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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TV기획)공해마을:끝나지않은이주이야기 #3. 신화마을 ‘잿빛’으로 물든 벽화마을… 기약 없는 공해마을 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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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병태(75) 씨가 경로당 옥상에서 마을 앞을 바라보고 있다.  
 

공해이주사업에 소외, 40년 가까이 방치된 273가구
공장 매연, 악취로 밤에는 “빨래도 못 널어”
폭발 사고 발생한 화학공장은 마을과 불과 400m 거리

집 낡았지만 각종 규제로 증·개축도 제한

알록달록한 벽화가 예쁘게 피어있는 마을, 하지만 마을 앞은 온통 공장으로 잿빛이다. 마을 쪽으로 바람이 불 때면 공장 가스와 매연이 날아와 주민들을 괴롭힌다. 273가구, 약 600여 명의 주민들은 수십 년째 공장과 함께 살아가고 있지만 그들의 고통은 벽화에 가려진 채 외면당하고 있다. 울산 남구 야음동 신화마을의 이야기다.

 

 

 
 
  ▲ 주택 벽면의 그림  
 

울산 남구 여천오거리 앞. 이곳 도로에는 산업단지로 들어서는 대형 화물차들이 늘어서 있다. 그 옆으로 차 한 대만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작은 골목이 보인다. 신화마을로 들어가는 입구다. 신화마을은 1960년대 남구 일대에 석유화학단지가 조성되며 매암동 주민들이 이주해 정착한 이주민 마을이다. 신화(新和)는 서로 화목하게 잘 살자는 의미를 갖고 있다.

   
 
  ▲ 담벼락에 꾸며진 고래 상징물  
 
   
 
  ▲ 담벼락의 그림  
 
   
 
  ▲ 슬레이트 지붕으로 덮여있는 오래된 집  
 

최병태(75) 씨는 경로당 옥상에서 마을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최 씨는 “83년도부터 마을 철거된다고 하던 게 아직 밍기적 밍기적 하고 있으니... 여기 눈에 보이는 공장들이 60년대부터 지어졌다고. 철도가 앞에 있어서 기차 한 번씩 지나가면 꽥꽥 거리지. 소음에, 분진에, 매연까지... 지금 바람이 마을로 불어오고 있잖아. 그럼 우리가 다 피해 보는 거야 ”라고 했다.

그는 1980년대부터 신화마을 이주를 요구하고 있다.

최 씨는“내가 예전에 마을 통장을 했었어. 고 심완구 울산시장이 국회의원하던 시절이었지. 그때부터 심 의원과 정부에 신화마을 취락지구 주거개선사업과 이주 대책을 세워달라고 말했어. 그런데 아직까지 이렇게 있으니...”라며 안타까워했다.

   
 
  ▲ 신화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이 마을 언덕길을 오르고 있다.  
 

1980년대 야음동 인근 여천동 5B주택이 철거할 때만 해도 신화마을 또한 대상에 포함됐다. 하지만 방을 세놓아 돈을 버는 일부 신화마을 주민들이 시청에 찾아가 철거를 반대했고, 울산시 또한 공단 밖이라는 이유로 철거 및 공해이주사업에서 제외했다.

하나둘씩 지어진 공장은 어느새 마을 앞을 뒤덮고 있다. 주민들은 공해에 무방비로 방치돼 있는 셈이다. 낮에는 매캐한 냄새, 밤에는 그보다 더한 젓갈 냄새 등 고약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고 한다.

김귀연(84) 씨는 “우리는 매연을 퍼먹고 있어. 밤에 공기가 안 좋으면 냄새가 엄청 많이 나. 오죽하면 밤에 빨래를 못 널어 놓는다니까... 사람살기 지겹다고 아주. 또 마을에 여기저기 안 좋은 사람도 많아. 암에 걸린 사람도 여럿이고 기관지가 좋지 않아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아”라고 한탄했다.

   
 
  ▲ 김귀연(84) 씨가 마을 앞 공장 매연으로 인한 피해를 설명하고 있다.  
 

주민들은 화학공장 사고의 불안함도 떠안은 채 살아가고 있다. 지난 2015년에는 마을 앞 한 화학공장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났다. 인명피해도 발생한 큰 사고였다.

최 씨는 “꽝 하는데 집 전체가 흔들렸어. 마을주민들이 전부 집 밖으로 튀어나왔지. 나는 지진이라도 난 줄 알았는데 할머니들은 전쟁이라도 난 줄 알았다고 하더라고. 이 동네 사는 게 참 겁나”라며 당시의 상황을 선명하게 기억했다. 당시 폭발사고가 발생한 공장과 마을 간 거리는 400m에 불과했다.

   
 
  ▲ 최병태(75) 씨가 경로당 옥상에서 마을 앞 공장을 가리키고 있다.  
 

행정에서 소외되는 사이 주민들의 주거환경은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 상당수 집들은 녹슨 슬레이트 지붕으로 덮여있거나, 벽면이 갈라져 있다. 이렇듯 집들은 낡았지만 자연녹지, 완충녹지, 공원녹지 등으로 묶여 각종 건축규제를 받고 있으며, 또한 마을의 절반 이상이 국유지로 주택 증?개축도 불가능하다. 주민들은 비가 오면 천장이 세고, 태풍이 불어오면 집이 휘청거려서 매번 경로당에서 지내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하소연했다. 여전히 일부 가구에는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고 있기도 하다.

   
 
  ▲ 마을 앞 공장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최 씨는 “집을 지은 지 60년이 됐다고. 집을 넓히고 싶어도 규제 때문에 안 되고, 집 전체가 낡아빠져서 어느 한 군데만 수리 할 수도 없어. 벽에 못을 박아도 못이 힘이 없다니까... 겉에 페인트칠만 하면 뭐 하냐고 저기 봐. 전부 슬레이트 지붕이야...”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995년 청와대 국민고충처리위원회는 ‘울산 공해주민의 이주대책을 세우라’는 권고를 내린 바 있지만, 울산시는 지역의 대기 환경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는 이유로 주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재는 주관 부서마저도 불분명한 실정이다. 행정에서 완전히 잊혀 보인다.

영상은 울산매일UTV 공식 홈페이지(www.iusm.co.kr), 유튜브 채널 (www.youtube.com/user/iusm009)에서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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