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50대 남녀 3명이 사망한 살인사건이 발생한 울산시 남구의 한 노래방 앞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출입을 막고 있다.  
 

울산 남구의 한 노래방에서 50대 남녀 3명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울산에선 올들어 4건의 살인사건이 났지만 2명 이상이 사망한 살인사건은 2017년 7월 울주군의 한 관광호텔에서 40대 남성이 금전문제로 갈등을 빚다 형수와 조카를 살해한 사건 이후 3년 만이다.
13일 남구 삼산동 시외버스터미널 인근 4층 상가 앞. 노래방이 있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바닥은 이제 막 청소를 끝낸 듯 물에 흥건히 젖어 있었다. 노래방 출입문은 노란 폴리스라인이 설치된 채 굳게 잠겨 있었다.
노래방 건물 인근에서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운영 중인 한 시민은 “아침에 출근해서 보니 계단을 타고 흘러내린 핏자국이 건물 입구까지 흥건해 다들 깜짝 놀랐다"며 "'밤새 안녕'이라더니뉴스에서 본 삼산동 노래방 살인사건의 현장이 우리 동네라는 사실에 등골이 오싹했다”고 몸을 떨었다.
이 곳에선 밤새 무슨 일이 벌어졌던걸까.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새벽 2시 54분께 112종합상황실에 "여기 OO노래방인데 지금 남여 세 명이 칼에 찔렸다. 빨리 와달라"는 노래방 여주인의 다급한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이 신고 접수 2분~3분 만에 도착한 현장은 참혹했다. 노래방 입구인 2층 계단에서 50대 남성 A씨가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고, 노래방 안으로 들어서자 한 방에 흉기에 찔려 중상을 입은 50대 여성 B씨와 남성 C씨가 잇따라 발견됐다. 이들 세 명은 모두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모두 숨졌다.
경찰은 "노래방은 숨진 B씨가 운영하는 업소로 확인됐다"며 "숨진 C씨가 흉기를 휘둘러 나머지 2명을 숨지게 하고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추정대로라면 살인을 한 피혐의자와 피해자가 모두 사망한 사건이다.
숨진 C씨의 직장 동료들은 "C씨는 사건 전날에도 출근해 같이 일하다 당일 자정을 좀 넘은 시간에 퇴근했는데 이런 사건에 연루됐다니 실감나지 않는다"며 "평소 C씨가 말하기로는 이 노래방에 원래 투자를 좀 했는데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노래방 운영이 힘들어지면서 B씨와 갈등을 빚어왔다고 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피혐의자와 피해자가 모두 사망한 살인사건이지만 현장 CCTV를 분석하고 주변인 진술을 통해 이들의 관계가 정확히 어떤 관계인지 살인 동기가 뭐고, 경위는 어땠는지 등을 정확히 밝히기 위해 조사 중이다”고 했다.
한편 올해 울산에서는 모두 4건의 살인사건이 발생했는데 이번처럼 2명 이상이 한 자리에서 사망한 살인사건은 지난 2017년 7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사건은 울주군의 한 관광호텔에서 40대 남성이 금전문제로 갈등을 빚다가 형수와 조카를 살해한 사건이다. 또 2015년 8월에는 울주군의 한 기업체 한 컨테이너 식당 휴게실에서 50대 남성이 치정으로 인해 60대 여성과 50대 남성을 살해한 사건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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