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정책연구원 '청소년 정치참여 실태조사'…반대 35%·찬성 27%
정치적 견해에 미친 영향, 언론 가장 커…'정당 신뢰' 응답자 16% 그쳐

등교하는 학생들[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현행 만 18세 이상인 선거연령을 만 17세 이상으로 한 살 낮추는 데 대해 국내 중고등학생의 반대 여론이 찬성보다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생들의 정치적 견해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요소는 언론매체였으며, 언론이나 정당,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연구원은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청소년 정치참여 현황 및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모상현 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5∼8월 전국 17개 시도 중1∼고3 재학생 3천 명을 대상으로 정치 활동 경험, 정치 효능감 등을 묻는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조사에 응한 2천816명 가운데 78.0%는 자신의 정치 성향을 중도라고 답했으며 진보는 12.1%, 보수는 9.3%를 차지했다.

이들의 정치적 견해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친 요소는 언론매체였다.

언론매체가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자는 43.3%, 부모님이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자는 37.9%였다. 학교 선생님이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자는 13.7%에 불과했다.

투표 의향을 물어본 결과, 대통령 선거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자는 78.2%에 달했다.

하지만 선거권 연령을 만 17세로 낮추자는 주장에 대해서는 반대 34.6%, 찬성 27.4%로 부정적 여론이 우세했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자 비율은 37.9%였다.

교육감 선거권 연령을 만 16세 이상으로 낮추는 문제에 대해서도 반대(36.6%)가 찬성(23.3%)을 앞질렀다.

이에 대해 모상현 선임연구위원은 "중학생보다는 고등학생에서 반대 비율이 높게 나타난다"며 "학교 내에서 모의 투표 경험이나 선거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권 연령을 낮추게 되면 선거를 가볍게 여기는 등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선거권 연령 하향을 위해서는 모의 투표 활성화 등 정치의식 함양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학교 안팎 정치 활동 경험과 관련, 학교(학급) 자치회 관련 활동을 했다는 응답자가 35.1%로 가장 많았다. 이어 모의 선거 활동(22.1%), 어린이의회·청소년의회 활동(11.5%) 등 순이었다.

학교의 규칙·규정을 만들거나 고칠 때 학생 의견을 반영한다는 응답자는 52.8%, 학생 의견을 반영해 교내 행사를 계획·진행한다는 응답자는 50.1%였다.

학교 내에 학생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통로가 마련돼있으며 이를 적극 활용한다는 응답자 비율은 34.6%에 불과했다.

정부나 정치권, 언론 등 기성 세대에 대한 학생들의 신뢰도는 낮았다.

중앙정부를 신뢰한다는 응답자는 23.0%에 불과했다. 지방정부(20.2%), 정당(15.6%), 국회(22.1%), 언론기관(17.3%), 시민단체(28.9%)를 신뢰한다는 응답자 비율도 30%를 넘지 못했다.

국회 입법이 국민 의사를 수용해 반영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22.7%만 '그렇다'고 응답했다. 정부 정책이 국민의 공익에 기여한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자도 22.2%에 불과했다.

또 응답자의 61.6%는 한국 사회가 청소년 정책을 결정할 때 청소년 의견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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