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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재 준비 초기단계부터 세계유산 전문가 도움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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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달희 울산대 교수 / 반구대포럼 상임대표
  • 승인 2019.04.02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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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매일-반구대포럼 공동 기획   5. 세계유산 등재 전략적 접근  
 

세계유산 심사 조건 까다로워
이달희 교수

등재 요건 변경 등 챙겨봐야
 
초기 단계서 자문·분석서비스
‘업스트림 과정’ 전략적 활용 필요

 
등재 불확실성 해소위해서라도
ICOMOS 등 협력방안 강구해야

 
대곡천암각화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준비를 위해선 암각화 표현물의 특성에 집중할 것인지 주변 경관과 인문학적 요소의 연계성을 추출할 것인지 초기에 판단해야 한다. 사진은 대곡천 암각화군에 포함된 천전리 각석. 울산매일 포토뱅크


울산광역시의 대곡천암각화군 세계유산등재라는 대장정의 공식 업무가 시작되었다. 이미 대곡천 암각화군 일대의 관광자원화 용역을 발주한 가운데 문화재청, 울산시 관계자와 전문가들이 첫 회동을 갖고 전반적인 등재 준비와 관련된 이슈를 폭넓게 논의한다고 한다. 등재서류에 수려한 문체로 기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콘텐츠와 논리적 구성이 중요하다. 즉 우리의 주장을 얼마나 과학적인 증거와 분석으로 뒷받침하는가가 관건임을 명심해야할 것이다. 현재로서는 시간도 세계유산등재 환경도 우리 편이 아닌 것 같아 안타깝다.
 
대곡천 암각화군이 세계유산 잠재목록으로 등록 된지 지난 1월로 만 10년이 지났다. 잠재목록은 10년 단위로 다시 등록하도록 한 세계유산 운영지침의 권고를 따르면 적어도 금년에 수정등록을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울산시가 발표한대로 2022년 등재를 목표로 한다면 2021년 2월 1일 까지는 세계유산센터의 완성도 검토를 통과한 등재 서류가 제출돼야 한다. 만약 유산의 명칭, 내용 등을 새롭게 하여 등재 신청을 한다면 2020년 2월 이전에 잠재목록으로 다시 등록해야 한다. 어떤 선택을 하던 금년 내로 세계유산위원회가 요구하는 서류 작성을 대부분 마쳐야 하는 일정이다. 국내절차까지 고려한다면 너무 빠듯한 일정이다.
 
#등재신청 유산  1점으로 줄어

더욱이 지난해부터 변경된 세계유산 운영지침의 등재관련 내용이 대곡천 암각화군의 등재에 결코 유리하지 않아 보인다. 지금까지 새로운 유산을 발굴하고 기존 유산 보존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세계유산위원회는 각 당사국들이 신청하는 유산의 수량을 적어도 한 점이 자연유산이나 문화경관인 경우 매년 2점까지 허용하고, 위원회가 매년 검토하는 전체 유산의 수량 역시 45점으로 제한해 왔다. 그러나 2018년 2월부터는 각 당사국들이 신청할 수 있는 유산의 수량을 매년 한 점으로 제한하고, 전체 검토 유산의 수량도 매년 35점으로 제한하였다. 전체 검토 수량에는 전년도에 보류 또는 반려된 유산, 확장유산, 월경유산, 그리고 연속유산이 포함된 것을 고려하면 더욱 줄어들 것이 확실하다. 뿐만 아니라 전체수량이 35점을 상회할 경우 적용되는 우선순위 요소도 결코 유리하지 않다.

첫 번째 우선순위는 등재유산이 없는 국가 몫이고, 두 번째는 등재된 유산이 3점 이내 국가유산, 다음으로 반려된 유산, 네 번째는 전년도에 전체 검토 수량 한도를 넘어 제외된 유산 순 등 12가지의 우선순위 결정 요소가 있지만 대부분이 대곡천 암각화군에 불리해 보인다. 더욱이 만약 2021년 등재를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갯벌’과 2021년 등재를 고려하고 있는 가야고분군 등재 신청이 보류 또는 반려되어 계획대로 이행되지 않으면 2022년 등재는 더 어려워 보인다. 이와 같이 변경된 지침은 4년 동안 시범 적용하고 2022년 46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평가할 예정이다.
 
#대표성과 균형성 빈공간 채워야

반구대암각화의 보존과 유적관리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대곡천 암각화군의 규모가 등재된 세계암각화유산이나 잠재목록에 등록된 암각화 유적에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너무 왜소하고 반구대암각화와 천전리각석의 연결 고리에 대한 이해 부족 등을 고려할 때 지금까지 등재된 암각화 세계유산 목록의 대표성과 균형성에 빈 공간(Gap)을 채워줄 수 있는 무언가를 빠른 시간 내에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이러한 빈 공간을 반구대암각화와 천전리각석의 표현물 특성과 특별한 의미로 채울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대곡천 주변 자연경관과 인문학적 요소와의 연계성에서 추출할 수 있을 것인지를 준비 초기 단계에서 확정할 수만 있다면 다음 단계로 훨씬 쉽게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세계유산위원회가 지난 25년 동안 추진해온 ‘글로벌 전략(Global Strategy)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1972년 세계유산협약이 채택된 이후, 각국의 관심이 증대하면서 세계유산 목록에 포함된 유산의 유형 및 지역 간 불균형 문제가 대두되었다. 이는 당초 세계유산협약과 운영지침이 선진국과, 유럽 중심으로 맞춰진 제도였기 때문에 아프리카 및 아시아·태평양 지역 등 일부 비유럽 지역을 적절히 대표하지 못했고, 유산 가치에 대한 평가 기준과 유산 등재지역의 편중 현상이 나타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서는 국제기념물유적협회 등 전문기관의 도움이 필요하다. 사진은 통도사 사찰 유산 검증에 나선 전문가들. 연합뉴스


