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형·안민환·김이화·김다솔 작가
 10~40대 시민 20여명 자발적 참여
‘울산큰애기상점가’로 26일 개관

울산 청년작가 4인방과 시민들이 함께 중구의 한 건물 ‘옥상’을 재밌고 색다르게 재구성한 예술 프로젝트가 진행돼 눈길을 끈다. 이른바 ‘The Last Layer’, 건물의 마지막 층을 만들어내는 예술가와 시민의 콜라보레이션 공공예술작업 프로젝트.

 

최근 예술가와 시민의 콜라보레이션 공공예술작업 프로젝트 ‘The Last Layer’가 진행됐던 중구문화의거리42 건물 옥상 전경.

18일 방문한 건물 옥상은 최근까지 작가와 시민들이 작업했던 모습 그대로였다. 한쪽 벽면에는 기하학적인 문양의 테이핑이, 바닥에는 흙으로 써내려간 ‘누군가를 믿고 소중히 여긴다는 것은 정말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 문장이, 벽면에서부터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알록달록한 페인팅 등. 틀에 박힌 예술작업이라기 보단 각자가 원하는 대로 놀다간 흔적들이었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작가는 1F에 김동형(스트릿아트), 2F에 안민환(조소·설치), 3F에 김이화(장소특정예술), 4F에 김다솔(만화) 총 4명이다. 

이들은 주어진 기간 동안 ‘옥상’을 주제로 ‘선’ 위주의 릴레이 작업을 펼쳤다. 각 층을 담당했지만 실제로 층층마다 작업을 진행한 게 아니라, 개인 작업들을 한 공간에 겹겹이 쌓는다는 의미였다. 시민들이 자유분방하게 참여할 수 있는 틀을 곳곳에 제시했다.

이와 함께 10대부터 40대에 이르는 시민 20여명도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시민들은 작가들이 쌓은 작품들 위에 개성 가득한 ‘면’을 채워나갔다. 건물을 방문하는 손님이 될 시민들이 작품과 건물의 ‘마지막 층’을 완성한 것.

프로젝트에 아들과 함께 참여한 한 어머니는 “울산에서도 이런 예술 공간이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라며 “옥상이라는 커다란 도화지에 우리 아이와 함께 그림 작업을 할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고, 이 기억과 시간들이 나중에 우리 아이에게 좋은 추억이 될 듯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한 연인은 “큰 도화지 한 장을 얻었다는 생각으로, 편하게 낙서 한다는 느낌으로 해서 좋았다. 평소에 미술에 관심이 많아 겨울이라 추웠는데도 기분 좋게 작업을 했다”며 “매일 지나다니는 곳이 색다른 공간으로 거듭난 것을 알게 돼 기뻤다”고 말했다.

울산 중구청과 뉴미들클래스가 마련한 이번 프로젝트는 중구문화의거리42 건물 옥상에서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7일까지 진행됐다.

이날 중구청에 따르면 이 건물은 과거 김석주 신경정신과의원이 있던 곳이었지만, 최근 쇼핑몰 ‘울산큰애기상점가’로 리모델링돼 이달 26일 개관을 앞두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비어있는 공간이 예술 참여 공간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시범적으로 선보인 거다. 이를 계기로 중구문화의거리 일원에서 건물을 활용하는 다양한 방안들이 마련될 계획이라는 게 중구청의 설명이다. 

앞서 중구는 원도심 내 방치공간이었던 이 곳을 재창조하는 도시재생프로젝트를 실시해온 바 있다.

개관 이후에도 건물 옥상은 지역예술가들과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지역 예술 공간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중구청 관계자는 “쇼핑몰 개관 이후 중구 원도심 전체에 이 옥상을 활용하는 방안들이 계속 마련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이번 프로젝트처럼 전문가와 시민들이 함께 공유하는 장소로 활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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