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남구 갤러리큐에서 진행되고 있는 발달장애 그림화가 조태성 작가의 전시 작품들.
울산 남구 갤러리큐에서 진행되고 있는 발달장애 그림화가 조태성 작가의 전시 작품들.
 

 

 

 

 
조태성 작가.
조태성 작가.

 

울산 남구 갤러리 큐의 전시 공모에 선정된 발달장애 그림작가 조태성(24) 씨의 개인전 '쥬라시큐'가 지난 25일부터 열리고 있다.

작가는 고래, 코끼리, 공룡 등 덩치가 큰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동물과 환경을 사랑하면서 걱정하는 마음을 회화 작품에 담았다. 27일 조태성 작가를 갤러리에서 만났다.

◆'큰 동물' '환경'에 관심 집중

"자연과 꿈, 동심을 담아 넣는 작가 조태성입니다"

조 작가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께 로봇, 공룡 인형을 사달라고 하기보다는 도화지에 직접 그리거나 종이로 만들어서 가지고 놀 만큼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

동물 그림을 그리다가 동물 이름에 특정 동물의 느낌이나 습성, 구조 등을 담아내기 시작했다. 동물들의 특징을 잘 잡아내기 위해 동물원, 아쿠아림도 자주 찾고 한 번 방문하면 5바퀴는 돌곤 했다. 그래서인지 작품 속 동물들의 표정을 보면 다양하고 활동적이다.

최근에는 동물들이 살아가고 있는 '환경'에 집중했는데 조 작가는 "제가 환경에는 굉장히 부정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곧 동물들이 살아갈 세계가 사라질 텐데 이는 지구가 멸망하는 것을 뜻한다"며 "그래서 초기 작품을 보면 걱정으로 가득 차 그림이 어두웠는데 지금은 이러한 걱정을 떨치기 위해 밝고 화려한 색상을 그림에 넣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린 시절 제가 봐온 세상은 무척이나 좁았다. 제가 알아가는 세상만큼 새로운 시도를 하다 보니 캠퍼스 크기가 점점 커지고 있다"며 웃음을 지었다.

이번 전시에서 특히 소개하고 싶은 작품은 총 여섯 작품 중 세 작품으로 기린, 낙타, 공룡을 공업도시, 감옥, 재건(학교)으로 풀어냈는데 미래에는 땅을 딛고 살 수 없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조 작가는 "던지는 메시지는 어둡지만 그림 속에 숨겨둔 마스코트 쥐와 상어인 '썩소마우스'와 '나상어'라는 캐릭터를 찾으며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며 "세상을 돌아다니는 나그네를 표현한 두 캐릭터를 찾아내기 위해 작품을 더 가까이서 자세히 보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조소, 웹툰, 디지털 드로잉, VR 창작도

조태성 작가는 언어로 표현하지 못했던 감정을 다양한 표현방식으로 그린 그림들을 매개로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래서 캔버스 작품뿐 아니라 조소, 일러스트레이션을 활용한 동화 삽화, 웹툰 창작 디지털 드로잉, VR 창작활동 등 다방면으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작가와 동행하고 있는 이모 박길웅(52) 씨는 "어릴 적부터 펜을 꼭 눌러 잡고 그림을 그렸는데 그 습관이 그대로 남아있다. 지금은 그림이 계속 정교해지고 상상력을 표현하는 것도 구체적이다"며 "전시에서 만난 시민들의 이름을 묻고 그려주고는 꼭 사진을 남겨 부모님께 보여드린다"며 대견해했다.

'행복한 화가'가 되는 것이 꿈이라는 조태성 작가는 그림은 당시의 감정을 반영하는 거울임과 동시에 현실에 지친 그를 달래주는 쉼터라고 생각한다.

조 작가는 "그림을 보며 제가 느낀 감정과 생각을 공유하고 마음에 안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조 작가는 미술 실기 준비를 늦게 한 탓에 미술 관련 전공이 아닌 부산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입학해 올해 졸업했다. 조 작가는 지금까지 개인전 5회, 단체전 50여 회 등 다수의 전시에 참여했으며, 현재 부산문화재단 온그루 입주 예술작가겸 디에스투자증권(주) 예술작가로 활동중이다. 4월 6일까지 전시. 문의 052-267-9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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