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경공업이 코로나19 사태 속 소비 침체로 생산, 수출, 고용 모두 중공업 보다 더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BNK금융 소속 BNK금융경영연구소 동남권연구센터는 지난달 31일 ‘동남권 경공업 동향 및 시사점’ 연구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지역 소비 감소가 경공업 침체의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중 동남권 경공업 생산은 ?3.8%, 수출은 ?4.7%를 기록하며 생산과 수출이 각각 ?3.0%, -1.2% 감소율을 기록한 중공업에 비해 하락폭이 컸다. 특히 고용은 중공업이 0.1% 증가한 반면 경공업은 마이너스 성장(-2.2%)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코로나 관련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소비 심리가 악화되면서 소비부문 충격이 경공업 부문에 빠르게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연구센터는 밝혔다.

지역별로는 울산과 부산의 1분기 소비가 각각 5.2%, 6.5% 감소해 최근 10년 중 가장 큰 폭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경남의 소비도 전년 동기보다 0.5% 감소했다.

동남권 경공업 사업체수는 2018년 기준 2만7,262개, 종사자수는 17만3,426명으로 나타났다. 사업체수와 종사자수가 전국 경공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4.0%와 14.2%로 조사됐다.

업종별 현황을 살펴보면 종사자수 기준으로 고무플라스틱(30.1%), 식료품(27.6%), 섬유제품(11.4%) 등 상위 3대 업종이 동남권 경공업에서 69.1%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의복(7.1%), 가죽신발(5.7%), 기타제품(4.8%), 목재(3.9%), 가구(3.6%), 인쇄(3.5%), 음료(1.7%), 담배(0.7%) 순으로 조사됐다.

동남권 경공업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업체수와 종사자수 증가세가 확대돼 왔으나 2010년대 중반부터 둔화 흐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센터는 동남권에 입지하고 있는 21개 경공업 관련 상장기업의 영업이익이 1분기 중 전년동기보다 18.1% 감소했으며 상대적으로 규모 등이 취약한 비상장기업은 더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연구센터는 이에 따라 경공업이 동남권 경제 성장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새로운 성장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소 동남권연구센터 백충기 연구위원은 “경공업은 사양산업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성장산업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춘 첨단기술의 개발과 적용을 통해 의류, 신발, 고무, 플라스틱 등 경공업 관련 제품의 고기능화와 고부가가치화를 도모하고 산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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