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코박사가 쓴 <과학으로 읽는 역사유물 탐험기>(푸른들녁·272쪽).  
 





반구대 암각화에는 선사인들이 배를 타고 나가 고래를 잡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엄청난 크기에 바다 속에서는 사람과는 비교할 수 없게 민첩한 고래를 잡으려면 일단 얕은 바다로 유인해야 했을 텐데 수심 측정기도 없었던 원시인들에게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을까.

선사시대 흑요석과 반구대암각화에서 조선 시대의 조선왕조실록과 석빙고에 이르기까지 우리 유물 14가지에 숨어 있는 과학의 비밀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 나왔다. 스코박사가 쓴 <과학으로 읽는 역사유물 탐험기>(푸른들녁·272쪽).

이 책은 시공을 초월하는 문화유산을 탄생시킨 과학적 원리에 대해 ‘왜?’라고 묻고 ‘어떻게?’를 탐구한 성과를 모아 인문학의 창으로 탐구하던 역사를 과학이라는 정밀한 도구로 분석한다.

저자는 선사인들이 바다의 수심을 측정한 방법에 대해 깊이에 따라 바닷물의 색깔이 달라진다는 점을 그들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물 분자들은 양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무지개의 순서, 즉 빨주노초파남보의 순서대로 빛을 흡수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얕은 물에서는 빨간색만 제거되지만 깊은 물에서는 모든 색깔의 빛이 다 흡수돼 검은빛을 띠게 되는 것이다.

반구대 암각화와 관련, 저자는 '원시인의 비밀편지'라는 타이틀로 <52미터를 넘기지 마라!>, <적은 병력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방법>, <바다 빛깔은 깊이에 따라 달라진다>, <알 듯 모를 듯, 물의 마음이 궁금해>, <고래 사냥꾼의 편지>로 나눠 과학적 분석을 내놓는다.

반구대 암각화 외에도 석빙고 흑요석, 금동대향로, 분황사모전석탑, 성덕대왕신종, 해인사장경판전, 조선왕조실록 등의 유물에 얽힌 비밀도 과학자의 사고를 바탕으로 인문학자의 상상력을 덧대어 탐색한다.

필명 '스코 박사'를 사용하는 저자는 공학을 전공해 박사 학위를 받은 대기업 연구원이며 역사를 매개로 과학 지식을 나누는 일에 관심이 많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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