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교주 유기 혐의 긴급체포…CCTV 증거에도 진술 거부, 범행 부인
경찰, 종교단체 연관성 수사…모친 찾아 북한강변 일대 수색 중

 

 

집에서 멀쩡히 걸어나간 80대 노인이 강에서 숨진 채 발견되고 1시간 반 뒤 집을 나간 부인은 실종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사건에 이 노부부의 딸과 한 종교단체 교주가 깊이 관여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둘이 진술을 거부하고 있어 경찰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18일 경기 가평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3시께 북한강에서 한 노인의 시신이 떠올라 발견됐다.

시신을 부검한 결과 사망 원인은 '익사'(물에 빠져 사망)로 나왔다.

경찰은 신원 파악 작업을 벌여 익사자가 경기도 가평군에 사는 A(83)씨라는 사실을 확인한 뒤 지난 15일 오전 A씨의 딸 B(43)씨를 찾아 연락했다.

집에서 시신이 발견된 지점까지는 약 20㎞ 떨어져 있었다.

경찰의 연락을 받고 나온 B씨는 "아버지가 맞다"며 "아버지와 엄마가 손을 잡고 같이 놀러 나간 걸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A씨는 숨진 채 발견됐고, B씨의 어머니인 C(77)씨는 소재가 파악되지 않았다.

경찰은 딸이 부친의 사망 소식에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이자 C씨가 실종된 사실 등을 수상히 여겨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이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깜짝 놀랄 만한 사실이 드러났다.

부모가 함께 집을 나갔다던 지난 11일 아버지와 어머니가 따로 외출하는 장면이 포착된 것이다.

11일 오후 7시 20분과 9시 40분 두 차례에 걸쳐 딸과 제3의 인물이 봉고차량에 아버지와 어머니를 각각 태워 집을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딸의 최초 진술이 거짓이었던 셈이다.

경찰은 부친의 사망과 모친의 실종에 딸과 이 인물이 개입했다고 보고 두 사람을 각각 존속유기 및 유기 혐의로 지난 17일 오후 7시께 긴급체포했다.

딸과 함께 있던 인물은 종교단체의 교주 D(63·여)씨였으며, 경찰은 두 사람을 상대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 종교단체와 관련한 구체적인 정보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둘은 경찰에서 구체적인 진술을 거부하며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C씨의 소재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보고 관계 당국과 북한강변 일대를 수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CCTV 증거에도 피의자들은 '모르는 일'이라며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면서 "종교단체 연관성 등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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