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수입해 온 뉴질랜드산 램 사용
  5~6개월 어린 양고기 3일 가량 숙성
  부드럽고 누린내 없어 씹을수록 고소
  진한 우유 맛 돌아 아이들에게도 인기
  채소 텃밭서 재배…조미료 사용 안해
  된장찌개·소면 입안 개운하게 마무리
 “내 가족 먹는다는 생각으로 정성 다해”

 

영양 만점, 고소한 풍미 가득한 양갈비 구이 한 상이 푸짐하게 차려졌다.

본격 여름 휴가철인 8월. 이번 여름 휴가 식도락은 뜯고 씹어서 맛볼 수 있는 풍미작렬 ‘양갈비 구이’가 제격이다. 양갈비는 조선시대에 중국 당나라의 약재가루인 망사를 풀어 넣은 물에 데쳐 굽거나, 술에 적셔 구워 먹었다고 한다. 실제로 조선 숙종 때 실학자 홍만선이 엮은 ‘산림경제’에는 양갈비 구이 조리법이 남아있다. 무엇보다 양고기는 불포화지방산으로 콜레스테롤이 적고, 돼지고기에 비해 칼슘, 인, 철분이 가득하다. 또 미용에 좋은 토코페롤이 풍부하고, 성장기 아이들과 골다공증, 노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카르니틴도 함유돼 있다. 울산 남구 신정2동에 위치한 양갈비전문점 ‘대산양갈비’에서는 양고기 맛의 진수를 느껴볼 수 있다. 숙성기간동안 잡냄새가 제거된 양갈비와 직접 키워 만들어낸 채소겉절이, 상큼한 백김치와 함께 어우러지는 고소한 맛의 향연을 즐겨보자.

 

양갈비는 타지 않게 뒤집어 가며 굽는 게 포인트.

● 갈빗집 10년 노하우가 그대로
대산양갈비를 3년 6개월째 운영 중인 왕금순 대표는 한때 남구 무거동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했던 갈빗집 주인이기도 했다.
지금은 남편 김익한 씨와 함께 창밖으로 논밭이 펼쳐진 이 곳에서 양갈비 구이를 선보이고 있다. 이들 부부가 양갈비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남편 김씨는 울산에서 유통 사업을 해 오면서 양갈비도 함께 수입, 판매했다. 그 당시 양갈비 판매 소식을 전해들은 사람들이 “판매하는 양갈비는 어디서 맛 볼 수 있냐”며 물어보는 문의전화가 쇄도했다고 한다. 이에 양갈비를 맛있게 맛볼 수 있는 곳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해 식당 문을 열었다.

김 씨는 “무엇보다 양고기는 AI, 콜레라, 비브리오패혈증 등 가금류와 돼지고기, 생선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의 위험이 없는 음식”라고 설명했다.
직접 고기를 들여오는 김 씨 덕분에 이 곳의 양고기는 수입상태 그대로 보관된 인증을 받은 뉴질랜드산 램 고기다.
그는 “호주산 양고기에 비해 뉴질랜드산은 육질이 부드럽고 냄새가 적으며, 갈빗대도 작아 들고 먹기도 편하다”고 언급했다.

고기 품질이 보장된 만큼 이미 단골손님도 여러 명이다. 꾸준히 방문하는 손님들은 이들에게 큰 힘이 된다. 왕 대표에 따르면 한 손님은 일주일에 한 번씩은 찾아올 정도로 이 집 양갈비에 푹 빠졌다고 한다.
왕 대표는 “그 손님이 ‘양고기를 잘 먹은 덕분에 건강하게 한 해를 보낼 수 있었다’고 했다”며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가게 일이 힘들고, 때론 지치기도 하지만 손님들의 ‘맛있다’ ‘잘 먹었다’ 이 한마디가 정말 감사하고, 힘이 난다”고 말했다.

 

갈빗대를 잡고 뜯는 재미가 있는 양갈비.

● ‘잡내’ 줄이고 ‘우유 맛’ 풍미는 올리고
양고기는 특유의 누린내로 인해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양갈비는 연하고 부드러운 5~6개월 된 어린 양고기인 ‘램’을 사용한다.
잡냄새를 잡기 위한 이 집만의 비결은 바로 숙성냉장고에 있다. 일반냉장고와는 달리 고기의 숙성만을 위해 만들어진 특별 냉장고에 양갈비를 보관, 3일 가량 숙성시킨다.
이렇게 숙성된 고기는 한층 더 부드러워지고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난다.

잘 구워진 양고기는 진한 우유 맛이 입에서 감돌기 마련이다. 바질, 칠리소스, 허브소금 등 각자 취향에 맞는 소스에 콕 찍어 맛보면 풍미가 입 안에 가득하다. 특히, 이 곳 양갈비는 아이들에게도 인기 만점이다. 우유 맛이 친숙한 아이들에게 양고기는 몸에도 좋을 뿐만 아니라, 뜨거운 갈빗대에 냅킨을 둘둘 말아 잡고 뜯는 재미도 덤이다.  

왕 대표는 “손님들이 고기를 먹어보고 하는 첫 마디는 ‘냄새 안 나네’ ‘맛있다’ 등이다”며 “손님상에 내어 놓기 전까지 잘 보관하고 손질하는 것이 관건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함양에서 만들어진 숯을 사용해 고기가 타지 않고 고루 익혀 먹을 수 있어 좋다. 이들 부부는 연기를 흡입키 위한 고기집 환풍기를 불판 아래에 설치해 손님들의 편리함을 더했다. 고기집의 흔한 풍경 중 하나가 환풍기를 사이에 두고 서로의 얼굴이 가려진채 이를 당겼다 올렸다하며 먹는 것일 테니 말이다.

 

양갈비전문점 ‘대산양갈비’ 가게 전경.

● “남김없이 다 드시고 가세요~”
남편 김익한 씨는 식당 옆 텃밭에서 손님상에 올릴 채소들을 직접 키우고 있다. 
김 씨는 “시장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도 있지만 직접 키워 친환경으로 내어놓는 것과는 차이가 많기 때문에 땡볕에도 나가 밭을 돌본다”고 말했다.

이에 고기와 곁들이는 상큼한 샐러드, 새콤달콤한 겉절이, 간간한 장아찌는 건강식이나 마찬가지다.
양갈비 구이로 기름진 입을 개운하게 해줄 된장찌개와 소면도 별미다. 찌개와 국수의 육수도 각종 천연 재료로 맛을 내 뒷맛이 깔끔하다. 반면 조미료를 일체 사용하지 않는 탓에 화학조미료에 입맛이 길들여진 손님들의 반응이 갈리기도 한다.
왕 대표는 “화학조미료를 전혀 사용치 않는데, 손님들이 간혹 가다가 ‘싱겁다’ ‘맛이 부족하다’ 등의 평가를 하시면 속상할 때도 있다”며 “건강에 좋은 음식을 만들고 싶기 때문에 이는 계속해서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왕 대표는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손님들이 채 다 먹지 못한 음식들이 그대로 버려지는 것이 아까워 손님들에게 직접 이렇게 말한다고 한다. “손님, 이것도 맛있고 저것도 맛있을 겁니다. 정성껏 만들어 내놓은 반찬들이니 꼭 다 드셔보세요”라고.
끝으로 그는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내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정직하게 식당을 꾸려나갈 계획”이라며 “무더운 여름, 양고기를 먹고 울산시민들이 힘낼 수 있는 한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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