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Joy] 추석 선물 新풍속도

1인가구 위한 단품 소포장·젊은 직장인 영양제 필수 선물
‘김영란법’ 영향 저가 선물세트 강세… 비용 부담도 줄어
저탄소·GAP 인증 과일… 생활식용품 세트 인기도 여전

2017 ‘추석(秋夕)’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김영란법, 1인가구, 저탄소 등 올해도 어김없이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명절선물 풍속도가 펼쳐진다. 최근 롯데백화점 울산점을 방문한 시민들이 명절선물을 구입하기 위해 추석기획코너를 둘러보고 있다.

‘추석(秋夕)’이 다가오고 있다. 가을밤의 달빛이 가장 좋을 때다. 풍성한 가절인 만큼 마음 씀씀이도 크게 쓰고 싶어진다. 선물을 고르는 손길이 벌써부터 분주하다. 1970년대엔 식용유와 치약 등 생필품이 인기였고, 80~90년대엔 넥타이와 한우세트 같은 고급 선물이 각광받았다.

2000년대 이르러서는 웰빙 바람이 불며 건강식품 등이 다크호스로 등장했다. 그 후로 2017년. 올해도 어김없이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명절선물 풍속도가 펼쳐진다.

◆‘나 혼자 산다’ 1인 가구의 등장

혼자 살겠다는 말이 더 이상 어색하지 않은 사회. 결혼해서 아들딸 놓고 오순도순 잘 사는 게 인생의 진리였던 시대를 벗어나고 있는 지금이다. 이와 같이 ‘1인 가구’의 등장은 새로운 사회풍토를 계속해서 만들어 내고 있다.

대가족이 모여 함께 먹고 즐기는데 적합했던 명절선물도 1인에 초점을 맞춰 변신했다. 
먼저, 풍성한 세트보다는 ‘단품 소포장’이 인기다. 일일이 분리수거 해야 되고 쓰레기통을 차지하는 과대 포장 선물 대신 감각적이고 재활용 가능한 것들이 출시되고 있다.

현대백화점 울산점은 추석 선물특선집으로 명인명촌을 선보이고 있는데, 요즘 트렌트를 반영한 패키지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전통 술들 중 하나인 소곡주, 백일주 등을 비롯해 볶음고추장, 들기름, 육포 등의 식품들을 소포장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끌고 있다.

특히, 집에서 커피를 만들어 먹는 ‘홈카페’가 열풍하면서 이에 걸맞은 ‘프랜차이즈 커피’ 선물이 인기다. 최근 남구에 문을 연 커피전문점 폴바셋 매장에는 내달 31일까지 선물세트 특별 판매를 실시하고 있다. 홈카페를 즐기는 이들을 위해 휴대 가능한 바리스타 파우치를 비롯해 머그잔, 텀블러, 스페셜티 등이 세트로 마련돼 있다.

사회초년생 이모(동구 전하동·27) 씨는 “직장 동료들 중에 아직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사는 1인 가구들이 많은데, 이들에겐 빨리 먹고 치우거나 여가생활에 도움이 되는 선물이 최고”라며 “친한 지인과 함께 프랜차이즈 커피 점에서 파는 텀블러 세트를 구입했다”고 말했다.

또한, ‘혼술’을 즐기는 이들이 분위기 내기 딱 좋은 ‘와인’ 선물도 각광받고 있다. 현대백화점 울산점 와인판매코너 담당자는 “요즘 와인이 대중화되면서, 혼술을 하거나 간단한 술자리를 위해 구입하는 젊은 층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무엇보다 음식을 예쁘게 차려먹으려는 추세인 1인 가구들에게 와인 선물은 안성맞춤”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부모님 선물 1위를 차지하던 ‘영양제’는 이제 혼자 사는 젊은 직장인들의 필수 선물이 됐다. 정관장 롯데백화점울산점에는 선물 구입을 위해 방문한 고객들에게 20~30대가 먹기 편한 홍삼영양제들을 추천하고 있다. 또한, 영양제를 먹는 방법도 다양해져 가볍게 물에 타먹거나 쉽게 들고 다닐 수 있는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1인 가구’의 등장으로 명절선물도 1인에 맞춘 ‘프랜차이즈 커피세트’ 등이 인기다.

◆저가형 실속세트가 강세

“고객님, 3만원이나 5만원 미만으로 찾으세요?” 지난해 9월 말부터 시행된 청탁금지법, 이른바 ‘김영란법’이 만들어낸 새로운 모습이다. 액수에 따라 마음 크기도 그만하다는 사회 인식을 한순간에 바꿔놓기 충분했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는 진작부터 ‘저가형 실속 선물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김영란법 점심세트’가 나왔듯이 선물에도 예외는 없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명절선물 소비분석에 따르면 올해 설에는 저렴한 수입산 굴비·갈비세트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선물 구입 가격도 5만원 아래에 머물렀다.

추석 선물을 사기 위해 대형마트 식품매장을 찾은 영업사원 A(울주군·32) 씨는 “많은 사람들에게 선물 하다 보니 금액이 만만치 않았는데,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며 “비싼 선물에 치중하기 보다는 주는 사람의 진심을 알아주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친환경’ 선물을 찾는 이들이 더욱 급증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무농약 인증마크를 받은 과일세트.

◆‘친환경’ ‘저탄소’ ‘유기농’이 인기

최근 발암물질이 검출된 생리대가 사회 이슈로 떠오르면서 ‘친환경’ 제품을 찾는 이들이 더욱 늘고 있다. 이에 올해 추석은 이 같은 사회 문제를 의식한 명절선물들이 대두되고 있다. 
기존에 판매되고 있던 농약 뿌리지 않은 과일,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키운 채소 등을 넘어서 ‘저탄소’ 농산물이 인기다.  

최근 추석선물 행사를 시작한 대형 백화점에서는 일반 제품의 1/3만 사용한 저탄소 과일 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저탄소, GAP 인증 과일 스티커를 붙이고 곱게 포장된 선물들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해 보인다.

지난 주말 매장을 찾은 주부 김미희(울주군 청량면·55) 씨는 “친환경 물건들이 일반 물건에 비해 가격은 비싸지만, ‘그나마 몸에 덜 해로울 것’이라는 마음”이라며 “최근 먹을거리를 비롯해 다방면에서 안전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만큼 더욱더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확의 계절인 만큼 선물 고르는 손길이 벌써부터 분주하다.

◆변함없는 스테디셀러

구관이 명관이라고 했다. 뭐니 뭐니 해도 친숙한 것이 최고일지도 모른다. 명절선물 리스트에서 빠지지 않는 종목인 ‘생활식용품세트’다. 이는 구색 맞추기 나름이다. 통조림 햄과 참치캔에 올리브유를 곁들이거나 샴푸 린스와 비누만으로 아쉽다면 치약을 추가하기도 한다.

구성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이라 크기에 따른 호수도 다양하다. 즐거운 명절날 “누구는 1호를 받았네, 누구는 제일 큰 10호를 줬네”하는 상황이 연출 되서는 안 될 것이다.

끝으로 모로 가나 추석은 한 해 동안 고생한 서로에게 진심으로 온정을 베푸는 날이면 된다.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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