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훈 아마존웹서비스(AWS) 매니저 

‘실시간 데이터-스포츠’ 적용 사례 늘어
시청자에게 볼거리 제공해 즐거움 배가
어떻게 경쟁력 창출하는지 보는 것도 재미

걱정이 많았던 2020 도쿄올림픽이 끝났다. 팬데믹 속에서 이미 연기가 돼 2020년 올림픽이 2021년에서야 겨우 시작할 수 있었지만 대회 시작 직전까지도 실제 개최 여부에 대해서 논란이 많았다. 하지만 경기를 치르는 선수들을 보면서 4년간 준비해온 그들에게 이런 기회가 없었다면 어땠을까를 생각하면 또 한편으로는 이렇게라도 그들에게 기회가 주어져서 다행이다 싶기도 했다. 그리고 이 힘들고 지겨운 펜데믹 상황에서 경기를 지켜보면서 우리나라 선수들을 응원하는 것이 잠시나마 큰 재미이자 위로였다. 
이번 올림픽에서 여러 종목들이 화제가 됐지만, 여러모로 그 중심에는 양궁이 있었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처음 선을 보인 남녀혼성 단체전에서 우리 선수단에 첫 메달을 안겨줬다. 남녀 대표 중에서 가장 막내였던 안산 선수와 김제덕 선수가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긴장감으로 가득차 그 어떤 소리가 끼어들 틈이 없던 양궁장에서 김제덕 선수의 그 MZ 세대다운 화이팅과 패기가 울려퍼지는 모습은 개인적으로 참 인상 깊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자면 김우진 선수의 심박수가 나오는 장면이었다. 상대 선수의 반도 안되는 심박수로 혹시 자는거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돌 정도로 차분함을 유지하면서 활을 쏘는 모습이 재미를 더했다. 선수들의 심박수가 실시간 데이터로 노출되면서, 그 선수들의 감정에 같이 몰입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실시간 데이터를 스포츠에 적용하는 사례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F1 경주에서는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서 추월 성공 확률과 방향을 예측해서 보여준다. NFL에서는 선수들의 스피드와 태클하는 각도 등을 머신러닝을 활용해서 계산해내고 이를 활용해서 터치다운이나 태클 등의 성공확률을 계산해 보여준다. 전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 농구와 야구 그리고 축구에서도 이런 데이터적인 요소들이 중계화면에 같이 노출되면서 스포츠를 보는 시청자들의 즐거움을 더해주는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이런 스포츠에서의 데이터 활용은 비단 시청자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F1 경주의 차량에는 이미 F1 경주차마다 300개의 센서 초당 110만개의 데이터를 생성하고 분석해 그 결과를 시청자들에게 보여줄 뿐만 아니라, 제조사들이 자동차의 디자인과 성능을 개선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동차 경주의 코스를 설계하는 데 있어 선수들의 안정성을 개선하는 데도 역시 활용하고 있다. NFL에서는 선수들이 태클을 하고 넘어질 때의 각도나 몇몇 데이터를 활용해서 선수들 부상 위험을 최소화하는 보호장구의 설계 디자인에 활용하기도 한다. 
이렇게 스포츠의 디지털 혁신은 이렇게 선수와 감독만이 점유하던 데이터를 시청자와 관련산업에 공유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했다. 주변 산업이 활성화되면 더 많은 투자가 일어나고 이것이 선순환을 만들어야 게임기와 컴퓨터 그리고 넷플릭스와 경쟁할 수 있다. 스포츠 역시 디지털혁신을 통해서 발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관중을 TV 앞으로 경기장으로 모으기 위해서는 이런 기술 요소들을 활용해서 달라진 관중들의 소비 패턴을 충족시켜주어야 한다. 몇몇 종목들은 영상판독을 도입하면서 이제는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되는 영상 컨텐츠를 모두 수집 저장하게 됐고, 이것을 경기의 운영에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시청자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요소로도 활용하고 있다. 넓은 운동장에서 뛰는 종목의 선수들은 이제 GPS 센서를 부착하고 뛰면서 개개인의 움직임과 함께 팀 전체의 전술적인 위치와 간격을 조절한다. 그리고 시청자들은 통계적인 경기기록뿐만 아니라 히트맵이나 선수별 움직임 이동거리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으면서 스포츠를 또 다른 형태로 소비해 가고 있다. 
이번 우리나라 양궁대표팀도 연습을 하는 동안 AI기술 기반의 영상 분석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선수들의 자세, 시선, 심장박동까지 분석해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했다고 한다. 그리고 중계에 심장박동 수라는 실시간 데이터를 활용했다. 이번에는 심장 박동수 하나였지만 앞으로는 자세를 분석해서 실시간으로 적중률도 보게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제 올림픽에서 스포츠계가 어떻게 데이터와 기술을 활용해서 경쟁력을 만들어 가는지를 지켜보는 것을 중요한 관전 포인트로 삼아보면 어떨까? 

김경훈 아마존웹서비스(AWS)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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