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격 상승세…거래량 ‘전국 최고’ 기록
북구 송정지구 등 입주물량 부담도 벗어나
하반기 넘쳐나는 신규분양 계획·조정 필요

심형석
미국 SWCU대학 교수

최근 울산 아파트 시장은 기대를 품기에 충분한 근거를 보여주고 있다. 가장 긍정적인 상황은 부동산정보제공업체의 통계이다. 부동산114에 의하면 거의 3년간 떨어지기만 하던 아파트 가격이 최근 상승세로 돌아섰다. 가격의 선행지표라고 할 수 있는 거래량 또한 만만치 않다.
지난 7월까지 아파트 거래량 상승률은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외부수요도 많았지만 자체수요 또한 적지 않은 걸로 판단된다. 울산 아파트시장에 좋은 소식이 연달아 들리는 것은 참 오랜만이다.

그 동안 울산 부동산시장은 경기침체와 분양(입주)물량 증가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어 왔다. KB국민은행의 통계에 의하면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016년 초부터 감소했고, 울산의 경기침체를 가장 극명하게 반영한 동구의 경우 이미 2015년부터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했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울산 아파트시장이 침체를 보이기 시작한지는 거의 5년이나 지났다는 말이다. 5년이상 부동산경기가 침체하면 상승의 동력은 계속 쌓이는 법이다.
입주물량의 부담으로 인한 어려움도 서서히 벗어나는 모양새다. 북구의 송정지구가 가장 문제였는데 입주와 함께 마이너스 프리미엄을 상당히 줄이는 중이다. 특히나 의미 있는 움직임은 전세가격이다.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차이가 너무 커서 입주하지 않는 수분양자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낮은 금액에서 갭을 메우는 중이다. 수도권의 동탄 제2신도시에 비하면 아주 긍정적이다.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와 함께 에코붐(밀레니얼) 세대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인 덕택으로 보인다. 이들은 새 아파트가 늘어나는 북구로 가장 많이 이동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북구의 전월세와 매매 거래량이 안정적으로 증가한 것 또한 긍정적인 시그널로 보인다.

더욱 긍정적인 신호는 경기변동이다. 통계청에 의하면 울산이 경기도를 제치고 지역별 수출 2위를 기록했단다. 그 동안 산업침체로 지역 경기를 나쁘게 했던 조선업 경기도 살아나면서 부동산시장 회복에 힘을 보태는 중이다.
우리나라 조선업은 8월에도 수주 실적 1위를 기록해 네 달 연속 중국을 제쳤다. 수주금액으로는 2019년 들어 금년 8월까지 중국을 제치고 세계1위를 회복했다. 수주가 늘어나면 당연히 고용 증가가 뒤따른다. 선박 건조량이 늘어나면서 조선산업의 고용도 회복세를 보여 11만명대를 회복했다. 수주산업의 고용인원 증가는 당연히 부동산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킬 것이다. 부동산경기에 긍정적일 수밖에 없다. 금년 7월 동구의 아파트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데는 이런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려되는 점 또한 많다. 울산은 지난 3~4년간 인구유출로 몸서리를 겪었다. 예전 조선경기 침체 수준을 넘어서는 인구유출이었다. 이는 꼭 경기의 문제만은 아닐 수도 있다. 그 동안 경제도시로서 자리매김하느라 생활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못했던 측면이 작용한 것은 아닌지 심각히 고민해야 한다. 소득수준이 높고 여유 있는 삶을 추구하는 것이 대세가 되면서 울산과 같은 경제도시의 정주여건이 상대적으로 불편하게 보이는 것이다.
울산 부동산시장이 투자자들에게 주목 받는 이유는 내년부터 시작되는 입주물량의 공백이다. 그 동안 경기가 좋지 않아 분양하는 아파트가 거의 없었는데 이로 인해 새 아파트가 당분간 부족해진 것이다. 새 아파트의 수요가 과거보다 엄청난 상황에서 1~2년간 입주물량이 거의 없다는 것은 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 가장 큰 요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우려되는 점은 부동산경기가 아직 살아나지도 않았는데 신규분양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동구 전하동, 북구 매곡동, 중구 우정동 등에서 2,000세대 가까운 물량이 하반기 분양 예정이다. 부족한 공급을 채우는 수준을 넘어선 공급은 모처럼 살아나는 울산 부동산시장을 다시금 침체의 늪으로 빠지게 만들 수 있다. 지역정부의 계획과 조정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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