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역과 부전역을 잇는 도시철도가 본격 운행하면서 울산시티투어 버스가 대박이 났다. 동해선 광역전철을 타고 울산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크게 늘어난 것이 원인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태화강역에서 출발하는 울산시티투어버스 이용객이 2배 가량 늘었다는 보도다. 문제는 출퇴근 시간을 제외하고도 30분 간격으로 운영되는 광역전철에 비해 시티투어버스는 배차 간격이 길고, 정류장 인프라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이용자들의 불만이 커지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울산관광재단이 집계한 탑승객 통계에 따르면 동해선 광역전철 개통 이전 비수기(11월부터 12월 27일까지) 중 주간 울산시티투어 버스 이용객 수가 가장 많았던 기간은 지난해 11월 16일부터 21일까지로, 537명이다. 그런데 올해 4일부터 9일까지 1주간 1,060명이 이용해 탑승률이 약 1.8배 증가했다. 동해선 개통 이후 하루 평균 승하차 승객은 10만여명으로 50% 넘게 승객이 늘었다. 이미 태화강역에서 출발하는 울산시티투어도 반사 이익을 얻은 것으로 분석된 상태였다. 하지만 늘어난 이용객에 비해 인프라는 제자리다. 평균 1시간이나 되는 긴 배차간격으로 인해 시티투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장시간 대기해야 하는 데다 거치대 등 안내문도 거의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은 이미 예견됐다는 점이다.

태화강역의 경우 시내버스 환승이나 노선 다양화가 촘촘하게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어서 관광을 목적으로 태화강역을 찾는 사람들은 당연히 시티투어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런데도 관리 주체인 울산관광재단은 배차 간격을 줄이기 위해 울산시에 계속 증차를 요청하고 협의하는 중이라는 입장이다. 태화강역이 기존 무궁화 열차의 간이역 정도라면 이런 문제는 전혀 고려대상이 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태화강역은 이미 수년전부터 신설역사를 짓고 노선다변화 등이 예상된 역이다.

울산의 경우 세계적인 문화유산이 두 군데나 있고 태화강국가정원이라는 천혜의 자연경관이 새롭게 조명 받고 있는 도시다. 이러한 조건을 어떻게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고 도시브랜드 가치의 상승과 연결할 수 있느냐에 있다. 머리로 거창하게 기획하고, 말로써 그럴듯하게 치장이야 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대안이 없다면 무의미하다. 그 구체적인 현장이 바로 시티투어 버스관광인데도 전혀 준비가 안됐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애써 찾은 태화강역에서 발길을 돌리는 관광객들은 울산에 어떤 기억을 남기고 가는지 관광재단은 제대로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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