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빠른 시일 내 임원 개편은 물론 협회 개편을 실시하겠습니다."

최근 한국 축구에 대한 논란이 뜨거웠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 경질 후 신태용 감독이 소방수로 나섰지만, 이란, 우즈베키스탄과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2연전은 물론 월드컵 진출 확정 후 치른 두 차례 유럽 평가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에 대한 논란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축구협회 수뇌부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 여기에 거스 히딩크 감독 논란까지 겹치면서 말 그대로 위기에 놓였다.

결국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고개를 숙였다.

최근 기대 이하 경기력 및 히딩크 감독 논란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사과와 함께 조직 개편을 통한 한국 축구 발전 도모를 약속했다.

정몽규 회장은 19일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대표팀의 부진한 경기력과 더불어 협회에 대한 비판이 계속 되고 있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죄송하다"면서 "대표팀 경기력에 대한 우려가 크다. 대표팀 전력 강화가 핵심 과제라는 것을 인식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물론 능력 있는 코칭스태프 영입을 위해 구제척 협상을 진행 중이다. 전지훈련, 지원스태프 보강 등 대표팀 현안을 직접 세밀히 챙기겠다"고 말했다.


정몽규 회장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답을 내놓았다. 기존 기술위원회를 축구 발전을 위한 조직으로 두고, 국가대표 감독 선임 등에 대한 문제는 새로운 기구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복안이다.

정몽규 회장은 "축구 발전을 위해 기술위원회는 지속적인 기능을 발휘해야 한다. 결과를 기술위원회가 책임지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발전이 어려웠다"면서 "앞으로는 국가대표 감독 등 대표팀 지도자 선임 기구를 별도로 만들고, 감독 선임 권환과 책임을 이 기구에서 지도록 전담하겠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대표팀 지원 체계에 미흡한 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면서 "더 명확하게 책임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조직개편을 하겠다. 모든 자원을 투입해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도록 준비하겠다. 다음, 그리고 다다음 월드컵을 위해 꿈나무를 기르는 것도 장기적 관점에서 준비해야 한다. 대표팀 감독 선임위원회를 따로 만들고, 기술위원회는 장기적 관점에서 축구 발전에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히딩크 감독 논란에 대한 협회의 대응 미숙도 인정했다.

정몽규 회장은 "초기 대응 부족은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김호곤 부회장이 문자 온 것을 전혀 기억을 못했고, 대응도 잘못됐다. 그것이 본질을 덮을 수는 없다. 대표팀이 다시 일어서도록 신태용 감독에게 변함 없는 신뢰를 보낸다"면서 "본질은 마지막 두 경기에서 더 잘 할 수 있지 않냐는 팬들 기대에 못 미친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적 쇄신을 통한 협회 개편도 언급했다. 협회는 그동안 돌려막기식 대처로 논란을 키웠다. 실제로 슈틸리케 감독 경질과 함께 이용수 기술위원장도 사퇴했지만, 현재 부회장직을 맡고 있다.

정몽규 회장은 "협회 집행부를 비롯한 세대교체 의견을 알고 있다. 변화와 혁신을 통한 발전을 원한다.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협회에서 많이 일할 수 있기를 바란다. 빠른 시간 내 임원 개편 인사와 함께 협회 개편도 실시할 것"이라면서 "슈틸리게 감독 경질 후 이용수 위원장이 물러나지 않고 부회장을 맡고 있냐고 하는데 여러 부분을 고려해서 설명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경찰이 발표한 임원들이 업무상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2013년 부임 후 회계법인과 금전적인 문제를 실사했다. 다만 이번에 밝혀진 부분은 금융정보가 있어야 아는 부분"이라면서 "알았으면 다른 방법이 있었겠지만, 사법기관에서 금융정보를 추적해야 가능한 일이다. 구체적인 사항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국민들의 성원에 대해 부탁의 말도 전했다.

정몽규 회장은 "국민들의 관심과 성원 없이는 좋은 성과를 낼 수 없다"면서 "최근 선수들의 자신감이 떨어졌다. 위축된 상태에서는 절대 좋은 플레이가 나올 수 없다. 못하면 질책도 필요하지만, 팬들이 힘을 실어주고 격려하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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