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중구 일부지역이 수시로 모여드는 비둘기 떼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다.
특히 비둘기의 배설물은 악취를 낼 뿐 아니라 인체에 유해한 각종 세균 서식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강산성을 띠고 있어 구조물, 건축 외장재, 차량 등에 묻을 경우 부식, 파손 등의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한다. 때문에 피해지역 주민들이 중구청에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지만, 중구청은 “살아 있는 생물체”라는 이유로 주민 민원을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비둘기 수 백 마리가 서식하는 태화강 둔치는 비둘기 배설물로 엉망이다. 태화교 인근에는 과거 비둘기의 보금자리 역할을 하는 비둘기 집이 있었으나 비둘기가 2006년 환경부로부터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된 이후 이곳을 찾아와 비둘기를 돌보고 모이를 주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사람들에게 버림받은 비둘기들은 인근 건물 옥상이나 도로의 교통 표지판 위에 자리를 잡았고, 특히 교통 표지판은 비둘기 배설물로 심하게 부식돼 있었다. 인근 주택가에 위치한 폐건물은 거대한 비둘기의 서식지가 된 지 오래다.
반구동 상권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5일 찾아간 중구 반구동의 한 상가 건물은 지난해부터 찾아드는 비둘기의 배설물 때문에 심각한 상태였다. 수시로 쏟아져 내리는 비둘기의 배설물로 인해 건물 외벽과 창문, 바닥까지 더러워져 있었다. 옆 건물과의 거리는 1미터 남짓이며 건물 뒤편 시장과 통하는 골목으로 평소에도 주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길이다.
인근에 위치한 아파트 역시 비둘기의 습격에 몸서리를 치고 있다. 비둘기가 떼를 지어 아파트 발코니에 앉아 배설물을 쏟아내 베란다, 창틀, 에어컨 실외기가 엉망이다. 주민 강모(42 여)씨는 “악취 때문에 집안 환기를 시키고 싶어도 창문을 열지 못하고, 햇빛에 이불을 널어 놓고 싶어도 비둘기가 앉을까 두려워 그렇게 하지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왕성한 번식력으로 인해 기하급수적으로 개체수가 늘어나 비둘기의 배설물에 의한 피해는 울산 중구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부산시는 용두산공원 등 14곳의 집단서식지에 조류 퇴치제를 나눠 살포하고, 모이 주기 금지가 필요한 부산역광장 등 17곳에는 홍보 현수막을 게시했다. 대구시도 달성공원과 국채보상공원, 경상감영공원 등 비둘기가 많은 3개 공원 입구에 비둘기 모이 주지 않기 캠페인을 벌였고 이어서 피임약을 먹여 비둘기의 산란을 억제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중구청은 별다른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중구청 관계자는 “그동안 비둘기와 관련된 각종 피해 민원을 받아 비둘기 모이 주지 않기, 비둘기 서식 환경 제거 등 주민 홍보에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직접적인 피해를 받고 있는 건물에 대해서는 구청 차원에서의 지원은 어렵고 건물주 측에 비둘기가 자리 잡지 못하도록 슬로프나 철사, 전기 충격선 설치 등 다양한 방법을 권고할 수밖에 없으며, 추후 포획과 같은 능동적인 대책에 대해서는 고심해 보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