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조 울산시 환경생태과장

언양서부터 퍼져 태화강까지…자연이 만들어낸 ‘갓 꽃’
태화강 생태관광자원 홍보 효자…시민 스스로 지켜야
‘야생 갓 꽃 축제’ 열어 여럿이 함께 꽃길 걸어볼 수 있길

태화강 야생 갓 꽃 축제 가능성과 방향을 가늠하는 행사를 마쳤다.
지난 4월 12일부터 26일 동안 태화강 야생 갓 꽃 생태 체험장을 작게 운영해 보았다. 전국적으로 울산의 생태적 가치를 높이는데 또 하나의 계기가 됐다. 체험기간 동안 1만 2,000여명 찾아왔다. 미담사례를 보면 멀리 수원에서 소식을 듣고 온 부부가 인상적이었고, 부산과 대구에서도 오셨다. 오신 분들은 체험이후 ‘나는 지금울산에 있습니다’라는 사진명소에서 사진을 찍어 개인 소셜미디어서비스(SNS)에 올렸다. 대구에서 오신 분은 ‘미국’에 있는 지인에게 까지 알렸다고 했다. 태화강생태관광자원을 알리는 효자가 됐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주고 홍보가 된 것도 성과이지만 무엇보다 태화강에 핀 노란 꽃이 유채가 아니라 ‘자연이 만들어낸 그냥 얻어진 야생 갓’꽃이라는 사실을 전국적으로 알린 일이다. 체험장을 찾아온 시민들이 하는 질문 가운데 ‘지금껏 유채라고 알고 있었다’ 와 ‘이 넓은 꽃밭을 시나 군에서 뿌린 것이 아니냐?’는 것이었다. 필자도 올 봄 행사를 준비하면서 유채와 갓 꽃이 어떻게 다른 지 도감을 찾아봤다. 유채는 잎 뒷면이 흰색인데 반해 갓은 녹색이고 잎 가장자리가 톱니처럼 되어 있다. 적자색이 나는 것이 유채와 달랐다. 꽃도 모여 피는 갓과 달리 유채는 넓게 퍼져 피었다. 무엇보다 성(姓·과명)이 달랐다. 갓은 겨자과다. 그래서 매운 맛이 나는 모양이다. 유채는 배추, 냉이와 같이 꽃이 열십자로 피는 십자화과다. 시민들에게 보통알고 있는 상식이상을 자연환경해설사들이 알려드렸다. 코로나19 유행병 시대에 묻는 이들에게만 거리를 두고 알려드렸다. 
또 레알(Real·진짜)야생이냐? 다. 재배하던 갓이 밭에서 흘러나와 있다가 태풍으로 강물이 불어난 혼란기 속에서 대규모로 퍼진 결과다. 하천 생태계로 봐서는 큰 흔들림이고 충격이다. 우리에게는 큰 자연으로부터 거저 받은 선물이 됐다. 울주군 언양읍 울산역에서부터 넓게 퍼져 태화강 중하류까지 어림잡아도 10km군락이 이어지고 있으나 인위적으로 거든 것이 거의 없다는 사실에 체험장 참여자들을 또 한번 놀라게 했다. 
한편, 많은 시민들이 ‘작년 가을에 포대기 째로 캐가 사업적으로 판매 한 사람들’로 인해 숫자가 많이 줄었다고 했다. 시나 구군에서 왜 감시를 하지 않느냐고 성토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올해부터는 시민들 스스로가 감시자가 되어 갓 꽃들이 지켜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죽순지킴이처럼 갓 꽃 지킴이도 운영해 봄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아울러 이 같은 시민들의 관심이 높다면 내년에 본격적인 야생 갓 꽃 축제를 열어도 되겠다는 자신감을 갖게 했다. 
태화강 갓꽃 군락지 옆에는 생태계교란식물인 단풍잎돼지 풀과 가시박 등이 많이 있다. 이들을 뽑아내고 그 자리에 야생갓꽃 씨앗을 받아 뿌려 놓는 방식으로 군락지를 더 확대하면 축제를 위한 하드웨어(꽃밭)는 완성된다. 소프트웨어(프로그램)은 ‘갓’하면 갓김치다. 여수돌산갓김치가 유명하다. 지역 농협들은 앞 다투어 로컬푸드를 생산하고 판매하고 있다. 이 축제에 지역 농협이 함께 하고 농협과 연계된 전라도 농협과 함께 축제를 열면 영, 호남 교류의 위상도 갖추게 된다. 봄에 나오는 지역 로컬푸드 식품들을 전시 판매해 우리 농산물 소중함도 알게 한다. 김치하면 젓갈이다. 우리시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강동 젓갈이 있다. 
휴먼웨어(사람들은)는 야생 갓 군락지 인근 아파트주민회도 축제 주체가 되게 해서 동네 갓꽃 군락지 소개 및 볼거리, 먹거리를 소개하도록 하는 것이 주민 참여형 축제가 아닐까 한다. 야생 갓 뿐 만 아니라 야생화가 앞 다투어 피는 시기다. 지역 야생화동호인들을 통해 다양한 야생화도 함께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꽃 축제다운 모습을 갖추게 된다. 
내년 야생갓꽃축제를 열어 여럿이 모여 함께 꽃길을 걸어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김병조 울산시 환경생태과장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