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관객 수 1,000만명을 돌파한 영화 ‘범죄도시 2’의 이상용 감독. 연합뉴스

'범죄도시2' 이상용 감독

8할은 할리우드 진출 마동석 덕분
개봉일 앞두고 거리두기 해제 천운
상승세 손석구 캐스팅 ‘신의 한 수’
3편에 일본 야쿠자 등장 살짝 귀띔

 이상용 감독은 연출 데뷔작인 '범죄도시 2'가 누적 관객수 1,000만명을 돌파한 지난 11일 오후 3편 출연진 캐스팅을 위해 오디션 중이었다. 그는 주변에서 쏟아지는 축하인사에도 "다음 작품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들뜨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13일 화상으로 만난 이 감독은 "3편 준비로 정신이 없어 실감 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천만 돌파를 가능하게 해주신 관객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카메라 앞에서 연신 고개를 숙였다. 
 2007년 '사랑방 선수와 어머니' 연출부로 충무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변호인'의 양우석 감독에 이어 데뷔작으로 1천만관객을 돌파한 두 번째 감독으로 기록됐다.
 그는 "솔직히 겁이 많이 난다"고 했다. "다음엔 얼마나 잘해야 하는지 걱정이 됩니다. 물론 감사하지만, 마냥 좋을 수만은 없어요. 3편도 2편 못지않은 영화가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잠을 잘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입봉을 준비하는 감독이 대개 그렇듯 그에게는 개봉 자체로 감회가 새로웠다. 팬데믹 시국에 영화를 준비하느라 곡절이 더 많았다. 베트남 현지에서 촬영을 막 시작하려다가 코로나19 상황 악화로 철수해야 했다. 결국 콘티를 바탕으로 베트남 현지에서 배경을 촬영하고 나머지는 한국에서 촬영했다. 
 "부랴부랴 베트남에서 나오게 됐어요. '데뷔가 이렇게 힘든가' 하는 생각이 들었죠. 한달 동안 작업이 중단된 상태에서 심적으로 힘들었습니다. 1편을 넘어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잘 만들고 싶다기보다 못 만든 영화는 아니라는 얘기를 듣고 싶었어요. 욕만 먹지 말자는 생각으로 버텼죠."
 그는 "8할은 마동석 배우 덕분"이라며 시리즈 기획부터 주연까지 도맡고 있는 마동석에게 공을 돌렸다. 제작비 130억원이 투입된 '범죄도시 2'는 국내 개봉 전 132개국에 선판매된 덕에 손익분기점을 대폭 낮출 수 있었다.
  이 감독은 해외판매 역시 이미 할리우드에 진출해 이름값을 올린 마동석의 공이라고 했다. 영화는 개봉 사흘 만에 관객수 153만 명으로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천만 영화는 신이 내린다는 말처럼 운도 따랐다. 5월에 개봉하기로 결정하고 얼마 안 가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됐다. 청소년 관람불가를 각오하고 작업했지만, 예상외로 15세 관람가 등급이 나왔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로 주가가 급상승한 손석구 캐스팅은 '신의 한 수'가 됐다.
 "손석구 배우를 2019년 가을에 제작사 대표 소개로 처음 만났어요. 잘 몰랐는데 '60일, 지정생존자'를 보고 나서 매력적인 배우라고 생각했죠. 만나보니 여러 가지 눈빛을 가지고 있는 배우였어요."
 그는 '범죄도시' 시리즈의 성공 비결로 마동석이 연기한 형사 마석도의 캐릭터를 꼽았다. '범죄도시2'는 새로운 빌런을 등장시키고, 마석도가 전편과 다른 방식으로 그를 추적하면서 이야기를 확장했다.
 서울 가리봉동에서 베트남으로 무대를 옮기면서 '나쁜 놈 때려잡고 싶은' 마석도의 간절함은 더욱 커졌다. "해외에서 수사를 적극적으로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범죄자를 잡으려는 마음이 관객에게 전달됐으면 했습니다."
 이 감독은 관객 반응 가운데 "함께 영화를 본 부모님이 너무 오랜만에 통쾌하게 웃으셨다"는 댓글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범죄도시 2'의 흥행 성공을 계기로 팬데믹 여파에 아직 개봉하지 못하고 있는 작품들도 관객을 어서 만나길 바랐다.
 3편 내용도 일부 귀띔했다. 형사 마석도는 금천경찰서 강력반에서 광역수사대로 자리를 옮긴다. 그의 전보에서 범죄자 송환 업무로 베트남에 출장 간 2편과 달리, 국내에서 발생한 대형 사건을 수사하는 마석도를 예상할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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