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지지후보와 보수 후보가 치열하게 맞붙었던 울산 동구에 제 3세력인 더불어민주당이 세력을 확장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공장으로 둘러싸인 동구는 보수 텃밭인 울산에서 ‘한국 노동운동의 메카’로 자리매김했다.
‘한국 진보정치 1번지’라 불리지만 당선인들의 성향을 딱 잘라 정의내릴 수 없는 예측 불허의 지역이기도 하다.
동구청장 선거에서는 그동안 노동세력의 입김이 거셌지만, 20대 국회에 입성한 민중당 김종훈 의원 이전까지 국회의원 선거에서만큼은 ‘현대’가 꽉 잡고 있던 곳이다.
현대 그룹 창업주 정주영의 6남이자 현대 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당적과 상관없이 5선 내내 동구유권자 50%이상의 지지를 받으며 당선, 난공불락 아성을 쌓아올렸다.
이어 정 전 의원의 지역 보좌관을 지낸 최측근인 안효대 의원이 18대, 19대 국회 총선에서 당선됐지만, 20대 총선에선 진보정당 출신인 김종훈 의원이 예상을 깨고 58.88%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 노동자 도시에서 32년만에 첫 노동자 국회의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조선업이 침체되고 지역 경기가 바닥을 치자 동구 유권자들은 ‘현대家’에서 등을 돌린셈이다.
다만 약진할 것으로 기대됐던 노동세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참패, 내년 총선 전망은 더욱 오리무중이다.
이 가운데 급진 성향의 진보정당에 가려져 동구에서 존재감 없이 비주류를 머물던 민주당이 집권여당이 됨과 동시에 지방선거에서 구청장을 배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지선을 계기로 북구에 이어 동구에서도 현역 의원을 배출하기 위해 벼르고 있다.
21대 총선 민주당 동구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황보상준 지역위원장, 황명필 울산항만공사 항만위원, 김태선 전 시당 사무처장, 이수영 전 지역위원장, 김원배 전 동구의원 등 5명으로 울산에서 민주당 후보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당에선 안효대 시당위원장과 권명호 전 동구청장, 강대길 전 시의원, 정의당에선 박대용·황보곤 전 동구의원이 물망에 올랐다.
지방선거 참패에 치명상을 입은 민중당은 현역 김종훈 의원의 재선 도전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에선 이갑용 전 동구청장과 하창민 전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장이 후보군으로 이름을 올렸다.
대략 13명의 이름이 내년 총선 후보군으로 언급되는 가운데 민주당의 약진이 진보 표 분열로 이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진보 후보 단일화 여부가 총선 마지막까지 동구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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