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사가 오늘 임금교섭 합의안에 대한 조인식을 연다. ‘임금 동결’을 노조가 과연 받아들일 수 있을까 걱정되기도 했지만 과반수의 노조원들이 찬성하면서 합의안이 무사히 통과되었다. 추석 전 합의에 시민들도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노사 안정을 바라는 지역사회의 시름도 덜었다. 현대차 노사 모두에게 박수를 보낸다.

현대차 지부에 따르면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은 노조 전체 조합원 4만9,598명의 89.6%(4만4,460명)가 참여한 찬반투표에서 투표자의 52.8%(2만3,479명) 찬성으로 가결됐다. 현대차 노사는 앞서 21일 울산공장 등 3곳에서 화상회의로 연 올해 13차 임금교섭에서 기본급 동결(호봉승급 평균 2만8,414원), 성과급 150%, 코로나 위기극복 격려금 120만원, 우리사주 10주+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지급 등 안에 잠정 합의했다.

현대차노조 조합원들이 임금동결을 받아들인 것은 코로나19 위기로 인한 위기가 그만큼 절박하고, 친환경 차 전환 등 산업 패러다임 변화 대응에 공감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실제 노사는 올해 교섭에서 생산 자동화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등 미래 환경 변화 속에서도 연간 174만 대인 국내 공장 생산물량을 유지하기로 합의하는 등 일자리 지키기에 뜻을 모았다. 또 향후 전기차 시장을 고려해 전용공장 지정을 논의, 고용 감소 위험이 큰 부문부터 직무 전환 교육을 시행하기로 했다. 정년연장의 징검다리격인 ‘시니어 촉탁’ 문제도 마무리 지었다. 이번 합의안에는 부품 협력사 지원을 위해 그룹사 차원에서 상생 협력프로그램 1조5,237억원 규모, 지역에서 울산시·북구와 800억원 규모의 특별기금을 조성하는 내용이 별도합의안에 포함된 점도 주목된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내연기관 중심의 기존 사업을 축소하고 전기차와 수소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도 글로벌 미래차 시장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전사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전도가 불투명한 것이 현실이다. 신 성장 사업과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려야 하지만 고임금과 강성일변도의 노조가 늘 걸림돌이었다.
하지만 현대차 노조가 ‘임금 동결’까지 받아들이며 상생의 길을 택한 만큼 미래차를 향한 회사의 혁신은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지역 사회의 노사 안정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현대차 노사가 이번 통 큰 합의를 계기로 안팎의 위기를 잘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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