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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전 울산시장 비서실장 불기소 결정문으로 보는 세가지‘거액의 정치자금 후원 관계’는 사라져
‘수사지휘권 범위 어디까지’… 검·경 수사권 논란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 수사 분위기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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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울산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비리’ 의혹 사건으로 지역사회가 또다시 들썩이고 있다. 울산지검이 최근 이들 중 한 사건을 ‘증거불충분’ 등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했는데, 이례적으로 95쪽에 달하는 불기소 결정문을 남겼다. 구구절절 쓰여진 결정문에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점은 남아있고, 검·경 갈등은 고스란히 드러났다.

# 김 전 시장과 레미콘 회장의 관계는 어디로?= 당시 김기현 울산시장의 측근이었던 비서실장과 고위공무원, 특정 레미콘업체 대표 등 3명은 북구의 한 아파트 신축 건설현장에 레미콘 공급을 위해 부당한 압력을 행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하고, 골프 접대를 받았다(뇌물공여·수수)는 혐의를 받았다. 경찰은 3명의 피의자에 대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은 최근 증거 불충분으로 이들 모든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은 불기소 처분의 이유를 경찰이 수사과정에서 혐의를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특히 ‘부당한 압력 행사의 방법’으로 지목된 지역 업체의 하도급을 권장하는 ‘조례’에 따라 현장소장을 불러 이야기하는 것은 직무권한 내의 행위라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 비서실장과 고위공무원이 왜 특정레미콘의 민원 해결에 적극 나섰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검찰은 “평소 친분이 있었다는 간접사실만으로 고의의 입증이 부족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일반적 직무권한을 행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특정업체에만 특혜를 주는 것이었고, 그로 인해 공무원이 기대하거나 취득하는 이익이 있었다는 사실이 입증되면 ‘남용’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검찰은 비서실장과 고위공무원이 레미콘업체 대표로부터 실제 골프접대를 받았는지에 대해서만 집중했다. “골프경비를 대납해주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어 사실상 ‘이득’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는 레미콘업체 대표가 오랫동안 김기현 전 시장에게 거액의 정치자금을 후원해온 인물이라는 점은 배제됐다. 이 업체 대표는 김 전 시장이 당시 국회의원 3선을 마치고 시장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던 2014년부터 정치자금을 후원했다. 정확한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른바 ‘쪼개기’ 방식으로 상당한 금액을 후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최근 검찰이 기소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 업체 대표가 김 전 시장과 특별한 관계일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다시 말하면 비서실장은 김기현 전 시장의 측근이고, 고위공무원의 인사권은 김 전 시장이 쥐고 있다. 이들이 '기대하거나 취득하는 이익'이 골프비용 등과 같이 직접적인 것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 ‘수사지휘…송치…재지휘’ 검·경 기 싸움= 압수수색 영장 신청 과정에서도 미묘한 갈등을 빚었던 검경은 지난해 5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기 싸움을 시작했다.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이 기각된 후 경찰의 사건 송치와 검찰의 보완수사 지휘가 3차례 반복됐다. 경찰은 “구체적인 수사 대상과 방법에 대한 제시가 없어 특별한 보완수사를 할 수 없고, 기존 수집한 증거만으로도 혐의가 인정된다”고 반발해왔다.
검경의 갈등은 급기야 ‘수사지휘권’을 둘러싼 논쟁으로 번졌다. 검찰은 최종적으로 ‘혐의없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하라고 지휘했고, 경찰은 “수사기관의 권한을 침해했다”며 부당함을 주장했다. 경찰은 “수사기관의 의견에 따라 기소 가부를 결정하는 것은 전적으로 기소기관의 몫”이라며 기소의견을 고수했다. 검찰은 결정문을 통해 경찰이 혐의 입증에 실패했고, 무리하게 법리해석을 했다고 밝혔다. “수사권은 기소를 전제로만 신중하게 행사돼야 하고, 수사의 전 과정이 치밀한 검토 하에 이뤄져야 하며, 이를 위한 사법적 통제장치가 검찰의 각종 영장청구권 및 수사지휘권”이라고 지적했다.

# ‘언론 공표’ 언급만 10여차례 등장= 이번 불기소 결정문에는 “구체적인 피의사실이 언론에 공표”됐다는 내용의 문구가 10여차례 등장한다.
처음 경찰 수사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지난해 3월 16일 시청 비서실 등을 압수수색하면서다.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이후 수사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았고, 그만큼 언론을 통해 수많은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검찰은 “경찰 수사단계별 주요조치 내용과 구체적인 피의사실이 언론에 계속해서 공표됐다”고 사건의 특수성을 설명했고, 언론보도 내용을 수차례 인용하기도 했다. 황 전 청장이 검찰이 수사에 비협조적이었다고 토로했다는 내용의 보도를 인용하면서는 불쾌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를 두고 검찰이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에 대한 수사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황 전 청장은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고발돼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 있고, 최근에는 피의사실공표 등에 대해서도 추가 고발된 상태다.
검찰은 현재 수사 중인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측근비리 의혹의 또다른 사건(친동생 연루)을 최종적으로 마무리한 뒤 황운하 전 청장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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