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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 “오스카 캠페인, 열정으로 메꾼 게릴라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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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뉴스
  • 승인 2020.02.19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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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생충’ 오스카상 공식 기자회견
“북미 중소배급사와 아이디어로 승부…인터뷰만 600차례 이상
 마틴 스콜세이지 편지 ‘차기작 기다리니 조금만 쉬어라’ 전해”

영화 기생충의 제작진과 출연진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이 끝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화가 긴 생명력을 가지고 1년 가까이 세계 이곳저곳을 다니다가 마침내 또 여기 다시 오게 돼서 기쁩니다.”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기생충' 오스카상 주역들이 아카데미 시상식 이후 국내에서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19일 오전 11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다.

이날 회견에는 봉 감독 이외에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박소담, 이정은, 장혜진, 박명훈 등 배우들과 제작자인 곽신애 바른손 E&A 대표, 한진원 작가, 이하준 미술감독, 양진모 편집 감독 등이 참석했다.

봉 감독은 이날 오스카 캠페인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봉 감독은 “캠페인 당시 북미 배급사 네온은 설립된 지 얼마 안 된 중소 배급사였고, 우리가 처한 상황은 마치 ‘게릴라전' 같았다”고 했다.

이어 “거대 스튜디오나 넷플릭스 이런 회사에 비하면 훨씬 못 미치는 예산으로, 열정으로 뛰었다. 그 말은 저와 강호 선배님이 코피를 흘릴 일들이 많았다는 의미다. 인터뷰만 600차례 이상, 관객과의 대화도 100회 이상 했었다”고 험한 여정을 떠올렸다.

봉 감독은 “경쟁작들은 LA 시내에 광고판이 있고, 신문에 전면광고가 나왔다. 우리는 아이디어로 똘똘 뭉친 CJ와 바른손, 배우들이 팀워크로 물량의 열세를 커버하면서 열심히 했다”고 되짚었다.

봉 감독은 “한때는 그런 생각도 했다. 저뿐 아니라 노아 바움백, 토드 필립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바쁜 창작자인데, 왜 일선에서 벗어나서 시간 들여서 캠페인을 하는지, 스튜디오는 왜 많은 예산 쓰는지, 낯설고 이상하게 보인 적도 있었다”면서 “그래도 이런 식으로 작품들을 밀도 있게 검증하는구나, 영화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점검해보는 과정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이것이 아카데미 피날레를 장식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아카데미 시상식을 ‘로컬'이라고 말한 게 아카데미를 도발하기 위해 계획한 것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제가 처음 캠페인을 하는 와중에 무슨 도발씩이나 하겠냐”며 웃었다.

봉 감독은 전작들과 달리 ‘기생충'이 세계적인 조명을 받은 이유에 대해 “이번 이야기는 동시대 이웃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이야기인 데다, 뛰어난 앙상블의 배우들이 실감 나게 표현한, 현실에 기반한 분위기의 영화여서 더 폭발력을 가지게 된 것이 아닐까 짐작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아침에 마틴 스콜세이지 감독이 편지를 보내왔다”고 전한 뒤 “저로선 영광이었다. 마지막 문장에 ‘그동안 고생했을 테니 쉬어라, 다만 조금만 쉬어라. 나도 그렇고 다들 차기작 기다리니까 조금만 쉬고 다시 일하라'고 편지를 보내주셨다. 감사하고 기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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