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석상일 교수. 울산과학기술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태양전지로 주목을 받고 있는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태양전지'의 효율과 안정성을 동시에 높이는 소재를 개발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석상일 교수팀이 새로운 조성을 가진 페로브스카이트 물질로 광흡수층 소재를 만들고, 이를 태양전지에 적용한 결과를 발표했다고 10일 밝혔다.
태양전지의 핵심 소재는 태양 빛을 직접 흡수해 전자를 생산하는 '광활성층'이다. 이와 함께 빛을 전기로 바꾸는 효율뿐 아니라 광활성층의 내구성도 중요한 요인이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에서는 페로브스카이트 결정 구조를 갖는 물질을 광활성층으로 쓰는데, 빛 전환 효율을 높이는 것과 함께 이 부분의 내구성을 높이는 게 상용화를 위한 과제로 남아 있었다.
광활성층의 효율은 '밴드 갭'(Band Gap)에 의해 결정된다. 밴드 갭이 좁을수록 태양광 중 흡수 가능한 파장대가 넓어지므로, 효율을 높이려면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의 밴드 갭을 좁히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껏 광활성층에 넣어주던 메틸암모늄(Methylammonium)이나 브롬(Br) 같은 물질은 오히려 밴드 갭을 넓혔다. 메틸암모늄의 경우 광활성층의 내구성도 낮춘다.
연구진은 브롬과 메틸암모늄을 대신 2가 양이온(메틸렌다이암모늄)을 첨가했다. 새 첨가물은 결정구조를 안정하게 만들면서 효율도 유지했다. 2가 양이온을 첨가한 페로브스카이트 전지의 효율은 23.7%였다. 태양광을 아래서 600시간 연속으로 작동한 뒤에도 효율은 초기의 90% 이상을 유지했다.
UNIST 석상일 교수는 "무르고 쉽게 녹이 생기는 철에 다른 금속을 소량 첨가해 단단하고 녹슬지 않는 스테인리스 스틸을 만들 듯, 첨가물로 '페로브스카이트'의 단점을 잡는 기술"이라고 이번 연구 성과를 소개했다.
이어 "현재 최적화한 전하 전달 소재를 추가로 개발했고 계면 결함 최소화 연구도 진행했다. 이들을 조합하면 26% 이상의 효율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며 "UNIST 창업기업인 '프론티어에너지솔루션'과 함께 대면적 모듈 기술을 접목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상용화하는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래창조과학부 리더연구사업, 글로벌프런티어사업, 기후변화대응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진 이번 연구는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11월 7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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