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읍 동구청소년진로지원센터 팀장

기존의 것들에 대한 이해·지식 기반 ‘재창조’ 역량 요구
단편적 영역 넘어 보다 깊이있는 직업체험·진로교육 필요
학교·가정·유관기관·지자체 다양한 형태 지원 이뤄져야

오늘날 시대를 대표하는 키워드는 단연 ‘4차 산업혁명’이다. 
기존 1~3차 산업혁명시대에서 기계화, 자동화 등으로 재화의 대량 생산, 효율적 생산 등 만들어내는 것 자체에 초점을 두고 있었다면, 4차 산업 혁명시대는 ‘어떠한 것을 만드는 가’에 더 많은 관심을 두는 산업형태라고 볼 수 있다. 이제는 VR(가상현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드론, 빅데이터, 자율주행차 등이 대표적인 4차 산업혁명시대 주력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데, 이들은 절대적 필요성에 의한 것이라기보다, 고도로 발전한 다양한 정보기술의 ‘융복합’으로 ‘재창조’되고 있는 것들이다. 
청소년지도사로서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술과 산업아이템이 물밀듯 터져 나오는 이런 시대를 살아갈 우리 청소년들에게 어떤 것들이 필요할지 항상 고민하게 된다. 2016년 전면 시행된 자유학기제를 시작으로 이미 청소년들에게는 학교 안팎에서 다양한 직업체험의 기회가 제공되고 있으며, 특히 4차산업혁명과 관련된 직업군에 대한 경험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는 이미 과하다 싶을 만큼 청소년에게는 익숙하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직업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면서 느껴지는 것은 여전히 청소년들은 4차 산업 혁명시대에 대해 막연해하고 어색해 하는 것 같다. 교육과정 내에서 주로 이루어지면서 불가피하게 생겨나는 시간적, 물리적 제약도 한 몫 할 수 있겠지만 어쩌면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 
4차 산업혁명의 대표적인 아이템인 ‘스마트폰’을 한번 살펴보자. 오늘날 스마트폰은 전화, 문자, SNS, 문서작업, 쇼핑, 인터넷서핑 등 컴퓨터로만 할 수 있었던 거의 모든 것들을 해내고 있으며, 컴퓨터뿐만 아니라, GPS를 활용한 네비게이션, 지도 등 다양한 기능과 역할까지 수행해내고 있다. 불과 몇년 전에 손으로 꾹꾹 눌러 문자메시지를 보내던 휴대전화와는 전혀 다른 개념의 물품이 되었지만, 사실상 따져보면 기존에 있던 휴대전화, 컴퓨터, 네비게이션 등이 융복합되어 있는 산물 그 자체라고 볼 수 있다. 다른 시각으로 보면 전혀 새롭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같은 것들이 4차 산업 혁명시대라고 할만큼 획기적이고 거대한 변혁이라고 일컬어질 수 있는 이유는, 기존의 것들을 융복합할 수 있는 기술적인 발전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고, 무엇보다 이를 활용하여 ‘재창조’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이 ‘재창조’할 수 있는 역량이 아닐까 싶다. 재창조를 위해서는 기존에 존재했던 것들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기반이 되어야만 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대적, 문화적 흐름을 읽어낼 줄 아는 안목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4차산업혁명시대라고 해서 무작정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혀야 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것을 토대로 열심히 학습하고, 앞으로의 시대가 원하고 요구하는 것들이 무엇일지 항상 고민하면서 이를 ‘창의적’, ‘창조적’으로 ‘융복합’하여 만들어낼 수 있을 때 4차 산업 혁명시대에 맞는 인재상이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지금 우리 청소년들은 코딩, 로봇, 빅데이터 등 다양한 직업에 대한 체험을 경험하고 있지만, 단순히 기술적인 부분이나, 단편적인 영역만 익히고 있는 건 아닌가 모르겠다. 이러한 경험들도 물론 반드시 필요하고 중요한 부분이지만 미래가 요구하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4차 산업 혁명시대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직업체험과 진로교육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이는 단순히 학교뿐만 아니라, 가정, 유관기관, 지자체 차원에서도 모두 관심을 가지고 청소년들이 생활하고 있는 지역 내에서 시대의 변화를 스스로 느끼게끔 하고 그에 맞는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지원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IT강국이라 불릴 만큼 4차 산업 혁명시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자질과 여건이 마련되어 있다. 따라서 그 잠재력과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이를 양분삼아 자라게 될 청소년에게 모두가 교육의 당사자라는 생각으로 진로활동을 돕는다면 전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인재로 성장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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