철거
현재 승강기 설치는 예산낭비”

울산 북구 화봉2교 고가차도에 차량이 지나다니는 가운데 한 주민이 위험한 보행을 하고 있다.

울산 북구에 위치한 고가 차도에 보행자를 위해 설치된 계단이 휠체어나 자전거 이용자 등의 통행이 불가능해 인근 주민들이 차도 위 위험한 보행을 지속하고 있다.

25일 오후 울산 북구 화봉동에 위치한 화봉2교. 한 주민이 고가차도 옆 80cm남짓의 공간을 통해 건너편 아파트 단지로 향했다. 바로 옆으로 차량들이 지나다니는 가운데 아슬아슬한 보행을 이어갔다. 

잠시 후에는 학원을 마치고 나온 학생들이 서로 장난치며 고가차도를 통행했다. 차량이 지나다니는 것에 아랑곳 하지 않았다.  

이곳 인근은 효성삼환아파트와 한우리아파트 등 아파트 단지와 상가가 밀집돼 있어 주민들의 통행량이 많은 곳이다. 특히 인근에 송정초등학교와 화봉중학교도 위치해 있어 어린학생들의 통행도 잦다.

문제는 보행자들이 화봉2교에 설치된 계단을 이용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일부 주민들은 계단으로는 휠체어나 자전거가 지나다닐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지 않아 차도의 이용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민 박모(37)씨는 “화봉2교 계단에는 육교나 지하도에 설치된 리프트도 없고 자전거를 끌고 다닐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지 않아 불편함이 이만저만 아니다”라며 “얼마전 한 부모가 아기를 태운 유모차를 끌고 지나간 모습을 본 적이 있는데 정말 아찔했다”고 전했다.   

이날 이곳을 지나간 이모(71·여)씨는 “계단으로 다니기엔 다리가 아프고 힘들다”며 “상대적으로 걷기 쉬운 고가차도를 다니게 된다. 다른 주민들도 다들 차도를 이용하고 있어 나도 같이 이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위험하기는 보행자 뿐만이 아니다. 
주민 이모(42)씨는 “출퇴근 길에 이곳을 항상 지나다니는데 도로 옆 갓길에 학생들이나 어르신들이 종종 지나다니는 모습을 보곤 한다”며 “하루는 옆에 있는 보행자를 피하려다 차선을 이탈할 뻔 하는 등 대형사고의 위험이 있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이 같은 위험한 상황을 울산시는 확인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울산시 종합건설본부 관계자는 “차도로 시민들이 보행하고 있는지 몰랐다”며 “현장에 나가서 정확한 상황을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애인 등 거동이 불편한 분들이 화봉2교를 이용할 수 없는 상황임은 인정한다”라면서도 “울산~포항 복선전철화 사업의 진행에 따라 폐선부지 활용여부가 결정되면 화봉2교 철거 등의 계획이 세워질 것이다. 2020년 이면 이 같은 계획이 완료될 텐데 무작정 승강기 등의 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예산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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