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새 울산혁신도시 개발안’ 지역사회 의견차 ‘극명’
중구 “국감 출석 위기 모면하려 급조…구체적 내용 없으면 강력 대응”
혁신도시 발전협의회·공동주택연합회, 긍정 분위기 “이만하면 됐다”
지역 부동산커뮤니티 투표서 ‘착공이나 하고 말해라’ 부정 의견 우세

신세계 “기존 백화점보다 확대…구체적 내용 추후 협의 통해 조정”

   
 
  ▲ 박태완 울산 중구청장이 16일 중구청 프레스센터에서 신세계가 2026년 준공을 목표로 울산혁신도시에 스타필드형 쇼핑 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라는 발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발표는 신세계 대표의 국정감사 출석이라는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급조한 개발 계획을 발표한 것"이라며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우성만 기자  
 

16일 ㈜신세계가 ‘신세계(스타필드형 쇼핑시설) 울산혁신점 계획(안)’라는 제목으로 새롭게 발표한 ‘울산혁신도시 부지 개발계획’을 두고 지역사회 의견이 분분하다. 반발 또는 환영으로 극명한 입장 차이를 보이는가하면,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찬반’ 논란에 불이 붙기도 했다.

다만, 이 같은 입장차를 배제하고서라도 “믿는 도끼에 ‘또’ 발등 찍힐 우려 크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이번 새로운 계획에서 1만3,000평 이상이라는 쇼핑시설 면적 기준이 애매모호한 탓이다.

1만3,000평 이상이 ‘매장면적’ 아닌 ‘연면적’일 경우, 실제 상업용도 시설 크기는 3분의 1 줄어든 4,000여평에 그치고 말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기존 현대백화점(매장면적 7,868평)과 롯데백화점(매장면적 9,063평) 대비 크게 조성하겠다는 계획은 ‘어불성설’ 되는 셈이다. 신세계는 이날 담당지자체인 중구에도 면적 논란에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번에 신세계에서 제대로 된 검증 없이 발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세계가 언급한 기존 울산지역 내 백화점들 매장면적과 실제 각 백화점으로부터 파악한 면적이 달랐기 때문이다.

본지 취재 결과 롯데백화점 울산점 매장면적은 9,063평 아닌 ‘1만1,000평’으로 확인됐다. 현대백화점도 이와 비슷한 크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1만3,000평 이상이란 수치가 매장면적이라 할지라도 기존 백화점 몸집보다 대폭 커지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우선, 중구는 신세계 계획이 ‘꼼수’라며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중구나 울산시, 시민 의견을 묻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박태완 중구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언론 보도 통해 신세계 대표의 국정감사 출석이라는 위기를 모면하고자 급조한 개발 계획”이라며 “이번에 발표한 사업 계획도 이전의 계획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세계가 제시한 4만3,000㎡라는 면적이 매장전용 면적인지 상업시설 전체 면적인지도 명확하지 않다”며 “울산 최대 규모로 짓는다는 표현과 오피스텔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은 기만”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구체적인 계획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을 경우 차원이 다른 강력한 대응이 이뤄질 것”이라며 “신세계 사무실 앞 1인 시위, 여야 차기 대선주자·국회·관련 부처 방문 등으로 적극 호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초 백화점 건립 계획을 원칙적으로 고수하되, 진정성·신뢰성 있는 계획안을 요구하면 협상할 여지는 있다”고 밝혔다.

이와 반대로 울산혁신도시 발전협의회는 ‘이만하면 됐다’는 분위기다. 회원들은 하루 빨리 첫 삽이 떠지길 바라고 있다.

협의회 관계자는 “지난 8년간 지칠 대로 지친 주민들을 위해 울산시, 중구 등이 인허가 절차 등에 협력해서 빨리 착공되길 바란다”며 “이 새로운 계획은 신세계측의 최종적인 발표라고 보고 있다. 앞으로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고 만족하는 모습으로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상업시설을 기존 3개층에서 5개층 이상으로 확대 △상업시설의 경우 준공시점을 기존 2027년에서 2025년으로 조기완공 △용도변경을 통해 오피스텔 외에도 주상복합, 레지던스호텔을 섞어 오피스텔 이미지 탈피 △‘스타필드’ 등 신세계 네이밍 △신세계 직영으로 운영해 일반분양 후 ‘먹튀’ 논란 해소 △주민 희망시설 최대한 수렴해 포함 등 7개안을 신세계에 제안한 바 있다.

울산혁신도시 공동주택연합회도 비슷한 시각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연합회는 아파트 입주민 설문조사 결과 절반 가까이가 ‘백화점 또는 스타필드 건립 원한다’는 공식의견을 관계기관에 알린 바 있다.

연합회 관계자는 “신세계 발표를 놓고 앞으로 각 아파트 회장단과 입장을 조율 해봐야한다”면서도 “긍정적인 흐름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지역부동산커뮤니티에서는 신세계 발표 반응 투표가 이뤄지고 있다. 이날 오후 7시 기준 ‘연례행사라 지겹다. 착공이나 하고 말해라’는 입장이 61.4%(313표), ‘이번에는 진짜다’는 입장이 38.6%(197표)로 부정적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신세계 관계자는 “상업시설 면적은 연면적이나 매장면적이라기보다 기존 지역 내 백화점들보다 확대하겠다는 의미”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설계과정 등 추후 협의를 통해 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신세계는 2016년 2월 중구와 혁신도시 내 백화점 건립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2019년까지 준공을 계획했지만, 경영 전략 등 이유로 지연되면서 갈등을 빚어왔다. 이후로도 백화점 건립 계획을 오피스텔 형태로 변경하고 나서는 등 울산을 두고 갈팡질팡하는 모양새였다.

그 사이 지역사회 반발 목소리를 커져만 갔다. 오피스텔 건립 반대 서명에 주민 5만여명이 참여했고, 울산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노조, 건축사·부동산공인중개사 단체 등에서 잇달아 기자회견을 열었다. ‘울산혁신도시 백화점 건립 촉구’ 청와대 국민청원글도 올라와 이날 오후 6시 기준 1,122명이 동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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