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철호 울산시장이 18일 남구청 프레스센터에서 류재균 남구 부구청장이 참석한 울산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균형발전 전략 중 남구 지역 균형발전 선도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우성만 기자  
 
   
 
 
   
 
 

 

“주거 등 결합 복합타운 조성” vs “대형유통 업체 유치” 이견
 市 ‘남구 발전전략·정책지원 방안’ 발표…서동욱 구청장 불참
  남구, ‘선거 앞둔 정치적 행보’ 지적에 “날짜 조율 잘 안돼” 

 

 

울산시와 남구가 4년 뒤 울주군 이전을 앞둔 삼산 농수산물도매시장 현 부지의 활용 방안을 놓고 마찰을 빚는 모양새다.
양쪽의 갈등 상황은 18일 울산시가 남구청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남구 발전전략과 정책지원 방안’ 발표 브리핑에 서동욱 남구청장이 불참하면서 노출됐다.
송 시장은 지난해 11월 울주군을 시작으로 기초자치단체를 순회하며 지역발전전략을 공유하는 브리핑을 갖기 시작했는데, 이 자리에 청장이 불참한 건 남구가 유일하다. 서 청장은 관외 출장 중이었는데, 울산에서 ‘야당’ 우산을 든 유일한 청장이다보니 3월 대통령선거와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정치적 ‘셈법’ 아래 불참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분분했다.

# 탄소중립·수소복합허브 등 미래기술 융합 도심으로
울산시는 5개 구·군 중 마지막으로 순회한 남구를 문화·자연·미래기술 융합도심으로 만들기 위한 전략을 발표했다. 시가 꼽은 남구의 핵심지원 선도사업은 △농수산물도매시장 부지 일대 주거·문화·금융 복합타운 조성 △울산대공원 탄소중립 미래과학공원 조성 △태화강 국가정원 확장 및 명품교 조성 △태화강역 수소복합허브 조성 △옥동군부대 복합문화벨트 조성 등 5개 과제다.
먼저 울산대공원은 국립 탄소중립 전문과학관을 중심으로 한 ‘탄소중립 미래과학공원’으로 조성한다. 과학관은 수소에너지 도시, 탄소중립 미래기술, 미래형 모빌리티 등 탄소중립을 선도해갈 첨단기술 전시와 교육·체험을 위한 다양한 시설로 구성한다.
또 태화강 국가정원을 확장하고 태화강 교량의 명품화도 추진한다. 태화강 국가정원을 남산 일원까지 확장하고 남산로 지하화, 남산전망대 등 울산정원 복합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도시빛 아트 특화사업’을 통해 울산교에 색다른 수변 야간경관을 선보이고, 번영교와 명촌교, 학성교 등의 하부 구간도 환경개선사업을 진행해 도시 품격을 높일 방침이다.
지난달 28일 동해선 광역전철이 완전개통한 태화강역의 비전 키워드는 ‘수소’다. 태화강역 역명부터 ‘태화강수소역’으로 개정하고,수소상징물, 수소공원을 조성하며, 수소에너지 공급과 충전, 수소기반의 신교통수단을 연결하는 수소복합허브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역 주민의 오랜 염원이던 옥동 군부대를 본격 이전, 해당 부지에 공원과 공공문화시설, 공영주차장 등을 조성하는 공영개발을 펼칠 계획이다. 옛 울주군청사의 경우 올해 상반기 철거를 마무리한 뒤, 2025년 준공을 목표로 다목적 공연장, 생활문화센터, 작은도서관, 청소년지원센터, 보육 시설 등 복합개발을 추진한다.

# ‘농수산물도매시장 부지 활용 놓고 울산시-남구 ‘이견’
문제가 된 건 ‘농수산물도매시장 부지’ 활용 방안이다. 이전이 4년 앞으로 다가온 농수산물도매시장 현 부지의 활용방안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는데,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와 남구가 이견을 보이면서 갈등을 예고했다.
1990년 3월 남구 삼산동 4만㎡ 부지에 만들어진 농수산물도매시장은 지난해 시설현대화사업을 추진하면서 울주군 청량읍 율리지역으로 이전을 확정 짓고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이에 서 청장은 지난 3일 시무식을 겸해 열린 ‘2030 비전 선포식’에서 이전 후 빈 땅으로 남는 현 부지에 대형 유통업체를 유치하고, 온라인 플랫폼을 확대해 유통 거점을 확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아울러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한 중소유통업체 공동 물류센터 건립 뜻도 내비쳤다.
하지만 이날 송 시장은 해당 부지 일대를 부산 문현혁신도시와 됴쿄 미드타운 같은 주거와 문화, 금융 등을 결합한 복합타운을 조성하겠다고 밝혀 입장차를 보였다. ‘문현혁신도시’는 한국은행, 기술보증기금, 대한주택보증 등의 공공기관 사옥과 금융단지 및 지원 시설을 통합 개발하는 사업이고, ‘도쿄 미드타운’은 최첨단 복합문화공간으로 쇼핑센터, 미술관, IT기업과 금융관련기업, 호텔, 병원 등이 입주해 있다. 특히 인공호수를 따라 전체면적의 약 40%에 이르는 녹지대가 펼쳐져 도심 속 힐링공간으로도 주목 받았다.

# 청장 불참 속 ‘반쪽’ 남구 미래 발전전략 발표
이 같은 입장차에 대해 송 시장은 “우리시로서는 농수산물도매시장 부지뿐 아니라 주변 일대까지 생각해 도시계획을 세워야하는데다, 해당 부지가 시유지이기 때문에 시를 중심으로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며 “남구 의견을 포함해 더 큰 규모의 사업으로 융화시킬 수 있도록 협의하며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이날 서 청장의 불참을 두고 해석이 분분했다. 당시 서 청장은 빙상장 벤치마킹을 위해 경남 창원지역을 방문한 상황이었다. 울산시와 남구는 “스케쥴 조율이 되지 않아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남구 내부에서조차 “서로 당이 다른 두 사람이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셈법을 달리했기 때문 아니었겠나”라는 의견이 상당수 나왔다. 울주군이 지난해 11월 구·군 중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했던 점을 감안하면, 그사이 두 달가량 스케쥴을 조율할 시간적 여유가 충분했음에도 서 청장이 끝내 불참한 것은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행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남구 관계자는 “날짜를 조율하려 했지만 맞는 날짜가 없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기자회견에 불참한 서 청장은 별도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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