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과 공주 등 몇몇 지역에서 눈여겨볼만한 마을호텔들이 생겨나고 있다. 여기에서는 개인 또는 민관이 함께 협력해 새로운 커뮤니티를 일궈내면서 체류형관광 활성화와 지역경제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진은 공주시 봉황동에 소재한 한옥게스트하우스 '봉황재' 모던한옥 안마당.  
 
   
 
  ▲ 로컬스티치 소공점 전경.  
 
   
 
  ▲ 봉황재 대문. 이 대문과 담장은 공주시 한옥지원사업을 통해 새롭게 조성된 것이다.  
 
   
 
  ▲ 봉황재 대표 권오상 씨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 봉황재 끝방 한옥 2인실 내부. 천장을 막지 않고 개방감을 위해 연등천장으로 열어둔 모습.  
 
   
 
  ▲ 봉황재에서는 오래된 목조 한옥의 매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 봉황재 주인장이 손님들을 위해 내놓은 책들.  
 
   
 
  ▲ 서울 중구 소공로 96에 위치한 로컬스티치 소공점은 로컬숍과 커피와 빵을 파는 카페, 코워킹공간으로 분리돼 운영 중이다.  
 

[‘스테이U 울산’, 마을호텔에서 길을 찾다] (5) 민간이 일궈낸 체류 커뮤니티 ‘서울’ ‘공주’



지방자치단체들이 체류형 관광 활성화를 위해 마을호텔에 대해 관심이 부쩍 늘면서, 마을호텔을 준비하거나 시작한 곳이 많아졌다. 대부분 마을호텔을 통해 관광객 숙박 해결과 동시에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기대하고 있는 게 현실이지만 마을호텔 이름만 붙여놓는다고 뜻하는 바를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가운데 민간에서 때론 민관 협력으로 체류 커뮤니티를 일궈내고 있는 마을호텔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오래된 여관과 한옥을 각각 개조해 만든 서울의 ‘로컬스티치’, 공주의 ‘봉황재’가 바로 그곳이다. <편집자주>



#작은 동네여관이 상권 살리는 마을호텔로

2013년 서울 서교동 옛 주택을 리모델링해 동네호텔로 시작한 ‘로컬스티치’. 로컬스티치란 ‘Local’(각 지역 전문가와 콘텐츠)과 ‘Stitch’(연결하다)의 합성어로, 오래된 건물을 리모델링해 동네에 필요한 공유공간을 기획·설계해 동네와 동네를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당시 동네호텔 형태의 숙박시설로 오픈해, 2년 뒤 국내최초로 주거와 공유오피스를 결합한 ‘코워킹(co-working)&코리빙(co-living) 로컬스티치’로 영역을 확장했다. 현재는 8개 지점에 100개의 독립실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홍대 앞에 자리 잡은 로컬스티치 1호 서교동점은 우리나라 마을호텔의 선두주자라 할 수 있다. 처음에는 외국여행자들을 위한 숙소로 활용됐는데, 초기 운영 방식이 동네 상권을 살리는 등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데 한몫 했다.

조식 제공은 숙소 인근 식당을 이용케 하고 세탁서비스는 동네 세탁소를, 카페는 동네 카페를 가게끔 유도했다. 이는 관광객이 자연스레 동네 한 바퀴를 돌아보며 일정 소비를 하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이곳만의 매력이 됐다고 한다.

취재진은 서울 소공동에 위치한 로컬스티치 8호 소공점을 찾았다. 가장 최근에 문을 연 이곳에는 지식콘텐츠 그룹 ‘폴인’이 입주해 있었다. 도심 내 위치해 접근성이 높았고, 주요 관광지와 인접해 지역관광 거점으로 활용되기 충분해 보였다.



#죽어가는 동네를 살리는 커뮤니티 거점이 되다

지난 8월 12일 방문한 공주 봉황동 180에 위치한 한옥게스트하우스 ‘봉황재’ 모던한옥. 봉황재는 뒷산인 ‘봉황산’의 이름을 따 2018년 8월 오픈했다.

이곳은 1960년대 중부지역 도시한옥의 외관과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1960년~1980년대까지 사용되던 고가의 모자이크 타일도 부엌문과 창호 하단에서 찾아볼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러면서도 리모델링을 통해 객실마다 개별 화장실과 냉난방을 완비해 찾아오는 손님들을 배려했다.

하숙마을로 유명했던 구도심 봉황동은 1990년대 이후 신도심이 생겨나자 인구수가 급격히 줄어들며 조용해졌다. 이후 공주시의 한옥지원사업과 주거환경개선사업을 통해 도로가 새로 닦이고 주차장 등이 조성됐다.

이 와중에 동네를 새롭게 지키고 있는 이들이 있었다. 곳곳에서 카페, 갤러리, 책방 등을 운영하며 인적 드문 동네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청년예술가들. 그 가운데는 봉황재를 빼놓을 수 없었다. 숙박시설이 마땅치 않은 공주에 놀러온 사람들은 봉황재에 머물며 자연스레 주변 동네 맛집, 즐길거리를 안내받았다. 실제로 취재진도 봉황재 버전의 마을지도를 보고 근처 식당에서 저녁 한 끼를 해결하고, 다음날 오전에는 아기자기한 개인카페에 들려 커피 한 잔을 마셨다. 봉황재에서 시작한 여행은 유명 관광지를 포함해 동네 한 바퀴를 둘러보고 머무는 것으로 완성됐다. 이곳은 그야말로 공주 원도심 여행의 거점이자 친절한 관광안내소였다.



[인터뷰] 한옥게스트하우스 ‘봉황재’ 권오상 대표



봉황재 대표봉황재 대표 권오상 씨는 대기업 퇴직 후 경기관광공사에서 10년 넘게 기획·마케팅 일을 했다. 그러다 공주 구도심인 봉황동의 한 옛 가옥이 마음에 들어 이곳에 1년째 자리 잡고 있다.

권 씨는 마을호텔을 세우고 앞으로 더 크게 성장시키기 위해 그간의 노하우로 갖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일환으로 만든 프로그램이 바로 공주 원도심 근대건축과 역사해설 도보투어다. 1인당 1만5,000원의 비용을 받는다. 그는 처음 만난 관광객이지만 어색함은 잠시, 조곤조곤 동네 이야기와 주변 맛집, 둘러볼 곳을 천천히 설명해주고 있다.

특히, 권 씨는 관광객이 봉황동에서 머무르다 갈 수 있도록 마을콘텐츠 만들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도시재생 학습모임, 청년사장 모임, 북클럽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실험하고 적극 진행 중이다.

그는 “봉황재를 거점으로 마을네트워킹을 구축하고, 참신한 아이디어와 여러 재능을 가지고 있는 청년들을 모아 원도심 살리기에 집중하고 있다”며 “아직 유명한 동네마다 있다는 몇몇 업종의 상점들은 없지만, 여러 사람들의 노력으로 가족단위 방문객이 꾸준히 늘고 있고 외국인 손님도 종종 생겨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끝으로 권 씨는 “마을호텔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동네의 여러 공간운영자들의 연대가 중요하다”며 “어느 날 관광객이 무작정 동네의 한 식당을 찾아갔을 때 ‘봉황재에서 왔어요’라고 말하면, 그 한마디에 식당 사장님하고도 친해질 수 있고 하나라도 더 얻어갈 수 있는 하나의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대한민국 서울·공주에서

글=이다예 기자 / 사진=김지은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