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미자치행정부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측근비리 의혹’. 지난해 3월부터 지방선거 기간 내내 시끌벅적했던 사건이 1년을 훌쩍 넘어 돌아왔다.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이라는 프레임을 달고. 
경찰 수사 당시 ‘지역 토착비리’라는 프레임에서 비교적 명확했던 ‘대상’은 검찰에서 ‘무혐의’라는 면죄부를 받으면서 흐려졌다. ‘토착비리’를 수사했던 경위급 경찰관은 오히려 건설업자와 ‘유착’해 수사상 비밀을 누설한 혐의로 법정에 서있다. 
무소불위의 검찰 권력과 정치적 행태를 비판해온 황운하 현 대전지방경찰청장은 현실 정치 의지를 내비치면서 도리어 ‘정치경찰’ 프레임에 갇혔다. 
사건을 돌이켜보면, 곳곳에 ‘개인적 욕망’이 있었다. 30억원을 탐하며 ‘용역계약서’를 쓴 김 전 시장의 동생, 사업권을 되돌려 받고 싶었던 건설업자, 사익을 꾀하려던 경찰, 선거판 정치인, 전임 시장에 원한을 품은 공무원 등. 
지금 진행 중인 검찰 수사도 ‘순수함’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내년 4월 총선이 코앞이고, ‘개혁’이라는 시대적 요구가 검찰을 옥죄고 있으니 말이다. 
“검찰이 수사하는 것이 진실”이라던 어느 수사기관의 한 관계자의 말은 우리사회에서 검찰의 위치를 단편적으로 드러낸 표현이다. 검찰의 ‘입’만 바라보며, ‘아’ 다르고 ‘어’ 다른 무의미한 ‘단독’ 보도만 무분별하게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이 진실이든 검찰이 짜놓은 그림을 볼 수밖에 없는 처지란 의미다. 
송철호 시장과 김기현 전 시장, 경찰과 검찰, 누구의 말이 옳으냐는 그들만의 싸움이 된 것 같다. 공권력의 신뢰는 이미 바닥으로 떨어졌다. 최근 많이 들은 말은 “어차피 전부 나쁜 X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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