이에 1994년, 세계유산위원회는 세계유산목록의 대표성, 균형성 및 신뢰성 제고를 위해  ‘글로벌 전략’(Global Strategy)을 수립하였다. 글로벌전략의 목표는 기존의 제한된 유산 개념을 넘어서, 자연과 인간의 공존, 서로 다른 문명간의 조화와 교류, 인류의 창의성이 담긴 유산들의 가치를 좀 더 폭넓게 인정하려는 것이었다. 특히 아프리카, 아시아 지역에서 아직 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국가들이 협약에 가입하도록 권유하였으며, 세계유산을 보유하지 못한 국가들의 잠정목록 및 등재신청서 준비 과정을 지원하는 일 등이 포함되었다.

세계유산협약의 효과적 이행을 위한 전략적 목표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닌 문화유산, 자연유산의 대표성과 신뢰성 (Credibility)강화, 세계유산 특성의 효과적 보존(Conservation) 강화, 협약국의 세계유산협약 이해와 실행, 세계유산 등재신청에 따른 효율적 역량강화(Capacity Building) 촉진, 세계유산에 대한 대중의 인식, 참여 및 지지를 위한 소통(Communication) 증진, 그리고 OUV 보호를 위해 지역 주민과 사회의 협력을 강조하는 지역사회(Community)를 추가하여 ‘5C’가 되면서 지금까지도 이러한 노력은 지속되고 있다.
#업스트림 과정 활용할 수 있어야

글로벌 전략측면에서 세계유산위원회가 등재 준비 초기단계에 이용할 것을 강력히 주문하고, 대곡천암각화 등재에도 활용할 수 있는 제도는 ‘업스트림 과정(upstream process)이 있다. ‘업스트림 과정(upstream process)’은 2015년부터 운영지침에 포함되었으며 세계유산센터가 자문기구 전문가들과 함께 해당 당사국에게 세계유산등재신청서를 제출하기 전 초기준비단계에서 등재와 관련된 조언, 자문, 관련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련의 과정을 의미한다. 등재서류를 완성하기 전에 유산의 완전성, 진정성을 포함한 OUV를 정당화할 잠재적 요소를 찾기 위한 초기 준비작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업스트림 과정(upstream process)’의 기본 원칙은 세계유산센터 사무국과 자문기구가 등재  전 과정에 걸쳐 해당 당사국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세계유산센터는 가능한 한 빨리, 등재 준비 초기단계에 문화경관 등 특정 유산의 등재, 비교 대상유산 관련 자료 , 자문기구가 수행한 등재유산의 빈 공간에 대한 연구(Gap Studies) 등 각종 자료수집에 대한 도움을 요청할 것을 강력히 주문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사우디아라비아의 하일 암채화(Rock Drawing in the region of Hail)는 이 제도를 활용하여 2015년 성공적으로 세계유산에 등재된 경우다. 이코모스 전문가들은 이 지역 유적 현장을 일주일 방문하여 보다 상세한 비교연구와 이 연구 결과를 활용하여 OUV의 특성을 보다 구체적으로 기술할 것과 보호구역 지정 범위에 대한 조언을 하는 보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

세계유산센터는 2018년부터 최대 연10건의 신규요청을 받고 있으며 지난해 3월 기준으로 3건의 잠재목록 수정을 포함하여 16건의 지원 요청이 저개발국가는 물론 독일, 덴마크, 노르웨이 같은 선진국으로 부터도 있었다. 이제도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세계유산센터 홈페이지에 있는 신청서를 작성하여 제출해야 하며, 제출된 신청서는 매년 두 차례 검토되고 우선순위를 정한다. 신청서 제출 마감일은 3월 31일과 10월31일이다.

대곡천 암각화군의 경우 OUV는 물론 유적범위, 보존. 관리 등 등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많은 측면이 불확실한 상태다. ‘업스트림 과정(upstream process)’ 제도를 활용하여 암각화 전문가는 물론 세계유산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면 등재는 보장하지 못하더라도 불확실성은 어느 정도 해소할 것으로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다음 신청 마감일인 10월까지 기다리기 보다는 등재준비 초기인 지금부터 국내 전문가는 물론 암각화와 세계유산 관련 국제기구인 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회), IFRAO(국제암각화단체연맹)와 협력하는 방안도 동시에 강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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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희 울산대 교수 / 반구대포럼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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