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8월 15일 국권 회복한 광복절
젊은 세대 일수록 애국심에 관심 낮아
태극기 게양하며 `호국정신’ 되새겨야 

한국성울산보훈지청장

울산시민 대부분이 7월 하순부터 8월 초순까지 재충전의 시간인 휴가를 보내고 일상으로 돌아올 즈음 광복절을 맞이하게 된다. 광복절은 누구나 알듯이 1945년 8월 15일 국권을 회복한 날로서 국경일 중 가장 경사스러운 날이다.
국경일의 사전적 의미는 나라의 경사를 기념하기 위하여 국가에서 법률로 정한 경축일이다. 법률적 정의 또한 같은 의미로 국경일을 정하고 있다. 나라의 경사를 축하하기 위해 태극기를 게양해야 할 국경일임에도 불구하고 태극기 게양률이 너무 미미해 국경일마다 매번 아쉬움을 느낀다.

3년 전 리서치앤리서치가 발표한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국민통합을 위해 노력해야 할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장년층은 애국심을 많이 꼽았지만, 젊은 세대로 내려갈수록 그 비율이 줄어들어 20대 이하는 고작 3.3%였다. 학력이 높을수록 애국심을 꼽은 비율은 현격히 떨어져 대졸 이상에서는 6.7%에 불과했다. 또한 애국심과 태극기에 대한 거부감을 표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름에 애국을 붙인 몇몇 단체들이 명예라고는 모르는 행위를 너무 자주 저지른 탓이며, 태극기 하면 그 숱한 자칭 애국자들의 무교양과 무질서가 자동으로 떠오르고, 그런 이미지가 부끄러움을 만든다. 태극기를 내걸면 자신이 그들과 동류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젊고 많이 배운 사람일수록 애국의 가치를 낮게 보는 것도 비슷한 이유일 수 있다.

애국심이란 자기가 속해 있는 나라를 사랑하고 그 사랑을 바탕으로 국가에 대해 헌신하려는 의식·신념이다. 자신이 속한 나라에 대한 자부심이 애국심의 원천이다.
애국심은 서로 다른 사람들이 공통의 정체성을 갖게끔 해 사회연대를 불러일으킨다. 오늘날 중요한 것은 애국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실체가 없는 대상을 향해 바치는 봉건적 맹목성이나 국가로부터 강제되는 전체주의적 사고로부터 진정한 애국심을 떼어 놓는 것이다. 자신의 나라가 진실로 국민을 위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나라가 되었을 때 또는 그러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발휘하는 애국심이라야 참된 애국심이다.
애국선열께서 죽음을 무릅쓰고 지키고자 했던 태극기, 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해 6·25전쟁 중 산화한 참전 영웅들의 가슴에 품은 태극기, 불의에 항거하며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힘 있게 흔들었던 태극기.

1919년 3월 1일 전국 방방곡곡에서 독립 만세운동을 벌이는 사진, 상하이임시정부 설립 때 찍은 임시의정원들의 기념사진, 일제 요인들을 향해 폭탄을 투척한 윤봉길 의사가 거사 전날 찍은 사진… 이들 사진 속에 등장하는 태극기, 6·25전쟁 때 학도병 서명 태극기, 1960년 권력자의 동상을 끌어내린 자리에 나부꼈던 깃발, 1980년 무장한 계엄군 앞에 선 시민들이 들었던 깃발, 또한 1987년 독재자를 물러나게 만든 평화행진 대오를 이끌던 깃발 등이 대한민국 국기이다.
태극기는 우리나라를 세계에 알리는 공식적인 징표이자 대한민국의 주권과 국민적 자긍심을 상징한다. 법률에 의하면 ‘대한민국의 국기이며, 모든 국민은 국기를 존중하고 애호해야 한다’라고 규정돼 있으며, ‘국경일은 국기를 게양해야 하는 날이다’라고 명시돼 있다.

울산광역시에서는 옥현 사거리부터 공업탑 로터리 방향으로 약 3km의 거리를 포함해 시내 주요 도로 13곳, 약 26km를 태극기 거리로 조성하여 태극기 3,000개를 365일 게양하고 있다.
울산 시민과 학생 등 대부분이 출·퇴근 또는 통학할 경우뿐만 아니라 울산을 방문하시는 모든 분들이 자연스레 태극기와 마주치게 된다.

사상 초유의 폭염으로 힘든 여름을 보내고 있는 요즈음 국민통합이 더더욱 절실한 시기라고 본다. 울산 시민 여러분께서 주위에 있는 태극기, 다시 한번 그 의미를 되새겨 보기를 바라며, 특히 다가오는 올해 광복절에는 집집마다 태극기 게양을 부탁드린다.
국경일에 태극기 게양이라는 조그마한 실천이 애국선열, 6·25전쟁 참전용사, 민주열사 여러분에게 부끄럽지 않은 후손으로서 애국의 시작이고,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하신 그분들에 대한 보답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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