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송우 이학박사·울들병원 건강연구소장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전반에 악영향 끼치는 가짜뉴스
우리 생명과 밀접한 코로나19 관련 거짓에 속지 않으려면
신뢰성 높은 정보인지 출처 확인과 진위 파악 꼼꼼히 해야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인포데믹도 함께 확산되고 있다. 인포데믹(infodemic)이란 정보(information)와 전염병(epidemic)의 합성어로, 악성 루머나 잘못된 정보가 빠르게 확산되는 가짜뉴스 확산 현상을 말한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한 감염병연구팀의 연구발표에 의하면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올해 4월 5일까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온라인 뉴스 등에 떠도는 코로나 관련 가짜뉴스를 분석한 결과 치료나 예방에 대한 엉터리 정보가 40%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높았다고 한다.

이란에서는 공업용 알코올인 메탄올이 코로나19 치료제라는 가짜뉴스로 인해 코로나19 사태 초기 2개월 동안 5011명이 메탄올을 마시고 중독되었고 이 중 525명이 숨졌다. 볼리비아에서는 표백제 성분인 이산화염소를 마시고 7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소금물이 바이러스를 사멸시킨다는 가짜뉴스를 그대로 믿은 한 종교시설에서 교인들의 입에 소금물 스프레이를 뿌려 오히려 집단감염을 발생시키기도 했다.

이처럼 가짜뉴스 확산으로 인한 피해는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에 의한 피해보다 더욱 심각하다. 코로나바이러스는 감염된 사람에게만 피해를 입히지만 가짜뉴스는 순식간에 확산되어 한꺼번에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하고 궁극적으로는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상황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가짜뉴스 중에는 의도치 않게 실수로 만들어진 정보도 있지만 상당수는 누군가 고의로 교묘하게 조작하여 만든 정보이다. 대중의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일반인뿐만 아니라 상인, 종교인, 전문가, 심지어 일부 국가의 대통령들도 가짜뉴스를 만들고 퍼뜨린다.

어떤 공기청정기 판매자는 공기청정기가 코로나바이러스를 차단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하였고, 어떤 목사는 하나님을 믿으면 코로나19에 안 걸린다고 하였으며, 어떤 약사는 인태반 성분이 포함된 영양제가 면역기능을 증가시켜 코로라19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하였고, 미국과 브라질 대통령은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고 하였지만, 결국 이 모든 정보들은 거짓으로 밝혀졌다.

필자는 생명과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코로나19 발병초기부터 지금까지 코로나19의 기원, 돌연변이, 치료제, 예방백신 등에 대한 가짜뉴스를 가려내어 올바른 정보만 가까운 지인들에게 제공해왔다. 필자가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를 구별하는 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정보의 출처를 확인한다. 지상파 TV방송의 뉴스에 보도된 내용은 신뢰성이 매우 높다. 지상파 TV방송이라도 뉴스가 아닌 광고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제공하는 정보는 신뢰성이 떨어지며, 특히 유튜브나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를 무작정 믿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둘째, 정보를 제공한 사람의 전문분야를 확인한다. 생명과학이나 의학을 전공한 박사가 제공하는 코로나19 정보는 신뢰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전문가가 아니거나 다른 분야 전문가가 제공하는 정보는 그 정보를 제공하는 의도가 무엇인지부터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여러 정보들을 비교한다. 다양한 매체에서 공통적으로 발표하는 정보는 신뢰성이 높다. 하지만 자신이 선호하는 특정 매체에서 제공하는 정보만 계속 받아들이다 보면 가짜뉴스도 사실로 믿게 된다.

넷째, 정보를 함부로 전파하지 않는다. 새로운 정보를 접하면 반드시 위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한 경우에만 가까운 지인들에게 전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보의 진위를 파악하지 않고 무작정 지인들에게 전파하는 것은 결국 가짜뉴스 확산에 일조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끝이 보이지 않고 치료제와 예방백신 개발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우리 스스로가 노력하여 가짜뉴스의 확산이라도 억제하는 것이 현재의 어려움을 벗어나는 효과적인 대책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